정대선 현대BS&C 대표 광고대행업 진출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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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선 현대BS&C 대표 광고대행업 진출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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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3세들 '밥그릇' 싸움 벌이나?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정대선 현대BS&C 대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자회사인 현대BS&I를 통해 광고대행업에 뛰어든 것.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날카롭다. 안 그래도 대기업의 광고대행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기반의 또 다른 광고회사가 발을 들여놓은 셈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국내 최대 광고대행사 중 하나인 이노션과의 관계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 이서현 부사장이 이끄는 제일기획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 정성이 고문이 이끄는 이노션이 사실상 국내 광고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기반의 또 다른 광고회사가 발을 들여놨다.

자칫하다 '집안싸움'

그런데 모양새가 좀 이상하다. 현대가 3세인 정대선 현대BS&C 대표가 광고대행업에 진출한 것. 정대선 대표는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사촌동생이다. 자칫하다가는 집안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대BS&C에서 분사해 설립된 현대BS&I는 올해 초 광고·디자인사업부를 신설하고 사업진출을 위한 전문인력 확보 등 광고대행업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기획,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등 광고인력을 대거 영입했다. 정확한 영입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정이 어려운 몇몇 중소 광고대행사가 팀단위로 현대BS&I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BS&I 측에 따르면 광고·디자인사업부 인원은 약 10명이다.

현대BS&I 관계자는 "올 초부터 광고대행과 관련된 사업부를 신설하고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등 사업을 준비해 왔다"면서 "사업진출에 대한 준비가 마무리되어 대외 영역에 대한 본격적인 광고영업에 나선 상태"라고 밝혔다.

현대BS&C는 기업 및 공공기관에 ERP(SAP), IT 아웃소싱, 시스템 통합(SI), 유비쿼터스 관련 기술 등을 연구개발해 공급하는 IT서비스업체로 지난 1995년 설립된 유씨테크가 모태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4남인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셋째아들인 정 대표는 미국 버클리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서 친형인 정일선 사장이 경영하는 현대비앤지스틸에 근무했다. 이후 2008년 유씨테크(현 현대BS&C)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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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지금의 현대BS&C로 사명을 바꾼 정 대표는 2010년 4월 현대정보시스템, 지난해 11월 조선 IT 기자재 및 항해·통신 분야 전문업체인 이마린로직스(현 현대이마린)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워왔다.

현대BS&C는 현대종합상사, 현대자동차,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중공업 등의 각종 IT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해 진행하기도 했다.

현대BS&I는 현대BS&C의 CAD.PLM·복합기 운영 부문이 분사해 지난 2010년 설립된 회사로 현대BS&C 출신의 김세규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 대표는 현대BS&I의 사내이사다.

정 대표의 부인은 전 KBS 아나운서인 노현정씨인데 노씨는 현대BS&C의 사내이사이기도 하다.

정 대표의 광고대행업 진출에 대한 가장 큰 논란은 현대차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인 이노션과의 관계구도다. 국내 광고시장은 매출의 대부분을 계열사로부터 얻는 인하우스에이전시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노션은 현대자동차 1011억원, 기아자동차 428억원, 기타 계열사 3787억원 등 매출을 자사 계열사들로부터 얻었다. 이는 총 매출 6941억원의 75%에 달한다. 정 대표의 광고대행업 진출이 현대가 내부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는 이유다.

또 다른 국내 대형 광고사인 제일기획과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노션의 발목을 잡을 우려도 있다.

업계도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안 그래도 대기업의 광고대행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범현대가 지원을 받는 또 다른 광고회사가 발을 들여놓아 중소 광고대행사들의 설자리가 더 좁아졌다는 지적이다.

"사업영역 다르다"

하지만 현대BS&I 관계자는 이노션과의 관계에 대해 "(현대BS&I 광고·미디어 사업부는) 대외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현대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고 이노션 측과의 협의도 끝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광고시장 장악에 대해 이 관계자는 "현대BS&I는 디지털사이니지·온라인광고&미디어랩·건설분양광고 등에 특화한 광고사업을 진행한다"면서 "이는 기존 광고대행사가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기 때문에 사업분야가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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