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엔진 정비 대충하다 들통 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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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엔진 정비 대충하다 들통 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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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대한항공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했다. 비행 중 엔진에 문제가 생겨 회항하는 등 아찔한 사고가 세 차례나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점검 결과 엔진 초과 사용이나 오일유출 등이 적발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한항공은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하다. “매뉴얼대로 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9월부터 두 달 간 엔진 문제로 3차례나 회항
엔진 교체 않고 4차례 더 사용…오일 누설도 
  

바야흐로 해외여행객 1000만명 시대가 열렸다. 공항엔 해외로 나가기 위한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지난 여름 휴가철에는 하루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공항에 몰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항공사들은 입이 귀에 걸렸다. 해외여행객 증가가 고스란히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점검 받아

이 가운데 얼마 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국내 최대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엔진결함과 관련, 정부의 특별점검을 받은 것.
국토해양부는 최근 대한항공 항공기 엔진 정비 실태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9월부터 2개월 동안 엔진 고장으로 회항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세 차례나 연출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9월3일 보잉(B)737(이르쿠츠크/인천) 편이 비행 중 한쪽 엔진이 정지돼 북경공항으로 회항했다. 이어 10월9일 B747 (인천/샌프란시스코)은 엔진이상으로 인천공항으로 회항했고, 이로부터 나흘 뒤인 13일에는 B747(인천/앵커리지) 편이 앵커리지 공항 착륙 중 엔진진동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안전상 의무사항을 준수하고 있는지 중점 확인했다. 점검 결과 B747 항공기 1대의 4개 엔진 중 1개 엔진은 5회 사용 후 교체해야 함에도 4회를 추가적으로 사용했으며, 다른 B747 항공기 7대와 A330 항공기 1대의 엔진에서 소량의 오일이 새는데도 즉시 조치하는 않았던 점 등이 적발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적발된 사항에 대해 항공사의 소명절차를 거쳐 규정 위반이라고 판명되면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라며 “국내외 항공사로 하여금 철저한 안전운항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규정위반에 대한 행정처분 외에도 ▲제작사에서 고장 예방을 위해 발행하는 정비개선회보(Service Bulletin)의 신속한 이행 ▲반복적인 엔진결함에 대한 항공사 차원의 원인분석 및 예방대책 수립 ▲엔진 사용가능 시간의 단축(2만3000→2만2000시간) 등 5가지 사항을 지적해 대한항공에 통보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측 관계자는 “제작사로부터 엔진을 다섯 번 추가 사용이 가능하다는 기술 지원을 받아 네 번 추가 사용했다”며 “누설된 오일량도 모두 허용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특별점검 결과를 받아들여 개선 노력을 하겠지만 일부 지적에 대해서 수용하기 힘들어 절차를 통해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해명에도 대한항공을 바라보는 세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자칫 최근 두 달 사이에 있었던 두 건의 회항에 문제가 없다는 논리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항공사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비행기는 이동수단 중 최고의 안전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일단 사고가 터지면 초대형 참사로 이어진다. 항공사들이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작은 사고 예방을 위해 정비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를 간과한 대한항공은 결국 고객 안전을 외면한 셈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항공사’로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20대가 가장 사랑한 항공사’ ‘아시아 최고 기내식 항공사’ 등 걸려 있는 타이틀만도 한둘이 아니다. 이는 다양한 마케팅과 지속적인 기내 서비스 업그레이드, 차별화된 기내식 서비스 등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적 수용 힘들어”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좋다. 하지만 항공사 본연의 서비스는 ‘고객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시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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