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백화점 경비원, 노숙자 상해치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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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백화점 경비원, 노숙자 상해치사 사건<전모>

일요시사 0 3850 0 0

노숙자가 신세계 백화점 경비원에게 맞아 죽었다. 이에 세인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다. 그에 비해 정작 신세계 측은 “경비업체의 일”이라며 눈썹 하나 까딱 않는 모습이다.

발로 차 깨우더니 밀어 넘어뜨려…4시간 만에 사망
“경비업체가 관리하기 때문에…” 관리체계에 구멍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 백화점 영등포점 경비원인 김모씨(29)는 지난 3일 오전 10시 20분쯤 백화점 주차장 입구에 누워있던 노숙자 황모씨(59)를 발로 차 깨운 뒤 황씨가 항의하는 듯한 몸짓을 보이자 밀쳐서 넘어뜨렸다. 김씨는 사건 발생 10분 전 깨워서 다른 곳에 보냈던 황씨가 돌아와 눕자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황씨가 일어나지 않자 다른 경비원 3명을 불러 황씨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겼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황씨가 일어나지 못했지만 술냄새가 심하게 나 자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기절한 노숙자 갖다버려

비정한 경비원들에 의해 버려진 황씨는 4시간30여분 동안 방치되던 중 계속 같은 장소에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긴 행인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송 중 사망했다.

경찰은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맥박이 살아 있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병원에 이송되던 도중에 숨졌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의 머리 뒷부분에서 3cm정도 크기의 멍이 발견됐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결과 황씨가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뇌진탕을 일으킨 것이 사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김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경비원이 사람을 발로 차고 밀어 넘어뜨려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야말로 ‘직원 교육 어떻게 시키냐!’는 말이 절로 나오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신세계 백화점 측에서 경비원 관리에 실패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신세계 측은 이 사건에 대해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 신세계 측 홍보담당자에게 이 사건에 대해 문의한 결과 돌아온 답변은 “그건 경비업체의 문제기 때문에…”였다.

신세계 백화점에서 사람이 죽었다. 그러나 정작 신세계 측은 눈썹 하나 까딱 않는 모습이다. 신세계 측의 말대로 ‘그건 경비업체의 문제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죽은 사람이 노숙자가 아니라 고객이었더라도 이 같은 반응을 보였을지 의문이다. 신세계 직원들은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을 것은 물론 ‘회장님’까지 나섰을 지도 모른다.

초등생도 아는 ‘인간평등’이란 기본원칙을 대기업이 모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신세계의 이와 같은 태도의 저변에는 인간평등을 부정하는 악의에 찬 경영마인드가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세계의 이런 태도가 어느 정도 이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만일 신세계 측에서 이 일을 대대적으로 알린다면 신세계의 이미지는 나빠질 것이고 이는 매출 저하로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윤창출을 위해선 발뺌하고 쉬쉬하는 게 최선이란 얘기다.

인간평등이라는 원칙을 모르는 초등생이 없는 것처럼 기업은 이윤추구를 우선해야 한다는 법칙 또한 널리 알려져 있다. 신세계 역시 이 법칙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최근 신세계백화점은 ‘고객의 소리를 우선하는 기업’으로 선정됨은 물론 최고 등급인 ‘AAA’를 받을 정도로 고객관리에 힘썼다. 그들의 소중한 ‘돈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안 되는 노숙자는 죽였다.

‘신세계가 노숙자를 죽였다’는 말에 “경비업체가 문제인데 왜 신세계를 끌어들이냐”며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비업법에 따르면 ‘타인에게 위력을 과시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경비업무를 벗어난 행위로, ‘누구든지 경비원으로 하여금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해자와 해당 경비업체는 물론 신세계백화점 역시 동일한 혐의를 받아 마땅하다는 얘기다.

경비 교육법 공개 꺼려

신세계 백화점 영등포 지점 측 관계자는 “경비업체에서 경비원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나 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물론 백화점 측에서도 관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관리·교육 강령에 대해 공개하기 꺼려했다.

사건이 발생한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에는 노숙자가 많다. 때문에 이곳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은 노숙자들과의 접촉이 빈번했을 것으로 보여 진다. 신세계는 경비원들이 노숙자를 상대하는 동안 업무처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공개함은 물론 향후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비원의 교육관리지침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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