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판결]막장 불륜 커플‘징역 12년+무기징역’

한국뉴스


 

[화제의 판결]막장 불륜 커플‘징역 12년+무기징역’

일요시사 0 4179 0 0

내연남에 장애인 남편 살해 교사, 결국 아들까지 잃어 
참극으로 끝난 불륜, 영원한 사랑 없어… 씁쓸함 더해


‘사람의 감정처럼 무서운 것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 사건이 종지부를 찍었다. 내연관계의 남성을 이용해 장애인 남편을 살해하도록 한 여성이 결국 남편에 이어 막내아들까지 잃고 중형을 선고받은 것.

 인연이 되어서는 안될 이성이 만나 불륜관계를 유지하고, 사랑이라 믿었던 감정은 점점 살기어린 광기로 변해 내연녀의 남편과 아들까지 살해하기 이른다. 영원할 것 같았지만 너무 쉽게 끝나버린 ‘불륜 커플’의 막장 스토리를 재구성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지난 11월22일 남편 살해를 교사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49·여)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이씨의 부탁을 받아 남편을 살해한 뒤 이씨의 막내아들까지 숨지게 한 김모(39)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잘못된 만남

김씨와 이씨는 지난 2008년 10월께 우연히 노래방에서 만나 내연의 관계가 됐다. 이씨는 뇌병변 3급을 앓고 있는 남편 장모(52)씨와 다섯명의 자녀가 있었지만 둘의 관계를 지속하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1년 동안 별 탈 없이 내연관계를 유지했지만 1년여가 지나자 이씨는 못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김씨와의 사이가 가까워지면서 남편의 존재가 귀찮아지기 시작한 것.

결국 이씨는 2009년 10월 김씨에게 “뇌병변 장애를 앓는 남편이 남자 구실도 못하고 귀찮은 존재”라면서 “남편을 죽여주면 4~5년 후에는 같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초 이씨의 이 같은 말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흘러 넘겼지만 이씨의 푸념인 듯한 ‘진심’은 계속 됐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김씨에게 같은 부탁을 계속한 것.

이씨의 끈질긴 요청에 김씨는 결국 이씨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기로 결심했다. 일만 잘 마무리 되면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도 같았기 때문이다. 범행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이씨는 김씨에게 남편을 쉽게 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을 활용해 장씨가 혼자 있는 틈을 노리라는 점과 사회복지사로 위장하면 집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정보를 전해준 것. 그런가 하면 그녀는 김씨에게 “남편을 죽이되 휘발유는 사용하지 마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씨와 함께 범행 계획을 제대로 세운 김씨는 다음날 아이들이 등교한 틈을 타 서울시 동소문동에 위치한 장씨의 집을 찾아갔다. 예상대로 장씨는 홀로 집을 지키고 있었고, 김씨가 자신을 사회복지사라고 소개하자, 장씨는 경계심을 늦추고 바로 문을 열어줬다.

장씨의 집에 발을 들여놓은 김씨는 한 공간에 자신과 장씨 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 돌변했다. 장씨를 밀어 넘어뜨린 김씨는 수표 46만원을 빼앗았고, 강씨를 살해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라이터로 옷장에 불을 붙인 뒤 혼자 빠져나왔다.

몸이 불편한 장씨의 남편은 혼자서는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연기에 질식해 사망했다. 당시 장씨의 죽음은 단순 화재사고 처리됐고, 이로 인해 이씨는 5000만원의 보험금을 손에 넣었다. 평범한 화재사고로 묻힐 뻔한 장씨 사망의 진실은 김씨가 뜻하지 않게 두 번째 사건을 저지르면서 드러나게 됐다.

이씨와 짜고 남편을 살해한 김씨는 이씨의 말처럼 동거를 기대했지만 두 사람은 점점 멀어졌다. 잠깐 동안 같이 지내기도 했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결국 이씨는 김씨 앞에서 다른 남성들과 통화를 하기도 했고, 김씨는 이런 이씨의 모습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 6월8일 김씨는 자신을 “삼촌”이라고 부르며 잘 따르면 이씨의 막내아들(당시 8세)을 서울 동소문동의 한 여관으로 데리고 갔다. 평소 “막내아들이 없으면 못 산다”며 특히 막내아들을 예뻐했던 이씨의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막내아들이라면 이씨의 마음을 돌릴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이씨는 김씨와의 통화에서 김씨에게 욕설을 하며 인격을 모독했고, 급기야 헤어지자는 말까지 내뱉었다. 이씨의 말에 순간 화가 치민 김씨는 곁에 있던 이씨의 막내아들을 목졸라 살해했다.

범행수법 치밀

당시 서울 성북경찰서는 이씨의 막내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지만 이씨와 김씨의 관계가 석연치 않음을 파악하고, 일 년 전 사망한 이씨의 남편의 죽음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결국 경찰은 김씨의 추가조사에서 김씨가 이씨의 사주를 받아 남편 장씨를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당시 이씨는 “남편을 살해한 사람이 김씨인 것은 의심하고 있었지만 공모한 적은 없다”고 발뺌했다. 

이씨의 발뺌에도 불구하고 법의 심판은 냉정했다. 재판부는 “내연남에게 장애가 있는 남편을 살해교사한 죄질이 매우 나쁘고, 김씨에게 집에 들어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범행수법이 상당히 치밀하고, 상황에 따라 수시로 진술을 번복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김씨에 대해서는 “거동이 불편한 이씨의 남편을 질식사하게 했을 뿐 아니라, 이씨로부터 모욕을 당했다는 이유로 8세에 불과한 이씨의 아들을 목 졸라 살해하는 등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