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른뺨’ 치더니, 정치인이 ‘왼뺨’ 치네

한국뉴스


 

북한이 ‘오른뺨’ 치더니, 정치인이 ‘왼뺨’ 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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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연평도 도발 후 트위터에 ‘진짜 폭탄주’ 구설수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 광저우서 유람선 타고 술판 벌여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인천이 포격을 맞았다. 비단 북한의 포탄으로 폐허가 된 연평도만의 얘기가 아니다. 연평도 사태 전후 인천을 지역구 삼아 활동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행실이 도마 위에 오른 것.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시장과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모두 ‘연평도 후폭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평도가 북한의 포격을 맞고 있는 동안, 그리고 그 후 지역구 정치인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따가운 시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 지자체장인 송영길 인천시장과 연평도가 포함된 인천시 중구·동구·옹진군이 지역구인 박상은 한나라당 의원이 먼저 도마 위에 올랐다.

송영길 시장은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도발 직후 트위터에 ‘우리 군 호국훈련 중 북측 추정 해안포 발사… 전 인천시 공무원 비상대기요’, ‘긴급 인천시통합방위 실무협의회 오후 5시 인천시로 소집’, ‘1700여명 대피 현재도 서남쪽 방향 포사격 계속되고 있음 가옥 산 화재 계속 진행 중’ 등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이게 진짜 폭탄주”

그러던 중 북한의 포격이 멈추고 오후 6시쯤 올린 글에서 ‘호국훈련을 우리 군이 연평도 일원에서 수행하는 도중 북측의 훈련중지 경고통지 등이 있었으나, 우리 군에서 북측이 아닌 방향으로 포사격 훈련을 하자 이에 자극받은 북이 우리 군 포진지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해 논란을 불렀다. ‘우리 군이 북한의 경고에도 불구, 포사격훈련을 해서 북한이 자극을 받았다’는 뜻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송 시장측은 문제의 글을 트위터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이와 관련, 송 시장을 ‘종북좌파’, ‘김정일의 대변인’이라고 비난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송 시장은 이어 지난달 24일 연평도 해안포 사격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폭탄주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포격으로 부서진 가게 앞에서 화염에 그을린 소주병을 보고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했고, 이 장면이 한 언론사의 카메라에 담겨 고스란히 전해진 것.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논평을 내고, 송 시장의 ‘폭탄주’ 발언을 성토했다. 박 대변인은 “우리 국민이 북한의 포격으로 참혹하게 희생된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인가”라며 “광주 5·18기념식 전야제에 가서도 노래방에서 ‘광주정신’을 외치며 폭탄주를 마실 정도로 폭탄주애호가라지만, 국군과 민간인이 희생된 곳에서 웬 ‘폭탄주’ 타령인가”라고 비아냥 거렸다.

송 시장은 지난달 30일에도 트위터에 올린 글로 곤욕을 치렀다. 육지로 피난 온 연평도 학생들에게 옷과 신발을 사준다는 글을 올렸다 구설수에 오른 것.

그는 이날 오전 연평도 초·중·고교생 100여 명이 공부하고 있는 서구 영어마을을 찾은 자리에서 ‘급하게 피난을 나오면서 여벌의 옷이 없다’는 사정을 접하고 옷과 신발을 즉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트위터에 ‘서구 영어마을에 들러 이곳 기숙사에 들어와 어제부터 공부하고 있는 연평학생 106명을 격려했다…오후에 백화점으로 데리고 가 옷과 신발을 사 줄 계획’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오후 송 시장은 약속대로 인천시내 한 백화점에서 2800만원 상당의 옷과 신발을 샀다. 문제는 쇼핑 대금이었다. 이 금액이 시 예산이 아닌 한 독지가가 옹진군에 맡긴 기부금 5000만원 중에서 지급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인천시는 “당초 시 예산으로 의류를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선거법 위반 소지를 검토하고 옹진군과 최종 협의한 결과 기부금을 쓰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돈은 독지가가 내고 생색은 송 시장이 냈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했다.

연평도가 지역구인 박상은 한나라당 의원은 북한의 도발 후 ‘서해 5도 지원 특별법안’을 제출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연평도에 떨어진 북한의 포탄을 반출해 전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 의원은 지난달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엊그제 연평도에 떨어진 포탄”이라며 북한이 연평도에 발사한 포탄 몸체 2기를 공개했다. 이 포탄은 현장에 직접 가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박 의원이 포격 당일 밤 연평도에 들어가서 직접 들고 온 것이었다.

그러나 당장 북한 포격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중요한 증거물을 반출해 홍보에 활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나라당은 “군 측에 반출증을 쓰고 가지고 나왔고 곧 반납하기로 했다. 무단 반출한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이미 논란이 불거진 후였다.

인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선상 술 파티’로 물의를 빚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광저우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의 밤’ 행사에 참석했다 광저우 주강을 가로지르는 유람선에서 한 시간 가량 광저우 야경을 즐기며 술판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학재 의원은 ‘부적절하다’며 자리를 피했지만, 맥주를 마시며 ‘흥취’에 젖었던 이경재·조진형·홍일표 의원은 처지가 곤궁해졌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논평을 통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 전날 유람선 관광에 나선 한나라당 인천출신 의원들이 술판을 벌였다”며 “국난은 안중에도 없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해외 유람선 술판에 백배 사죄하라”고 비판했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송 시장의 ‘폭탄주 발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니까 이런 식으로 ‘물 타기’를 한 것”이라며 “지난 26일 있었던 행사는 인천아시안게임대회 조직위원회에서 개최한 공식행사였고 술판을 벌일만한 분위기도 전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여야, 도토리 키재기

조 의원은 이어 “한나라당 의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홍영표·신학용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있었다”며 “민주당 인천시당의 발표와 일부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였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인천시당의 발표는 참 유감이고, 치사한 일이었다’며 사과를 건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련의 사태와 관련, 정가 주변에서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오십보백보’”라며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으로 인해 북한의 포격으로 엉망이 된 연평도 주민들의 마음에 다시 한 번 상처가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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