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12월 북풍한설…“안전지대는 없다”

한국뉴스


 

끝나지 않은 12월 북풍한설…“안전지대는 없다”

일요시사 0 3360 0 0

대북전문가들 연평도 친 북한, 추가 도발 가능성 거론
다음은 내륙…경기도 향한 포격 혹은 서해5도 상륙전
김정은 후계구도 완성 위해 ‘불안한 한반도’ 만든다

연평도에 포성이 울려 퍼졌다. 북한의 기습포격으로 민가가 불타올랐다. 군과 민간인 희생자도 나왔다. 주민들은 서둘러 섬을 떠났고 평온하던 연평도는 군사요새가 돼버렸다. 한반도의 긴장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짚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속속 전해지고 있는 탓이다. 잊혀졌던 ‘전쟁의 공포’가 되살아나고, 숨죽인 가운데 북한의 ‘다음’ 공격을 초조하게 지켜보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 도발한데 이어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관련 사안을 책임지고 있는 국방부와 국정원부터 추가 도발 가능성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또 무력 공격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입 모은 북한 전문가“추가 도발 언제든 가능”

원세훈 국정원장도 다음날인 지난 1일 국회 정보위에서 북한의 재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원 국정원장은 “북한의 추가공격 위협이 농후하며 우리의 국론분열 획책을 기도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력화하고 서해5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군 문제를 예의주시해온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도 지난 2일 “천안함 사태와 이번 연평도 사태의 공통점은 예측을 못했다는 것”이라며 “북한군이 추가 도발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이어 “우리가 서해에 집중하면 (북한은) 동해를 볼 것이고 동해에 집중하면 서해를 볼 것”이라며 “해안포·장사정포에 집중하면 특수부대에 의한 서울시내 교란을 생각할 것이고 서울 교란에 대비하고 있으면 사이버테러를 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평도 사격훈련 재개가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우리의 행위는 그들이 공격하기 위한 빌미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훈련을 하든 안 하든 북한은 자신들이 필요하면 필요한 타이밍에 맞춰 공격하거나 도발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북한이 전쟁할 만한 경제능력은 없지만 국지전을 벌일 가능성은 있다”고 봤으며,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북한의 추가 도발과 관련, “한미 연합훈련을 끝내거나 끝낼 무렵이 가장 위험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예상 가능한 추가 도발 시나리오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 일본의 한 언론은 북한 정보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인 지난달 하순 북한 인민무력부의 정찰총국 간부가 ‘새해가 되기 전 경기도를 목표로 한 새로운 포격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 공격을 전제로 한 발언인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섬이 아닌 한국 본토에 대한 추가 도발의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으며, 정찰총국 간부가 “서해상의 한국 군함에도 큰 타격을 가할 것이다”는 말도 했다고 했다.

해병대 전략·전술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갑진 전 해병대사령관은 북한의 추가 도발이 상륙전이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전 사령관은 “서북도서 지역에선 1999년 연평해전을 시작으로 올해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 등 수상전 3번, 수중전 1번, 포격전 1번이 있었다”며 “북한의 다음 도발은 상륙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우리 군도 이에 맞서 백령도ㆍ연평도 등) 서북 도서지역을 방어하는 사령부를 별도로 두고 단일한 지휘관이 육해공군의 지원을 받아 지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우도 기습 상륙’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이 지난 1일 북한의 재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는데 그렇다면 기습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며 강화도에서 멀지 않은 우도를 기습 침투지로 예상했다.

그는 “우도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6㎞, 북한의 함박도에서 8㎞ 떨어진 무인도로 전투병력 1개 중대가 개인화기만 소지한 채 주둔하고 있다”며 “인천과 서해 5도 지역 사이에서 유격수 역할을 하는 아주 전략요충지역인 우도가 무력화되면 연평도 뿐 아니라 서해5도가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해5도가 고립되면 직선거리로 80㎞ 떨어진 인천과 인천공항이 위협당할 수도 있다”며 “우도에 전투병력 1개 중대만 주둔해서 될 일인가”라고 위험성을 상기시켰다.

추가 도발 시나리오, 경기도 포격? 상륙전?

북한의 추가 도발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연평도 사태 후 북한은 지방 부대들에도 비상경계령을 내렸으며, 인민군 총참모부 지휘관들이 서해부대에 내려가 군인들과 함께 야전 갱도에서 숙식하면서 싸움준비 검열과 군인들의 정신 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

북한 군부의 실세인 리영호 총참모장이 연평도 공격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 북한 방송에서 “보복과 불벼락이 계속될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영세 정보위원장은 북한의 추가도발 징후와 관련, “국정원 측이 3, 4개의 도발 가능 징후를 꼽았으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했으나 확산되고 있는 ‘전쟁의 공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는 일련의 사태가 ‘계획적’이라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연평도 사태의 직접적인 이유를 북한이 서해 5도를 공도화시켜서 분쟁 수역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후계구도를 안정시키기 위한 측면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정은이 권력 승계 과정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고 업적을 쌓기 위해 무력 도발을 했을 것이라는 것.

탈북자 학술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식량 문제를 비롯해 추운 겨울에 다 부족해서 주민들 불만이 고조되고 있고 김정은이 정치를 함에 있어서 경제 문제가 어려운데 국제 사회나 미국, 남쪽으로부터의 지원을 얻기 위해 북한이 자기들의 이슈가 국제적 수준으로 올라서야겠다는 의도”로 이번 사태의 배경을 언급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일제 타격식 포사격을 가한 것은 ‘포병 전문가’ 김정은을 군사영재로 내세우기 위해 기획됐고, 이번 연평도 포사격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박주선 최고위원도 “언제든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북한 내부에서 김정일 후계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해야 되고 이 과정에서 불만을 돌려 최대 결속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번 사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해외 언론들도 ‘후계체제 구축’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1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의 이름으로 지난달 초 ‘적의 도발 행위에 언제라도 반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라’는 지령이 북한군 간부들에게 하달됐다”고 전했다.

북한 도발 왜?…김정은은 강했다

또한 북한 내부 상황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의 전언을 통해 북한군 내부에 김정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어 ‘강력한 지도자’라는 이미지 확립을 서두를 필요가 있었으며, 북한이 국영매체를 총동원해 김정은을 신격화하기 위한 선전을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 사이에 김정은과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자 국내 단결을 강화하기 위해 연평도를 포격했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도쿄신문도 북한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연평도 포격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계획했던 군사행동”이며 “청년대장(김정은)이 더욱 큰 군사 보복으로 계속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연평도 사태 이후 한미간 대비태세가 강화되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오히려 북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확한 근거 없는 추측들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풍으로 인해 이미 싹트기 시작한 ‘전쟁의 공포’는 ‘혹시’ ‘설마’하는 불안감과 함께 12월을 더 싸늘히 채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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