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연평도 사태 손익계산서 따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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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 연평도 사태 손익계산서 따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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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관련 이슈 쥐고 보폭 넓히는 차기 대선주자들
연평도 사태로 지지율 요동, 박근혜·김문수 상승세

연평도 사태의 여파가 차기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대북문제와 관련, 강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 발 빠르게 대북관련 이슈를 선점한 이들은 보폭을 넓히며 이번 기회에 정가 안팎에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는 계산이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차기 대선주자들의 안보 행보와 이에 따른 지지율 변화를 확인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 G20 정상회의로 상승했던 지지율이 연평도 피격일인 지난달 23일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40%대 초반으로 떨어진 것. 연평도 사태 후 청와대의 대응과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진 탓이다.

하지만 차기 대선주자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비상’을 노리고 있다. 차기 대선에서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인 남북관계 설정과 안보관에 대한 부분을 일찌감치 짚고 넘어갈 기회로 삼은 것. 연평도 사태의 특성상 애국심을 강조하면서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이들이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MB 가라앉고 잠룡 뜨고

한나라당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일찌감치 안보에 초점을 맞췄다. 박 전 대표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북한의 도발에 대해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도발에는 반드시 큰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활발한 안보 행보로 정가 안팎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전사한 해병들의 합동분향소를 찾았으며, 27일에는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열린 해병대 연평부대 소속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영결식에 자리를 함께 했다. 이를 위해 예정됐던 팬 카페 회원들과의 불우이웃돕기 김장 행사 참석도 취소했다. 

박 전 대표는 영결식에 다녀온 후 트위터에 “순국 장병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평소 공기의 존재에 무관심하듯, 사실 우리의 모든 생활이 무의식 중에도 안보에 대한 믿음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이번 도발이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는 글을 올려 안보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같은 날 미니홈피에 올린 글에서는 “특히 이번에는 민간인의 피해도 컸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가는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국민은 국가를 신뢰하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때 대한민국은 모든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친박계는 박 전 대표의 안보 행보에 평소 소신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가 인사들은 “박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북핵 위기가 터지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지지율을 역전당한 쓰린 기억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여성정치인에게 숙제가 될 안보 이슈를 굳건히 하고 가겠다는 의지”라고 풀이하고 있다. 

북풍을 타기 시작한 건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마찬가지다. 연평도 사태 전 경기 수원에서 업무를 봤던 김 지사는 경기 북부에 대한 북한의 추가 도발 우려가 커지자 의정부 제2청사로 출근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는 지난 1일 대북지원 사업의 방향과 관련, “국방 안보가 유지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국가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북) 지원이나 교류가 의미가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동안 남북관계가 경색됐었음에도 대북 지원사업을 주장해왔던 입장을 뒤집은 것.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 제2청사에서 열린 월례조회에서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 “적들이 노리는 게 대포 하나 쏴서 남남 갈등을 부르는 것”이라며 “지금 큰 국가적 위기인데 끊임없이 분열해서는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평화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대한민국의 고귀한 가치는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인데, 이것을 지키려면 반드시 땀과 눈물, 피가 필요하다. 피 흘리지 않고 지켜질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군 점검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3군 도 통합방위협의회 의장 자격으로 사령부를 긴급 방문, 김상기 3군 사령관을 만나 도 방어태세를 점검했으며 오후에 다시 방문해 군 관계자들과 안보점검회의를 가졌다.

3일에도 육·해·공군 장성 출신들로 구성된 도 안보자문단 회의를 열었으며 평택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 방위태세를 살폈다. 5일에는 육군 5사단과 1사단, 1군단, 해병 2사단을 차례로 방문했다.

여성인 박 전 대표와 중이염 때문에 병역을 면제받은 김 지사는 병역미필자다. 하지만 이런 발 빠른 행보를 통해 연평도 사태 관련,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경쟁에서 선기를 잡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11월 넷째 주 주간정례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전주 대비 2.2%p 상승한 30.8%를 기록했다. 김 지사도 1.9%p 상승, 한명숙 전 총리와 같은 8.6%의 지지를 받아 공동 3위로 뛰어 올랐다. 
반면 ‘햇볕정책’ 계승 논란으로 강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은 당의 지지율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했다.

연평도보다 햇볕

트위터를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아무리 불합리한 것이라 할지라도 민간인들이 함께 사는 연평도의 군시설물과 민가에 포탄을 퍼부은 북의 소행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 정말 나쁜 짓”이라고 북한을 질타했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정책연구원장은 14.1%로 2위를 지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전주보다 2.8%p 하락한 8.2%를 기록, 5위로 내려앉았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에서 ‘연평도 효과’는 1주일을 채 넘기지 못했다. 12월 첫째 주 정례여론조사에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 못한 것. 그러나 북한 도발에 강경대응 입장을 밝힌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1.8%p 상승, 5.3%로 7위를 기록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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