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압박' 권오영 아일랜드CC 회장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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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압박' 권오영 아일랜드CC 회장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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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이 봉? 툭하면 바짓가랑이 잡고 '징징'

[일요시사=경제1팀] 권오영 아일랜드리조트 회장의 무리수가 빈축을 사고 있다. SK와 합작했던 대부도 골프장 사업과 관련 돌발행동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도가 지나칠 정도로 감정적으로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 안산시 대부도 소재 아일랜드리조트 임직원 50여 명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죄와 구속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합작법인 강제 인수를 위해 동업자 고소와 사업방해를 일삼은 SK는 사죄하라"며 "법원은 회삿돈을 횡령한 최태원 회장을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회사에 손해 인정

시위를 주도한 권오영 회장은 "2007년 주주 간 협약을 통해 합작법인 아일랜드를 설립할 만큼 동업자 관계였던 SK가 아일랜드 골프장을 통째로 먹기 위해 나와 조카를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며 "그러나 나의 혐의는 1심과 2심 모두 무죄가 났고, 대법원에서도 무죄로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권 회장은 "대기업과 검찰 권력으로 지난 5년간 이어진 송사에 얽혀 회사는 수백억원의 금융이자 비용 등 엄청난 빚을 지게 됐다"며 "무고한 중소기업인을 고소한 최 회장은 사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권 회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 확인 결과 권 회장은 SK와 골프장 사업을 함께 하면서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고의로 부풀려 지급한 뒤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1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 회장의 배임 혐의가 최종 확정된 것은 지난 2011년 10월. 권 회장의 조카 권모 전무는 가짜 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착복한 혐의(사기)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권 회장은 왜 '유죄'를 '무죄'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권 회장과 SK의 악연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NCC라는 회사를 통해 대부도 일대 골프장 부지 매입을 추진해오던 권 회장은 지난 2007년 SK측에 사업 참여를 요청했다.

마침 신규 인수한 인천정유가 대부도에 보유하고 있던 사업부지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 다각화 방안을 검토 중이던 SK는 2007년 3월 권 회장과 합작법인 아일랜드(주)를 설립했다.

한달 뒤 SK는 유상증자를 통해 액면가 5000원이던 주식을 주당 4만5000원으로 계상, 지분 50%를 90억원에 인수했다. 9배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혀준 셈이다.

합작법인 사장은 권 회장이 맡고 부사장은 SK 측에서 파견한 주모씨가 맡았다. 주씨와 비상근 감사를 제외한 합작법인의 모든 직원 역시 권 회장의 사무실에서 일하던 직원들로 채워지면서 SK는 골프장 지분 절반만 보유한 채 뒤로 물러나 있었다.

경영권을 확보한 권 회장은 그 틈을 노려 전횡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부동산업자에게 기존보다 높은 용역수수료를 지급한 뒤 리베이트를 되돌려 받아 개인이 착복하는 방식으로 회사 측에 손해를 끼쳤다.

권 회장의 조카 권 전무는 토지매매계약서를 위조해 매매가액을 부풀린 뒤 이 가짜 계약서를 합작법인에 제시해 그 대금을 착복했다.

이를 보다 못한 SK는 권 회장 측에 수차례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권 회장은 이를 무시했고, 결국 SK는 업무상 배임·사기 혐의로 권 회장과 권 전무를 형사 고발했다.

최태원 회장 재판 틈타 자택·검찰청사서 임직원 시위
"합작법인 비리 무죄" 주장 확인해보니 배임 혐의 유죄

권 회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안산지역 언론 및 인터넷 등을 통해 SK 비방에 나섰고, SK그룹 사옥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당시 예비 며느리였던 걸그룹 샤크라 출신 이은(현재 아일랜드 골프장 마케팅실장·본명 이경은)까지 시위에 동원, '대기업 SK가 중소기업을 죽이려 한다'고 매스컴의 주목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최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최 회장 자녀들의 등하교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물리력을 동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더 이상 합작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투자금 90억원만 되돌려 받고 사업을 철수하겠다'는 합작해지 의사를 권 회장 측에 제안했다. 근거 없는 비방 행위와 시위, 최 회장 가족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라는 게 요구조건이었다. 권 회장은 이를 수용했고 2008년 7월 SK와 권 회장 간의 합작계약은 해지됐다.

SK는 합작사업 해지 후 권 회장을 상대로 냈던 고소를 취하하고 탄원서까지 써줬다.

그러나 검찰은 "권 회장의 죄질이 극히 나쁘다"며 자체적으로 기소를 유지키로 결정했고, 1심 재판부인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태수)는 2010년 1월 권 회장에게 배임죄를 적용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성호)는 지난 2010년 7월 권 회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권 전무는 1심은 물론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받았다.

검찰은 형량이 적다는 이유로 상고를 했고, 권 회장 일가도 양형 부당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모두 기각되면서 유죄가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최종 판결로 종결되는 듯했던 이 사안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올해 초 권 회장이 SK 측과의 합의를 위반한 채 다시 최 회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면서다.

아일랜드리조트 관계자는 "권 회장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1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SK가 고발한 54억 배임·횡령, 사기, 범죄수익금 은닉 등의 혐의는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게 맞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벌금형을 받은 업무상 배임 혐의는 SK에 손해를 끼친 점이 없는데도 SK가 아일랜드 리조트에 흠집을 내기 위해 동업자를 고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전 생각났나

SK 측은 '이미 완전히 종결된 사안'이라는 점을 들며 공식적인 대응을 삼가고 있지만 억울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SK 관계자는 "아일랜드 건으로 그동안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생각하기도 싫다"며 "에너지와 자원개발 등 글로벌 신인도가 중요한 사업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일랜드 측의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기업 신인도가 떨어질 지가 매우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은 아일랜드리조트와 SK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권 회장이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고의로 부풀려 리베이트를 받을 당시에는 엄연한 동업자 관계였다"며 "합작회사를 경영하는 수장이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는데 SK에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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