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승자’ 현대그룹 옥죄는 3대 논란

한국뉴스


 

현대건설 ‘승자’ 현대그룹 옥죄는 3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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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까지 대출계약서 제출하라” 최후통첩
 자회사를 넘기는 방안 논의한 사실 드러나


‘갈수록 태산’. 지금 현대그룹 입장을 이만큼 정확히 표현하는 말도 없을 것 같다. 자금 출처 관련 논란과 그에 따른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의혹까지 불거져 나온 것.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공격까지 더해지면서 현대그룹은 약이 바짝 오른 모양새다. 현대그룹을 옥죄는 3대 논란을 짚어봤다.

채권단은 이달 초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서 대출받은 1조2000억원에 대한 계약조건을 명확히 하기 위해 7일까지 대출계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채권단은 “대출계약서 제출 및 각종 의혹들을 소명하라”고 최후통첩했다. 마감 시한은 5영업일 뒤인 14일이다.

논란의 중심은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대출 받은 1조2000억원의 성격이다. 실적 악화 탓에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에까지 오른 데다, 총자산이 33억원에 불과한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 엄청난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조건이 붙었을 수 있다는 게 채권단의 견해다.

풋백옵션 해명하라

1292286645-77.jpg 이와 함께 채권단은 현대그룹 컨소시엄에 참여한 동양종합금융증권과의 합의 내용을 밝힐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채권단의 새로운 요구 사항이다. 정책금융공사가 동양종금의 투자금 8000억원에 대해 제기한 의혹을 확인키로 한 것.

의혹의 골자는 동양종금이 ‘풋백옵션’을 받기로 했는지, 또 그 조건은 무엇인지다. 풋백옵션은 재무적 투자자가 주식 등을 약정된 시점에 약정된 가격으로 인수자(현대그룹)에게 되팔 수 있는 권리다.

외환은행 측 관계자는 “풋백옵션에 합의했다면 그 내용을, 합의가 없었다면 합의 일정을 제출해야 한다”며 “풋백옵션 조건이 현대건설의 기업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을지를 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금호그룹이 3년 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풋백옵션’이 발목을 잡으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대그룹은 여전히 대출계약서 제출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현대그룹 측 관계자는 “대출계약서를 내라고 하는 것은 M&A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로 매우 부당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대출 계약서 제출을 끝까지 거부하면 지난주 초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를 해지하고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 가운데 채권단은 지난 7일 회의를 열고, 현대그룹에 오는 27일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9일까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 결정에 대해 불복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처럼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기까지 했다.
지난 10월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했다고 발표했던 독일 M+W그룹의 모기업인 스툼프그룹에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넘기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밝혀진 것. 당초 업계에 설로만 나돌던 것이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현대그룹은 스툼프가 1조원 규모의 투자자로 참여하는 대신 현대건설 인수 후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영권을 갖는 내용의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협의 내용이 담긴 협의서가 이날 공개되기도 했다. 협의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지 스툼프 스툼프그룹 회장이 직접 서명한 것이었다.

이에 현대그룹 측 관계자는 “M+W그룹을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하기 위해 논의하던 과정에서 나온 구속력 없는 문서일 뿐”이라며 “M+W가 현대엔지니어링 인수를 강력히 희망했지만 너무 무리한 요구여서 이를 거절했다”고 해명했다.

“올 것이 왔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이 나티시스 은행이나 동양종금과의 거래에서도 비슷한 조건을 내걸고 투자를 유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돌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채권단은 “다른 인수자금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면계약을 맺었을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기회를 놓칠세라 단단히 물고 늘어지고 있다.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그룹은 아무런 조건 없이 요구한 서류 전부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현대그룹에 재차 제출 시한을 연장해 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시한을 유예해준 만큼 현대그룹은 반드시 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만약 의혹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를 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현대그룹은 채권단이 요구한 서류 전부를 제출해야 하고, 현대그룹이 서류를 제출함에서는 어떤 조건이나 이의를 달아서도 안된다”며 “채권단이 현대그룹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이는 입찰주관자로서 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현대그룹에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현대그룹의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향후 감독 당국에 의한 조사와 검증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입찰에서 탈락한 현대차그룹이 매각주체나 할 수 있는 말을 계속하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현대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에 대해 더는 이래라저래라 요구하면서 협박하지 말라”며 “현대차그룹이 주장하는 것처럼 금융감독당국이 자금출처에 대해 조사와 검증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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