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치킨 VS 이마트 피자 ‘전격 비교’

한국뉴스


 

롯데 치킨 VS 이마트 피자 ‘전격 비교’

일요시사 0 3552 0 0

롯데마트가 치킨을 판다. 가격은 단돈 5000원. 1만6000원 수준인 치킨 전문점의 3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이다. 원재료를 대량 구매하고 마진을 최소화 하는 등 ‘짜내고 짜냈기에’ 가능한 가격이었다. 롯데마트는 어째서 이렇게 무리를 하면서까지 치킨 출시를 강행한 걸까.

가격 롯데 치킨이 우세한 반면 업체 반발 심해
치킨에 네티즌 반응 호의적…치킨 업체에 화살

롯데마트는 9일부터 전국 82곳 매장에서 프라이드치킨 1마리(약 900g)를 5000원에 파는 치킨 브랜드인 ‘통큰 치킨’을 내놓고 운영에 들어갔다. 
롯데마트가 치킨을 출시한 것은 이마트 피자의 성공이 자극이 됐다. 이마트 피자는 고객을 대형마트로 불러 모으기 위한 이른바 ‘미끼 상품’이었으나, 여러 논란에도 ‘싸고 맛있고 양도 많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예상 밖의 ‘대박’을 낸 바 있다.
경쟁업체인 이마트의 피자 공세에 롯데마트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결국 치킨으로 맞수를 둔 것. 이제 막이 오른 이마트 피자와 롯데 치킨의 전쟁, 그 면면을 세밀히 비교해봤다.

#가 격
가격면에서는 단연 롯데 치킨이 우세하다. 이마트 피자의 가격이 1만1500원으로 다른 피자에 비해 싼 것은 사실이지만 통큰 치킨의 가격은 한 마리당 5000원으로 1만6000~1만7000원 수준인 치킨 전문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기존 대형마트에서 파는 값보다도 30~40%나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양도 치킨 전문점보다 20%가량 많다. 

이처럼 ‘착한’ 가격이 나올 수 있던 것은 롯데마트가 준비 기간 동안 수치화한 예측 판매량을 바탕으로 판매 6개월 전에 생닭·튀김가루·식용유 등을 주 단위로 대량으로 사들이는 방식으로 원가를 낮췄으며, 자체 이익률도 최소화했기 때문이었다.

#인 기
막상막하다. 앞서 이마트 피자가 출시됐을 당시 매진으로 판매가 조기 마감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몇시간을 기다려야만 피자맛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롯데 치킨의 인기도 마찬가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롯데마트는 지난 9일 오전 개장과 동시에 통큰 치킨 판매를 시작한 결과, 수도권 점포에서는 낮 12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200∼400마리의 하루 판매량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치킨 구매를 위한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개장과 동시에 몰려든 소비자들로 치킨 매대 앞에는 40m에 이르는 긴 줄이 생길 정도였다. 줄의 끝자락에 선 소비자는 주문표만 받고 이날 오후 6시쯤 치킨을 찾아가라는 통보를 받고 발길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지방 점포에서도 오후 4시쯤 준비 물량에 대한 주문이 완료되는 등 소비자들이 시중 치킨보다 저렴한 롯데 치킨 등장에 상당한 호기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상인 반발
이마트 피자 출시에 한숨만 내쉴 뿐 비교적 잠잠했던 영세 피자 업체들에 비해 치킨 전문점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조직적으로 롯데 치킨 출시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 9일 치킨·오리외식협의회 소속 가맹점주와 업계 종사자 40여 명은 롯데마트 영등포점에 모여 “롯데마트 치킨 출시를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협의회 관계자는 “마트 치킨 출시는 전국 4만5000여 치킨ㆍ오리 관련 생계형 소상공인을 죽이는 처사로, 정부에서 제시한 화두인 상생에 정반대되는 대기업의 횡포로, 상생이 아닌 살생”이라고 성토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가맹점주도 “이마트 피자로 동네피자집들의 매출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이 생계를 위해 파는 치킨에까지 대기업들이 손을 대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 처사”라며 롯데마트를 비판했다.
심지어 롯데 치킨에 대한 치킨 전문점 업주들의 반발은 롯데 제품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롯데마트의 계열사인 롯데칠성에서 판매하는 펩시를 납품받지 않는 방법으로 롯데마트에 간접적으로 항의의사를 전달하자는 것.

이런 불매운동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점점 거세지고 있다. 한 포탈 커뮤니티에서는 현재 롯데칠성에 전달할 공동 불매의견서를 작성하고 상인들의 참여서명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가 5000원 치킨 출시로 영세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만큼 더 이상 펩시 제품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불매 의견서의 골자다. 해당 커뮤니티의 운영자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고 해도 쳐 보겠다”며 “바위가 깨지진 않겠지만 깨진 계란껍질과 노른자로 그 모습이 스스로 부끄러워 보이게 할 순 있다”며 상인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소비자 반응
롯데 치킨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다. 영세업자들을 죽인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던 이마트 피자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오히려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단체들은 롯데마트 치킨 판매를 계기로 프랜차이즈 회사의 비싼 치킨값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치킨 회사들이 그동안 폭리를 취한 게 아니었냐는 것. 심지어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담합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한 네티즌은 “프랜차이즈들은 그동안 1만7000원 심지어 3만원 짜리 통닭까지 톱연예인들 광고모델까지 출연시켜서 장사해왔다”며 “롯데마트를 비난하기 전에 수년간 통닭값을 가격담합으로 올리고 서민들한테 바가지 씌운 것부터 반성하라”고 맹비난했다. 

네티즌들은 프랜차이즈 치킨 회사들의 과거 행태도 끄집어냈다. 이들은 “과거에 많았던 동네 통닭집들이 없어진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며 “몇년 새 가격을 엄청 올린 주제에 피해자인 척 헛소리하냐”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비싼 가격에 비해 부실한 치킨의 질도 도마에 올랐다. 이들은 “내실도 없는 프렌차이즈 치킨을 비싼 돈 주면서 사먹는 소비자가 바보”라며 “가격 경쟁에서 질 것 같으면 비싼 돈 받는 만큼 질을 정말 좋게 하든가”라고 지적했다.

또 네티즌들은 실제로 피해를 입는 것은 프랜차이즈 치킨 회사에 가맹한 점주들이라며 이들이 항의할 곳은 롯데마트가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라고 입을 모았다. 한 네티즌은 “그동안 1만3000원에만 팔아도 이런 반응은 안 나올텐데”라며 “점주들끼리 힘을 모아 프랜차이즈 유통구조에 대해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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