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등장한 이색 ‘메이드 카페’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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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등장한 이색 ‘메이드 카페’ 엿보기

일요시사 0 3908 0 0
최근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색카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과거 ‘다방’에서 시작,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도시적인 풍경의 카페들이 속속 생기더니 나아가 카페의 새로운 ‘분화’와 ‘발전’이 시작,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카페 문화가 생겨나고 있는 것. 드레스 카페, 이벤트 카페, 메이드 카페, 디저트 카페, 뷰티 카페는 물론 헬로키티와 같은 캐릭터를 주제로 하는 카페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그런가 하면 카페의 선택 방식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그저 길을 가다가, 혹은 몇 번 가본 단골 카페를 주로 이용했지만 요즘 젊은 층은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를 통해 일종의 커뮤니티를 이루고 이를 통해 오프라인 카페를 선택하고 있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새로운 카페문화를 다각도로 취재했다.

드레스 카페·이벤트 카페·뷰티 카페 등 이색 카페 손님몰이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통해 정보 공유 “오늘은 어딜 갈까?”

드레스 카페, 이벤트 카페, 메이드 카페 등은 우리시대의 새로운 문화적 취향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카페라는 곳이 이제 더 이상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카페는 하나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나누고 그것을 즐기고, 나아가 정서적 코드까지 일치시키는 하나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멀티태스킹 능력과
이색카페의 등장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이색카페’의 특징은 기존 카페기능에 ‘플러스알파’의 새로운 체험을 해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뷰티 카페’의 경우 기존의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무료로 셀프 메이크업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가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키즈 카페의 경우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카페는 성인들의 공간이었지만 키즈 카페는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곳이다. 점내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어른들은 아이들을 이곳에 맡겨두고 자신만의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이색카페 문화는 기존의 것에 무언가가 새롭게 더해지는 것을 통해 소비자층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고 이를 통해 만족감을 극대화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카페컨설턴트 허남관씨는 이러한 현상은 ‘멀티태스킹에 능한 요즘 젊은이들을 위한 새로운 문화적 취향’이라고 분석했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디지털 기기의 발달은 멀티태스킹의 능력을 극대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음악을 들으며 채팅을 하고 영화를 보면서 인터넷 서핑을 하는 세대다. 다양한 방면의 욕구가 ‘동시’에 만족되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모바일의 발전은 여기에 더 큰 욕구들을 자극한다. ‘현실’에서 살아가는 체험과 ‘증강현실’을 동시에 체험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것들이 카페라는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공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이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것을 넘어서는 또 다른 체험들을 하고 싶어한다. 바로 이러한 새로운 문화적 배경들이 독특하고 새로운 주제를 가진 카페의 출현을 가능케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카페 문화의 또 다른 배경은 젊은이들이 문화마저도 ‘놀이’로 승화시키는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1970년대 이전의 세대들은 억압된 정치적 상황으로 늘 ‘시대적 고민’을 안고 살아왔고, 이것이 당대 젊은이들을 지배하는 정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세대들은 그러한 정치적 상황에서 자유로워졌고 자신들의 문화를 또 다른 영역, 그러니까 정치와 같은 영역과 결부시키지 않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자신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과거처럼 ‘정치토론’을 하지도 않고 ‘울분’을 토하지도 않는다는 것. 그저 자신만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순수한 공간, 유희의 공간을 원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기본적인 정서는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반대로 그 어떤 것에서 자신들의 정서를 투영시키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고, 그것이 바로 카페라는 놀이문화에 새롭게 투영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이색카페에서 가장 ‘유니크한’ 문화를 보여주는 곳은 강남에 위치한 ‘이츠미’라는 곳이다. 카페와 메이드풍의 색다른 콘셉트, 그리고 인터넷사이트를 활용한 소규모 동아리모임의 아지트로, 프로포즈 카페로도 고객의 폭을 넓히고 있는 이 새로운 카페는 인터넷을 통한 든든한 커뮤니티를 고객으로 가지고 있어 전형적인 ‘신세대적 카페’로 운영해 나가고 있다.

일단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오프라인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메이드들이 각자의 사진을 올리거나 일상의 모습을 적어나가며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파티와 이벤트의 개최를 통해 꾸준히 고객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시대적 상황 반영
단순한 휴식공간 아냐

‘메이드 카페’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서빙을 하는 아가씨들은 옷도 모두 메이드복장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록 ‘알바생’이기는 하지만 자신들만의 팬을 거느린 종업원들도 많다. 심지어 카페 그 자체보다는 그녀들을 보기 위해 카페를 찾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고객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그녀들과의 소통을 소비하고 만남을 즐기는 경향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메이드카페 ‘이츠미’의 단골이라는 대학생 최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무엇보다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메이드 아가씨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녀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사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바생들을 그냥 알바생으로만 보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같다고나 할까. 내가 좋아하는 여성들이 늘 이곳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자주 발길을 하고 싶어지고, 마치 애인은 아니지만 애인처럼 서로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이 바로 이러한 메이드카페 ‘이츠미’만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강남 도심 한복판에 ‘메이드 카페’ 등장, 남성 손님 ‘득실득실’
메이드 복장의‘서비스 만점’ 애인 같은 그녀,  매일 발길 돌려

하지만 메이드 카페의 본류는 사실 일본의 오타쿠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젊은이들은 일본 색이 강한 이러한 콘셉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 이제는 특정 나라의 색깔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 심지어 대기업의 CEO들도 ‘글로벌 마인드’라는 것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나라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은 해외여행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반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그저 모든 것이 우리와는 좀 색다르고 신기할 뿐이다. 거기에 역사와 정치적인 부분은 일단은 배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치는 정치고 문화는 문화가 아닌가.”

메이드 카페 ‘이츠미’의 경우는 꽤 독특한 콘셉트로 성공한 카페로 분류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강남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이색적인 카페를 성공시킨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츠미’는 강남 리츠칼튼호텔 뒤편에 자리 잡고 있다.

어디를 보든 사무실과 가정집들이 도시의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나는 한적한 정원과 예쁜 메이드의 모습들은 이러한 도시의 정적을 깨고 많은 젊은이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강남 한복판 ‘이츠미’
메이드 카페로 성공

그렇다면 향후 이러한 이색카페는 또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을까. 관련분야의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세분화된 카페들이 속속 생겨나고 그것이 견고한 동아리의 형태로 묶이면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구분되지 않는 새로운 카페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과거의 카페는 ‘주인’이 있고 ‘손님’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경계마저 무너지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여기에는 커뮤니티의 존재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겠지만 주인과 손님이 끊임없이 소통을 하면서 손님의 취향이 지속적으로 반영되고 이것이 카페의 콘셉트로 완성된다는 점에서 이제는 ‘주인과 손님’이라는 경계 자체가 무너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카페의 발전이 어떻게 이뤄지든간에 기존에는 전혀 없었던 차별화된 카페의 지속적인 증가는 예정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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