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폭력 3년 사이 급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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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성폭력 3년 사이 급증 왜?

일요시사 0 4360 0 0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합니다.


학교 성폭력의 발생빈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에는 153%나 급증했다. 그렇지 않아도 10대 청소년들의 범죄 발생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특히 성폭력을 저지르는 10대가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큰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 각급 학교 별 성폭력 현황을 살펴보면 고등학교는 감소세를 보이지만 이와 반대로 중학교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다. 대체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성범죄로 내몰고 있는 것일까.


2006년 38건에서 2009년 96건으로 3년간 153% 급증
골 때리는 학교 성폭력… 의리·의협심에 동급생 성폭력!


학교 성폭력의 발생빈도가 증가하면서 10대 청소년들이 성범죄자로 낙인찍힐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공개한 ‘2006~2010.7 현재 학교 성폭력 현황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0년 7월 현재까지 학교 성폭력 발생건수는 총 369건에 달했다. 이중 성폭행은 249건으로 67.5%를 차지했고, 성희롱과 성추행은 120건으로 32.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38건에 불과했던 학교 성폭력은 2009년 96건으로 153% 급증했고, 2010년 7월까지만 해도 이미 88건이 발생,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학교 성폭력은 15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성폭력 현황을 각급 학교별로 살펴보면 총 369건 중에서 중학교가 182건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고, 고등학교 169건(46%), 초등학교가 185건(5%)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학교 성폭력 가해 학생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고등학교는 2006년 66%에서 2010년 7월, 41%로 감소했으나, 중학교의 경우 2006년 34%에서 2010년 7월 55%로 급증했다. 또 지난 3년간 학교 성폭력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집단으로 성폭행하는 경우가 58%를 차지했고, 단독 성폭행은 42%로 나타났다. 물론 과거에도 집단 성폭행이 단독 성폭행 빈도를 앞서긴 했다.

성폭력도 성장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집단 성폭행은 줄어들고 단독 성폭행이 늘어나고 있음이 확인됐다. 범행 장소는 집이 32%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 계단·주차장·옥상 등 17%, 모텔 12% 순으로 나타났으며, 공원(9%) 학교 내(화장실, 교실, 복도 8%)에서도 이 같은 일이 공공연히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기타(6%) 의견에는 마을회관, 비디오방, 노래방, 비닐하우스, 공사장, 찜질방 화장실, 다리 밑, 과수원 등이 거론됐다.

범행을 저지른 학생 중 29%는 음주상태였으며, 이중 11%는 지속적인 성폭행을 행사했다. 김춘진 의원은 “2008년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으로 성폭력이 학교 폭력 범주에 들어갔지만 사회에서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하는 엄중한 범죄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교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초·중학교는 ‘전학’ 고등학교에서는 ‘퇴학’이 가장 엄중한 벌”이라고 말했다.

전학생을 받은 학교의 경우 해당 학생이 어떤 사유로 학교에서 전학했는지 알지 못해 어떠한 예방조치도 할 수 없으며, 성폭력 행위 교정에 대한 어떠한 교육적 프로그램도 강제 이수,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제2, 제3의 피해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미국의 경우 청소년 성범죄자에 대한 다양한 처우 프로그램과 지역사회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다”면서 “성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교육적 조치로 성폭력 관련 전문 프로그램을 강제로 이수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지적처럼 학교 성폭력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학생에 대한 지도와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처럼 잘못된 성 의식을 가진 가해 학생들이 정화되지 않은 채 전학 또는 퇴학을 되풀이 하다보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틈도 없이 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제도적 시스템 부재가 10대 청소년들을 성인 범죄자로 양성하는 모양새다. 이에 김 의원이 추가 공개한 서울시 4개 학교 학교 성폭력 사례 후속조치 현황을 살펴봤다.

먼저 ‘ㄱ중학교’에서는 가해학생이 집으로 피해학생을 불러 성관계를 강요한 뒤 성폭행을 하고 증거사진을 찍어 학원 남학생 전원에게 문자 및 첨부파일로 전송했고, 피해학생은 다음날 이 같은 사실을 인지했으며 둘 사이에 수차례의 성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학생의 경우 보라매병원에서 심리치료를 받은 뒤 ㄱ중학교에 그대로 재학 중이며 가해학생은 피해학생의 강력한 요구로 K중학교로 전학은 물론 이사까지 가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가해학생 부모에게 소문 확산을 막기 위해 전학을 권유했고, K지역에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어 일단 이사를 먼저 마쳤으나 가해학생은 전학서류가 청구되기도 전에 출석을 거부했고, 결국 그 학교에서도 전학을 거부, 어떤 학교도 나가지 않는 상황에서 유예가 될 것을 우려해 원래 전학을 가려던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로 전학처리 했다.

‘W중학교’에서는 피해학생과 3명의 가해학생이 니스를 흡입한 후 피해학생이 실신한 상황에서 강제적으로 3명이 성폭행해 임신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가해학생의 고소로 3명의 가해학생들은 검찰에 구속 됐다가 소명자료 제출로 지난 7월19일 풀려났다. 해당 학생들의 경우 이미 다른 건으로 학교봉사, 사회봉사 등의 징계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같은 수준의 조치는 취하지 못했다.

또 중학교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퇴학이 불가능하고 최고 전학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이조차 강제성이 없어 학생 및 부모가 원치 않으면 강요할 수 없다. 이에 3명의 가해학생 중 1명은 대안학교로 가기로 결정했고, 나머지 2명은 출석정지 조치를 받았을 뿐 전학 등의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B중학교’의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은 법정 공방까지 진행하고 있다. 피해학생은 집에서 성폭행을 당했고 소문을 퍼트리겠다는 가해학생의 말에 경찰에 신고했지만, 가해학생은 서로 좋아서 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피해학생은 심리치료를 받고 학교에 복귀, 현재 재학 중이며, 가해학생 역시 심리치료를 받은 이후 부모에 의해 정신과 치료를 2~3달 진행했다. 서로 좋아서 한 행동이라고 주장한 가해학생은 급기야 피해학생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피해학생의 맞고소로 현재 재판중이다. 하지만 결과를 내는 데 있어 지지부진한 상황이고, 결과가 나오면 가해학생은 강제전학 조치될 예정이다.

가해학생 교육 미흡

마지막으로 ‘N고등학교’에서는 축구부 학생들이 서울 도봉구의 한 모텔에서 후배 여학생들을 성폭행했다. 중학교 선후배 사이인 가해학생들과 피해학생들은 함께 여름휴가에 나섰다가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가해학생들은 N고등학교에서 계속 축구를 하고자 했으나 축구부 전체의 분위기를 위해 축구를 할 수 있는 다른 학교로 전학조치 됐고, 해당 사건에 대해 전학 간 학교에는 특별한 고지를 하지 않았다.

이상의 사례 후속조치 현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 대부분의 가해학생이 ‘전학’을 가는 선에서 사건은 마무리 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사실은 전학 성사의 문제로 인해 전학 간 학교로 해당 사건의 고지가 없기 때문에 가해학생 스스로의 반성이 없다면 전학간 곳에서도  얼마든지 ‘사고’를 칠 수 있다는 데 있다. 

청소년 범죄 혹은 10대 성범죄가 매년 늘어나는 것에 대해 학교와 지역, 나아가 정부는 혀만 끌끌 차고 방관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교화시스템 마련에 고심해야 할 것이다.                                


유난희 (nani@ilyosisa.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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