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수원대 내홍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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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수원대 내홍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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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같은 등록금으로 '흥청망청'

[일요시사=경제1팀] 수원대가 시끄럽다. 이인수 총장과 학교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내 교수협의회는 총장의 교비횡령, 비자금 조성, 배임, 탈세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고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을 요청하면서 반기를 들었다. 이 총장이 학교 출신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해 영구적인 장애를 입혔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인수 수원대 총장과 학교 측이 받고 있는 의혹은 다양하다. 특정 건설사가 고액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이 총장이 수천억원의 학교 적립금을 담보로 지급보증을 섰다는 의혹부터 시작해 고가의 미술품 수집, 학교 기부금 종편 투자, 교수 사찰 등이다.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수원대 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는 이 총장을 비롯한 대학 측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가 미술품 어디서?

교수협의회는 "(주)서주라는 건설사가 4300억원대의 수원대 적립금이 분산 예치된 광주은행과 제주은행 등으로부터 365억원을 단기 차입했다"며 "골프장 부지를 담보로 차입할 수 없어 이 총장 개인이 지급 보증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차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주는 골프장 건설 운영 업체로 2006년 9월 설립, 본사는 강원도 홍천군 서면에 위치해 있다. 현재 강원도 홍천군에 골프장 부지매입 및 골프장 건설 허가절차를 진행 중이다. ㈜라비돌과 이 총장이 각각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0%는 이 총장의 딸 주연씨가 보유 중이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주는 광주은행으로부터 243억원을, 제주은행에서는 90억원을 단기 차입했다.
나머지 32억원은 ㈜라비돌로부터 차입했다. ㈜서주가 매입한 강원도 홍천군 166만7069m² 규모의 골프장 부지는 당시 공시지가가 28억3000여만원에 불과했지만 감사보고서에는 해당 부지가 325억9900만원으로 공시되어 있었다.

교수협은 "이 총장을 비롯한 대학 측이 1000여점 이상의 미술품을 매입하거나 기증받아 소유해오고 있다"며 "이 총장 측이 학교 교비로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해 '라비돌'과 '한국산업개발' 건물에 전시하고 있다"고 비자금 조성 의혹도 제기했다.

㈜라비돌은 숙박서비스 및 골프장 운영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며 이 총장과 특수관계자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교수협은 이 총장 일가와 대학 측이 수년 동안 상습적으로 탈세를 하고 교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교수협은 "이 총장의 성북동 저택은 ㈜한국산업개발 명의로 학교 관련 건물을 지었던 A건설사에게 짓도록 하고 자신이 무상 점유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산업개발의 법인세 탈세이자 이 총장의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탈세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 총장-(주)한국산업개발-A건설사' 사이에 수상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

이인수 총장 교비 횡령·비자금 조성 의혹
반기 든 교수·학생들 등록금 반환 요청

㈜한국산업개발은 부동산 임대 및 건설업을 하는 회사로 주주 구성은 이 총장(42.32%), 라비돌(26.52%), 고운학원(18.66%), 고운문화재단(12.50%)로 되어 있다.

교수협에 따르면 A건설사는 수원대 학교법인 고운학원이 설립한 수원과학대 내 교내 건물과 컨벤션센터 신축 공사를 진행했다. 또한 이 총장 일가족 고유의 노인휴양리조트 라비돌의 27억원 상당의 리모델링과 이 총장의 성북동 자택 건축도 무상으로 진행했다.

수원대 관계자는 "학교 적립금을 개인적으로 지급담보로 사용한다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얘기다"라고 반박한 뒤 "미술품에 대한 주장은 일부 내용만 부각된 것으로 사용용도와 시점이 맞지 않아 임시 보관돼 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학교가 보유한 대부분의 미술품은 학생·교수 등으로부터 기증 받은 것"이라며 "학교 교비로 구입한 것은 수십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총장에 대한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수원대는 지난 2011년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 50억원을 투자했다. 교수협에 따르면 이 자금은 은행 등이 대학발전 기금으로 내놓은 기부금이다. 여기에 이 총장의 딸 주연씨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며느리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뒷말이 무성했다. 학교 발전을 위해 사용돼야 할 기부금이 '재단' 회계로 처리되어 투자된 것.

수원대 관계자는 "당시 영상·미디어 관련 분야 육성을 위해 종편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총장과 조선일보 간의 관계 때문에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총장의 각종 비리를 폭로하고 있는 수원대 교수협은 일부 교수들이 중심이 돼 올 초 26년 만에 부활했다. 그런데 수원대가 이런 교수협의 해체를 위해 일부 교수를 사찰까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수 한 명당 대학본부 측 직원 2~3명이 따라붙어 교수협 소속 교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는 것이다.

"교수협 해체 위해 사찰" 주장
여권 핵심인사가 비호 의혹도

교수협은 "학교로부터 감시와 미행에 시달리며 해체 압력을 받아 왔다"며 "이 같은 수원대의 만행이 외부에 알려지자 사찰은 중단됐지만 해체 압박은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수원대에서는 1987년에도 협의회 출범을 주도한 교수들이 해임되거나 재임용 대상에서 탈락해 협의회 발족이 무산된 바 있다.

수원대는 사찰 등의 행위가 벌어진 점은 인정했지만 일부 직원의 과잉 충성이었다고 해명했다.

수원대 학생들도 학교 측에 등을 돌렸다. 수원대 학생 80여명으로 구성된 등록금환불추진위원회(이하 등환추)가 부당하게 모은 적립금을 되돌려 달라며 학교를 상대로 반환청구소송에 나섰다.

수원대는 사립대 적립금 규모가 국내 대학 중 최상위권에 속하지만 등록금 수입 중에서 연구비나 장학금, 실험실습비 등 연구 학생 경비로 쓰는 비율이 27%에 불과하다. 이는 재학생 1만명 이상인 수도권 사립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등환추는 "대학이 교육을 위해 지출돼야 하는 등록금을 사용하지 않아 쌓아둔 돈만 4300억원"이라며 "1인당 100만∼200만원의 금액을 학생들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원대 측은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현재 학교 측이 나서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원만한 결론을 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게시됐던 '총장 잔혹사'라는 이름의 게시물도 파장을 이어오고 있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영문대 84학번 출신 여성 노모씨는 이 총장에게 지난 80년대부터 지속적인 폭력과 학대를 받았다. 그 결과 노씨는 고관절 골절로 인해 두 차례의 대수술을 받았지만 영구적 장애를 입었고, 낙태 강요, 성적 학대, 상습 폭행 등을 수년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 해명 급급

노씨는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치료비 및 위자료를 포함한 13억여원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 이에 이 총장은 2010년 11월 합의된 사항(비방 금지)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지급한 8000만원을 반환하라는 반소를 제기했다.

지난 7월 재판부는 이 총장과 노씨 양쪽의 주장을 수용하고 조정안을 마련해 양 측에 통보했다. 재판부의 결정은 이 총장의 폭행 사실이 인정됐다는 얘기가 된다. 이 총장이 요구한 비방 금지도 조정 내용에 포함됐다.

이 총장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의 사학비리 관련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될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 지난달 8일 국회 교문위 소속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여권 초실세 의원이 증인채택 불발을 위해 다각도의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교수협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문위가 이 총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사학비리를 비호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이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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