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129)태영그룹-블루원, 태영매니지먼트, 태영인더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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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일감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129)태영그룹-블루원, 태영매니지먼트, 태영인더스트리

일요시사 0 876 0 0


남주기 아까워 곱?고 되새김질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재계 48위(공기업 제외)인 태영그룹은 41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 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금액이 많은 회사는 '블루원'과 '태영매니지먼트' '태영인더스트리' 등이다. 이들 회사는 관계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1989년 설립된 블루원은 블루원용인, 블루원보문, 블루원상주 등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원지, 워터파크, 콘도 등도 운영한다. 처음 태영레저란 회사였다가 지난해 현 상호로 변경했다. 문제는 자생력. 관계사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절반가량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수백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의계약으로

블루원은 지난해 매출 539억원 가운데 288억원(53%)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태영건설(285억원) 등이다. 태영건설로부터 수의계약 방식으로 리조트 운영·관리를 위탁받았다. 블루원의 내부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11년까지 거의 발생하지 않다가 리조트 사업을 시작한 이후부터 급증했다.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이후 다른 기업들의 내부거래는 주는 데 반해 블루원은 오히려 늘고 있는 셈이다.

블루원은 2006년 147억원, 2007년 155억원, 2008년 154억원, 2009년 153억원, 2010년 150억원, 2011년 257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 기간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은 수천만원에 불과하다.

1996년 설립된 태영매니지먼트는 건물관리, 인력파견, 용역관리, 조경식재공사 등 사업시설 유지 서비스업체다. 주로 계열사들이 입주한 빌딩을 관리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이 높다. 태영매니지먼트의 지난해 내부거래율은 67%. 매출 204억원에서 태영건설(78억원), SBS(46억원), SBS플러스(7억원) 등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137억원에 이른다.

내부거래액이 가장 많은 태영건설의 경우 마포·여의도사옥 유지보수와 건축C/S 도급, 당산동 데시앙 조경식재공사 등을 태영매니지먼트에 맡겼다. 그 전의 상황은 공시하지 않아 내부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매출과 사업 내용 등이 비슷해 지난해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태영매니지먼트는 2000년대 들어 연매출이 70억∼100억원에 달했다. 2011년엔 계열사들을 등에 업고 150억원을 넘었다.

태영매니지먼트는 최근 계열사인 후니드에 흡수합병됐다. 회사 측은 "시너지 효과 극대화와 경영효율성 증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합병"이라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선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세 등 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내부거래 희석용'이란 지적이다.

매출 절반 이상 계열서…연 수백억원씩 거래
도마 오르자 서둘러 합병 "과세 피하기" 지적

특히 합병 날짜는 의심을 더한다. 공정위는 10월1일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과 대상자 등이 포함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공교롭게도 규제 대상 리스트에 포함된 태영매니지먼트는 다음날 합병 공시를 띄웠다.

1990년 설립된 태영인더스트리는 화학제품, 라텍스, 사료 등 상품 종합 도매업체다. 처음 태영화학이란 회사였다가 2002년 현 상호로 변경했다. 태영인더스트리의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은 지금까지 <일요시사>가 지적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관계사 의존도는 매년 평균 10%를 넘지 않았다.


좌측부터 윤세영 태영그룹 명예회장, 윤석민 부회장
▲좌측부터 윤세영 태영그룹 명예회장, 윤석민 부회장


문제는 금액이다. 거래액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태영인더스트리는 지난해 계열사들과 거래한 금액이 105억원에 이른다. 2011년에도 내부거래액이 186억원이나 됐다. 그 전에도 해마다 수백억원을 내부에서 채웠다. 태영인더스트리의 내부거래액은 ▲2006년 160억원 ▲2007년 232억원 ▲2008년 428억원 ▲2009년 65억원 ▲2010년 126억원으로 나타났다.

블루원과 태영매니지먼트, 태영인더스트리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 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블루원은 윤세영 태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윤재연씨가 지분 14.01%(20만9000주)를 소유하고 있다. 윤 명예회장의 장남 윤석민 태영건설 부회장도 2.55%(3만8000주)의 지분이 있다. 윤 명예회장과 윤 부회장, 재연씨는 기타비상무이사로 블루원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태영매니지먼트는 합병 전까지 사실상 윤 부회장의 개인회사였다. 지분 99.99%(5만9996주)를 보유했던 윤 부회장은 태영매니지먼트 사내이사를 맡기도 했다. 태영인더스트리 역시 '윤씨'회사나 다름없다. 이 회사 대표이사도 역임 중인 윤 부회장이 지분 52.3%(206만9590주)를 소유한 최대주주. 재연씨는 11.6%(45만9557주)를 갖고 있다.

오너 지분 소유

서울대 화학공학과와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과정을 마친 윤 부회장은 1989년 태영건설 기획담당 이사로 입사, 2004∼2008년 사장을 지냈다. 현재 태영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태영인더스트리 부회장, SBSi 이사회의장 부회장, SBS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그의 동생 재연씨는 태영레저 부사장, 태영CC 대표 등을 지내다 지금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일감 받는' 3개사 기부는?

태영그룹 계열사 일감을 받고 있는 블루원과 태영인더스트리, 태영매니지먼트는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블루원은 지난해 1900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매출(539억원) 대비 0.04%에 불과한 금액. 2011년엔 1200만원을 기부했는데, 이 역시 매출(257억원)의 0.0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태영인더스트리는 2011년과 지난해 각각 20만원, 30만원을 기부했다. 금액이 적은 만큼 매출(1959억원·1697억원) 대비 기부율도 각각 0.0001%, 0.0002%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태영매니지먼트는 공시하지 않아 기부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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