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민주당 '동상이몽' 지방선거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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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민주당 '동상이몽' 지방선거 시나리오

일요시사 0 723 0 0
양당 명운 걸린 '생존경쟁' 승자는 누구?

[일요시사=정치팀]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신당과 민주당의 기싸움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지방선거 연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던 양당은 최근 들어 선거연대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잇달아 내비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양당의 명운이 걸린 '생존경쟁'이다. 지방선거를 통해 야권의 주도권을 잡겠다며 각자 동상이몽에 빠진 그들의 지방선거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결코 피할 수 없는 벼랑 끝 승부가 시작됐다. 바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작된 안철수신당(이하 신당)과 민주당의 대결이다. 양당은 '새누리당'이라는 공공의 적을 가진 최대의 동맹인 동시에 서로의 존립을 위협하는 최대의 라이벌이다.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를 향한 양당의 선거전략 방정식은 점점 더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동상이몽

박근혜 정부 출범 2년차에 실시되는 첫 전국단위 선거인 내년 6·4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정치권은 벌써부터 내년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고 선거준비 체제에 들어갔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그동안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아왔던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등 불공정 대선 논란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당초 불리할 것으로 예상했던 총선과 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선거에서까지 승리할 경우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민주당 역시 지방선거에 큰 기대를 걸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높긴 하지만 기초연금 공약 후퇴, 국가기관 대입개입 논란 등으로 지방선거가 박근혜정부에 대한 중간심판 성격을 띠게 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총선과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까지 패배할 경우 당의 존립까지 위협받게 된다. 무엇보다 더 무서운 상대는 새누리당이 아니라 신당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신당에게 밀릴 경우 당내 인사들이 대거 신당으로 옮겨가 당장 제1야당의 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

다음 총선 전망 역시 어두워진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광주ㆍ전남북에서 광역단체장 1~2개를 안철수 쪽에 내준다면 민주당은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은 여야 간 정쟁이 극에 달하며 대안세력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만큼 민주당이 내세우고 있는 '정권 심판론'보다는 신당이 내세우고 있는 '정치 변화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신당의 지지율은 최근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민주당 지지율의 세 배에 달할 정도다.

또 지방선거에서 신당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제3세력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항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안정당으로의 위치를 확고하게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등 소수 정당 역시 내년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통합진보당은 내란음모 파동 등으로 야권연대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데다 이미지까지 크게 훼손돼 지방선거에서 전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의당은 신야권연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야권연대가 이뤄진다면 지방선거에서 통합진보당을 누르고 우리나라 대표 진보정당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신야권연대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자칫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소수 정당들이 단 한곳에서도 승리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민주 "신야권연대로 지방선거 싹쓸이" 부푼 꿈
민주 꺾고 호시탐탐 야권주도권 노리는 안철수

한편 야권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당초 많은 정치전문가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신당, 정의당이 결국 신야권연대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었다. 민주당 신계륜 의원은 "민주당과 신당이 따로 출마하면 수도권은 전멸"이라며 "공포가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지금까지 야권 분열은 '필패'라며 신당과의 연대에 매달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양측의 고위 인사들이 잇달아 지방선거에서의 연대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신당의 관계는 '연대'에서 순식간에 '정면 대결'로 바뀌고 있다.

민주당 박기춘 사무총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정면승부가 불가피하다"며 "호남에서는 후보를 따로 내더라도 수도권에서는 신당과 단일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최근 "민주당이 안철수 신당과의 단일화나 선거연대에 의지해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생각을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당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신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신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왔었다.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인의 인기를 가지고 당이 출현할 경우, 인기가 사라지면 정당이 사라져야 하는 모순을 당할 것"이라고 했고,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또 다른 새누리당 정책만으로는 신당이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기류 변화는 다양한 분석을 낳고 있다. 우선 연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신당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이거나, 신당 측으로부터 연대를 거부당하기 전 미리 선수를 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당의 지지율은 32%로 민주당 지지율 10%의 3배에 달했다. 새누리당 35%와 비교해도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수준이었다.

신당으로서는 기존 정치권과 연대하지 않고도 새누리당과 이미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기존 정치권과의 연대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기존 정치권과의 섣부른 연대는 새정치 이미지를 훼손할 우려도 있었다. 더구나 신당에게 이번 지방선거는 신당의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첫 시험의 성격이어서 양보가 쉽지 않다.

신당은 이미 여러 차례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고 민주당이 이에 반응한 것이란 분석이다. 반대로 신당의 창당이 예상했던 것보다 지지부진하고 인재영입에도 큰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도 내부적으로 연대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민주당은 또 지난 대선과 같이 후보 연대에 매달리며 저자세 전략을 펼 경우 연대에 성공한다 해도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연대를 하더라도 과거와 같이 저자세 전략으로 신당에 일방적으로 매달리는 모양새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만약 양당이 정면승부를 벌인다면 그 결과에 따라 양당의 희비는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누가 꿈 이룰까?

물론 현재까지는 양당이 평행선을 걷고 있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필요에 의해 결국 연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호남에서의 연대가능성은 모든 정치전문가들이 아주 낮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타 지역의 경우 아무리 신당의 인기가 높다 해도 연대 없이 새누리당에 승리하기가 어려운 것은 현실이다.

하물며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민주당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양측이 미리 후보단일화를 하거나 각자 후보를 낸 후 경선을 치루는 방법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일각에선 미리 양측이 조율을 통해 출마 지역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 신당이 인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신당 출마 예상 지역에는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신당도 더 이상 외연을 확대하지 않는 방식도 거론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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