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과 기부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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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뒷담화> 서열과 기부 상관관계

일요시사 0 906 0 0


모금함 열어 보니…순위만큼만 베푼다?


[일요시사=경제1팀] '기부금을 보면 재계 서열이 보인다?' 기부철이 끝나가고 있다. 이번 겨울에도 대한민국 행복 온도를 높이는 기업들의 아름다운 온정이 이어졌다. 눈에 띄는 점은 재계 서열에 따라 나눴다는 사실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 자료를 통해 그룹 순위와 기부금의 상관관계를 알아봤다.


'나눔 경영'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핵심 경영키워드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도약에 있어서도 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불황에 동장군까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더욱 빛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점은 지난해 전체적으로 기업의 온정이 예년만 못하다는 사실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에 따르면 2012년 매출액 기준 200대 기업의 기부금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000억원(12.5%) 줄었다. 국내 대기업들이 불우이웃돕기나 사내외 복지기금 등으로 지출한 기부금이 전년보다 급감했다는 자료도 있다.

예년만 못해

주목할 대목은 재계 서열에 따라 각 그룹의 나눔 성적표가 나뉜다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모금회에 이웃돕기 성금으로 500억원을 냈다. 1년 전에도 500억원을 기부한 삼성은 재계 서열 1위다운 '통큰 기부'로 화제를 모았다.

삼성은 1999∼2003년 100억원씩, 2004∼2010년 200억원씩 기탁하는 등 1999년부터 2013년까지 15년간 사랑의 열매에 총 3200억원을 기부했다. 임직원들도 자발적으로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삼성의 국내 임직원 20만명 중 70% 정도인 14만명이 매달 일정액을 기부하고 있다. 여기에 회사 측이 같은 금액을 출연해 성금을 모으고 있다.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는 같은 시기 2012년보다 50억원 많은 250억원을 기탁했다. 삼성 기부금의 반만 낸 셈이다. 현대차는 2003년부터 11년간 총 1340억원을 모금회에 기부했다.

재계 서열 3위와 4위인 SK와 LG는 똑같이 120억원씩 냈다. SK는 2012년과 동일한 금액, LG는 2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SK는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모금회와 함께 '2013 행복나눔 김장행사'와 '2013 행복나눔 바자회'를 여는 등 행복공동체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바 있다. LG는 성금 기탁 외에 각 계열사별로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등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돕기 위해 ▲소외이웃 생필품 전달 ▲사랑의 김장 담그기 ▲사랑의 집 고치기 등 다양한 연말 이웃사랑 활동을 펼쳤다.

5위 롯데는 모금회에 이웃사랑 성금 50억원을 기탁했다. 롯데 역시 성금 외에도 계열사 별로 다양한 이웃돕기 활동을 벌이고 있다.

6위 포스코는 롯데보다 2배 많은 100억원을 기부했다. 포스코(80억원)를 비롯한 대우인터내셔널(5억원), 포스코건설(4억원), 포스코특수강(4억원), 포스코에너지(3억원), 포스코ICT(2억원), 포스코켐텍(2억원) 등 포스코 및 관계사가 동참했다. 창립 초기부터 매년 연말 불우이웃돕기성금을 전달해온 포스코는 2007년부터 그룹사와 함께 매년 100억원의 성금을 마련해 어려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 따뜻한 온정 행렬…눈치보고 성금?
역시 삼성…현대차·SK·LG도 '통큰 기부'

7위 현대중공업과 8위 GS는 각각 성금 40억원을 기탁했다. GS는 지난 15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모금회 제8대 회장에 취임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10위 한진과 11위 한화, 13위 두산은 각각 30억원씩 기부했다. 17위 LS는 2012년 10억원보다 2배 늘어난 20억원을 기탁했다. 18위 동부와 26위 현대백화점, 27위 효성은 각각 10억원을 냈다.

31위 영풍은 전년 성금 10억원보다 2배 늘어난 20억원을 좋은 일에 썼다. 이밖에 35위 KCC는 12억원, 45위 한국타이어는 10억5000만원, 51위 아모레퍼시픽은 5억원을 모금회에 전달했다. 재계 서열에 들지 못하는 KB금융, 신한금융은 각각 50억원을, 유진그룹은 3억원을 성금으로 기탁했다.

그런가 하면 '덩칫값'을 못한 기업도 있다. 24위 에쓰오일은 고객들과 함께 모금한 '보너스카드 포인트' 기부금 3155만원을 전달했다. 이 기부금은 주유 고객 5487명이 기부한 1577만원과 같은 금액의 에쓰오일 출연금을 더해 마련됐다.

29위 한국GM은 김장김치 1200박스(12t)와 연탄 2만장을 기부했다. 32위 코오롱은 성금 3억원을, 33위 한진중공업은 5000만원을 기탁했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한진중공업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급여의 일부를 적립하는 '사랑의 1계좌 운동'과 회사의 매칭그랜트 방식을 통해 조성한 돈이다.

14위 STX, 19위 금호아시아나, 48위 웅진 등은 회사 형편상 따로 기부하기 어려운 처지다. KT(12위), CJ(15위), 신세계(16위), 대우조선해양(20위), 대림(21위), 현대(22위), 부영(23위), OCI(25위), 대우건설(28위), 동국제강(30위), 미래에셋(34위), 홈플러스(36위), 대성(37위)은 아직 내지 않았거나 모금회에 성금을 내지 않고 있다.

KT&G(38위), 한라(39위), 현대산업개발(40위), 세아(41위), 태광(42위), 교보생명(43위), 한국투자금융(44위), 하이트진로(46위), 태영(47위), 이랜드(49위), 한솔(50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안 내는 그룹도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한 해 실적과 재계 순위 등을 감안해 전년에 뒤지지 않는 선에서 연말 기부금을 정한다"며 "계열사들의 연중 기부와 외진 곳에서 직접 몸으로 실천하는 봉사 활동도 크게 다르지 않는 등 재계 서열이 높을수록 사회참여가 많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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