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방선거 앞두고 '내홍' 격화 내막

한국뉴스


 

새누리당 지방선거 앞두고 '내홍' 격화 내막

일요시사 0 925 0 0


청와대가 선거 개입? 비주류 부글부글


[일요시사=정치팀] 새누리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홍'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박심 논란' '중진 차출론' 등이 불거지며 당내 계파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이러한 논란을 적극 부인하며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는 모양새다. 곳곳에서 나오는 파열음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속사정을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박심(박근혜 대통령 의중)'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6·4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를 고려 중인 새누리당 인사들의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박심'의 향방이다. 일부 후보들은 발 빠르게 자신에게 박심이 향하고 있다는 이른바 '박심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박심이 닿지 않는 타 후보군들은 부글부글 타는 속내를 표출하기 시작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박심'은 어디로?

 

지방선거 후보자 경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내 '박심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특정후보를 밀고 있다는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점점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의 일방통행식 관계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박심은 곧 공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혜훈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박심 마케팅은 대통령을 욕되게 하고 당의 선거 필패를 가져오는 행위라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잦아들기보다는 지속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이 최고위원은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최근 지방선거에 거론되는 후보와 관련해 익명 코멘트의 방패 뒤에 숨어 박심 마케팅을 조장하는 사례가 있다"며 "혹시라도 박심 마케팅에 기대어 승산을 높여보려는 후보가 있다면 그런 분은 공직선거에 나올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또 자신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박심이 특정후보를 향하고 있다는 말이 계속될 경우 "해당행위를 하는 당직자, 관계자들의 실명을 밝히겠다"고도 했다. 

이 최고위원이 겨냥한 후보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유력하다. 정가에서는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김 전 총리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심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최근 박심을 얻어 친박(친박근혜) 주류가 그를 지지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또 다른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정몽준 의원도 박심 논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정 의원은 지난 12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은 후보가 될 분들, 될 수 있는 분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줘야지, 도움이 안 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라며 "나도 박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기동창이고 지난 대선 때 선대위원장을 했다. 나도 친박"이라고 우회적으로 박심 논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남경필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
▲남경필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


이와 관련해 이 최고위원이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정 의원과 '밀월관계'를 유지하며 공동대응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최고위원은 친박 핵심인사였지만, 지난해 사석에서 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 청와대의 귀에 들어가 친박에서 멀어졌다는 후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은 "누구는 박심이다, 누구는 뭐라고 나오면 중요한 시기에 당에 도움이 안 되는 부끄러운 얘기"라며 박심 발언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새누리당 지방선거 후보들의 마음에 민심은 없고, 박심만 있다"며 "실체 여부를 떠나 박심 논란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새누리당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심 논란·중진 차출론…계파갈등 심화 조짐

이혜훈 "박심 마케팅 지속되면 실명 공개"

 

당 지도부가 강조하고 있는 '중진 차출론' 역시 차출을 거부하고 있는 인사들과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을 중심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 총괄책임자인 홍문종 사무총장이 "중진 차출론은 언론에서 쓰는 이야기"라며 "당의 모든 역량을 집결하자는 의미의 '총동원령'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차출이 거론되고 있지만 부정적 입장을 거듭 밝힌 황우여 대표(인천시장 차출), 남경필 의원(경기도지사 차출), 원희룡 전 의원(제주도지사 차출) 등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차출설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심지어 원 전 의원은 "차출을 거부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는 차출론이 실상은 '착출론'에 가깝다는 의미로 해석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악수 나누는 정몽준 의원(사진 왼쪽)과 남경필 의원
▲악수 나누는 정몽준 의원(사진 왼쪽)과 남경필 의원


뿐만 아니라 남 의원은 기자들에게 "주광덕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최근 청와대가 (차출과 관련한) 내 생각을 듣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고 언급해 차출론에도 청와대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차출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5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준비 중인 원유철 의원은 "중진 차출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누구든 모두 경선에 참여해 경선을 당당하게 하는 것이 당의 승리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서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제는 거론되시는 당사자나 우리 당 모두가 서서히 입장을 정리해 차출론은 서서히 마무리 짓고 '주자 육성론' '주마가편(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 필요한 시기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출마를 검토 중인 이학재 의원은 "중진 차출론은 이제 접고 당이 출마를 결심한 의원들을 어떻게 당선시킬지 고민해야 할 때"고 강조했다.

 

차출? 착출?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초선의원은 "억지로 차출된 사람들이 얼마나 선거운동을 열심히 할지 의문"라며 "중진 차출론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당내 후보들의 등을 향해 총을 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곳곳에서 내홍 조짐이 빚어지고 있어 답답하다"며 "현재의 상황은 당의 청와대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2014 새누리당 계파

지금은 '올박' 전성시대 


새누리당의 계파는 2012년 총·대선을 거치며 친이(친이명박)계 세력이 명맥만 유지한 채 사실상 몰락하고 '올박(오로지 박근혜)'화 했다.

그러나 '올박'도 현재는 '원박(원조 친박)', '신박(새롭게 합류한 친박)', '탈박(친박 이탈)', '복박(돌아온 친박)', '월박(친이에서 넘어온 친박)' 등으로 세분화된다.

최근 주류라 할 수 있는 쪽은 '신박'으로 최경환 원내대표, 홍문종 사무총장,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 3인이 대표적 '실세 친박'으로 통한다.

또 지난해 10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귀환한 7선의 서청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원박'도 만만찮은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탈박'의 대표 인사로는 기초연금 공약 이행을 놓고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사퇴한 진영 의원과 잦은 쓴소리로 밀려난 유승민 의원이 손꼽힌다.

'복박'은 한때 친박 좌장으로 불렸으나 세종시 법안 관련 갈등으로 박 대통령을 떠났다가 돌아온 김무성 의원이 대표적이다. '월박'에는 최 원내대표와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에 오른 김기현 의원 등이 있다. 이외에도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정몽준 의원 등은 '비박(非 친박)'계로 불려진다.

이들 중 주류는 신박을 중심으로 한 쪽이며 나머지를 묶어 비주류라 칭하기도 한다. <렬>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