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 지방선거 출마자 집중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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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친박' 지방선거 출마자 집중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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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친박(친 박근혜)계로 통하는 서병수, 유정복, 조원진 의원 (사진 왼쪽부터)

지방선거에 드리운 '박근혜 그림자'

[일요시사=정치팀]지난 2012년 총·대선을 계기로 중앙의 주류세력으로 자리 잡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6·4지방선거를 통해 지방권력까지 확보하기 위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들의 출마 배후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막후 실력 행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실제로 일부 친박 후보들의 '박심(朴心, 박 대통령의 마음) 마케팅'은 이번 지방선거에 박심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진다. 박심을 업고 지방선거에 나선 친박 출마자들을 <일요시사>에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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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귀신'이라 불리는 새누리당에서도 친박 후보들의 선거 능력은 특별하다. '선거의 여왕'이라 불렸던 박근혜 대통령과 선거를 치른 경험이 풍부해 타 후보들에 비해 선거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현 상황에서 이들의 '박심 마케팅'은 효과적인 지방선거 전략일 수 있다. 물론 박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선거 중립 위반 때문에 어렵지만, 친박 후보의 박 대통령과의 친밀도는 경선과 본선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친박, 대거 출격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후보군 3인방(이혜훈·정몽준·김황식) 중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이혜훈 전 최고위원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 대변인을 지낸 원조 친박이다. 그러나 최근 잇단 소신 발언으로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다소 멀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대신 김황식 전 총리가 박심을 얻었다는 소문이 정치권에 파다하다. 이 전 총리가 박심을 얻은 것은 이 전 최고위원보다 경쟁력은 높으면서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몽준 의원보다 덜 껄끄러운 후보여서 친박 주류가 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인천에서는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핵심 친박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직접 나선다. 유 전 장관은 지난 5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잘 되길 바란다고 하셨다"고 박 대통령과 친밀도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유 전 장관은 인천에서 초·중·고를 나오긴 했지만 경기 김포에서 민선시장과 3선 의원을 지내는 등 정치적 고향은 경기라는 점에서 그의 인천 출마는 박심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달 25일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했던 핵심 친박 이학재 의원이 유 전 장관의 출마선언 이후 불과 4일 만에 불출마를 선언하며 유 전 장관 지지로 돌아선 것도 박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지사 도전장을 낸 김영선 전 의원도 친박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006년 대권 도전을 위해 사퇴한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잔여임기 동안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는 친박 인사들이 다수 출사표를 던졌다. 핵심 친박인 조원진 의원을 비롯해 주성영·권영진 전 의원 등이 나선 것이다.

친박 후보들이 다수 나선 만큼 대구에서는 박심 마케팅이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구지역 사정에 밝은 여권 관계자는 "대구에 나서는 후보들이 모두 10~15%대 지지율에 머물러 있어 누구든 지지율 20%를 먼저 넘기는 사람이 공천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친박 핵심인 서병수 의원이 나선다. 서 의원은 부산시장 출마 선언을 하며 "부산은 중요한 곳이니, 하셔야죠"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대통령된 '선거의 여왕' 지방선거 개입?
친박 출마자 '박심 마케팅' 효과는 의문

지난 6일 새누리당에 입당한 뒤 충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기용 전 충북교육감도 친박이라는 주변 평가에 대해 "나름 일리가 있다"며 친박 인사임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충남지사 선거에는 이명수 의원이 유일한 친박으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선진통일당 출신이지만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직후 유한식 세종시장과 박근혜 대선캠프에 합류해 유 전 장관과 함께 직능총괄본부에서 국민운동본부장으로 대선에 기여하면서 친박 주류에 합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선에 앞서 치러진 총선에서도 이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 대통령이 이 의원의 지역구(충남 아산)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하지 않는 것으로 우회적 지원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친박 후보들이 박심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이 높지 않은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내 경쟁은 물론 본선에서도 크게 앞서는 친박 후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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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심지어 텃밭인 대구와 부산에서도 야권 후보를 확실히 제압할 후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친박 후보들의 지방선거 성적표가 시원찮을 경우 박근혜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중간평가로 받아들여져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뜨지 않는 친박

게다가 박 대통령이 지난달 4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에서 선거중립 훼손사례가 발생할 시에는 절대 용납하지 않고 엄단할 것"이라고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박심이 작용하는 모양새여서 야권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민원비서관으로 재직했던 임종훈씨가 지난달 22일 경기도 수원 지역에서 새누리당 간판으로 선거에 출마하려는 도의원, 시의원 후보자 면접에 참여했던 사실도 알려지며 박심의 지방선거 개입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임씨는 논란이 일자 지난 8일 "조언을 해줬을 뿐"이라는 해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수원에서 청와대 비서관이 사실상 공천을 다 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이런 지역이 여기밖에 없겠는가"라며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지방선거 후유증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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