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가슴에 못질한 사람들 ⑥세모그룹 의혹 완전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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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 가슴에 못질한 사람들 ⑥세모그룹 의혹 완전해부

일요시사 0 1026 0 0


국민에 뺨 맞은 정부 “유병언에 화풀이”

[일요시사=특집팀] 세월호 참사를 빚은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유 전 회장 일가를 둘러싸고 갖가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국내 수십개 계열사를 지배하면서, 수 천억원대 재산을 주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비리와 의문투성이인 세월호 대참사의 장본인, 유 회장과 그 일가를 둘러싼 의혹의 실체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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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회장이 운영하던 세모그룹은 지난 1997년 8월 부채 2900억원을 남긴 채 부도를 맞았다. 그로부터 17년이 흐른 지금. 유 전 회장 일가는 수천억원대의 자산가로 다시 나타났다. 13개 남짓 계열사의 자산 가치는 5600억원으로 불었다. 일가의 개인 재산만 무려 2400억원에 달한다.

세모 재인수
둘러싼 뒷말

검찰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 전 회장 일가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계열사는 지주회사격인 경영 컨설팅 업체 아이원아이홀딩스를 포함해 13개 가량이다. 사업영역은 해운을 중심으로 자동차부품 제조, 건강식품 판매, 부동산 개발, 방송콘텐츠 제작, 외식사업 등 다양하다. 해외에 나가 설립한 해외법인도 모두 13개로 집계됐다.

유 전 회장 일가의 비위행위에 대해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부도난 회사의 오너가 몇 년만에 다시 수 천억원을 주무르는 자산가로 사업을 벌일 수 있었던 배경을 추적 중이다. 관련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운선 세모그룹의 실질적 경영권이 유 전 회장 일가로 되돌아간 자금 흐름을 조사하고 있다. 세월호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 천해지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05년 10월25일 ㈜세모의 조선사업본부를 양수했다.

이 과정에서 세모는 600억여원의 채무를 탕감 받았다. 청해진해운은 세모그룹의 부도 이후인 1999년 2월 개인주주들을 모아 자본금 34억원으로 설립된 곳이다. 이후 3년여만에 유 전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아이원아이홀딩스로 천해지의 지분이 넘어간다.

2007년 10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출발한 신생 업체 아이원아이홀딩스가 6개월도 안 돼 매출 1038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알짜배기 회사를 인수한 것이다.

부도 기업 ‘세모’ 어떻게 다시 살아났나
무일푼 오너일가도 수천억 자산가로 재기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부채를 탕감받기 위해 고의로 부도를 내고 위장계열사를 이용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부만 인수한 것이 아닌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사정기관 한 관계자는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세모가 부도를 맞은 이후 설립된 기업들이 현재 계열사로 속해 있는 점은 고의부도 정황을 의심케 한다”며 “특히 해운업을 영위하는 청해진해운이 부도 직후 설립된 점은 관련 의혹을 더욱 증폭시킨다”고 말했다.
 

  
▲ 세월호 선사 오너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이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싣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 전 회장과 관련을 맺고 있는 ㈜새천년을 통해 천해지를 인수한 후 자식들에게 편법 증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천해지의 주주는 당초 ㈜새천년, 빛난별 등의 법인들로 구성됐는데, 천해지의 3대주주였던 빛난별이 2008년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다판다, 출판업을 하는 ㈜문진미디어에 보유 지분을 나눠 넘긴 후 2009년 돌연 청산한 것이다. 두 회사는 유 전 회장 부인과 두 아들인 대균·혁기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들이다.
자진청산을 밟은 ㈜새천년의 자금이 어디로 흘러들었는지도 의문이다. 2003년 새천년 설립 이후 줄곧 대표를 맡아온 이모씨가 이후 유 전 회장 측 핵심 계열사인 ㈜ 아해 대표를 맡은 것으로 드러나 헐값 매각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

금융계 한 전문가는 “㈜새천년이나 ㈜빛난별이 일사불란하게 천해지 지분을 유 전 회장 일가에 넘기고 법인을 정리한 데 많은 의문이 남는다”며 “현재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유 전 회장 자녀와 부인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헐값에 우량 회사를 넘겨받는 방식으로 사실상 경영승계 구도를 만든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강남 땅부자
미국 재산도

‘은둔형 억만장자 사진작가’로 알려진 유 전 회장의 작품을 놓고도 적지 않은 의혹이 제기된다. 유 전 회장은 세모그룹 부도 이후 ‘아해(Ahae)’라는 가명의 사진작가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수상한 거래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천해지는 지난해 11월 (주)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 문화사업부를 합병하면서 선박 사업과 관련 없는 사진작품을 넘겨받고 94억원의 부채를 끌어안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회장의 사진작품이 여기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여 청해진해운과 천해지가 큰 경영부담을 안고 일가 이익을 챙겨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천해지는 합병의 대가로 보통주 48만여주를 발행해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문제는 합병으로 늘어난 자산 중 현금은 2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자산 가운데 126억원은 ‘상품’으로 분류돼있고 ‘상품’ 중 상당수는 유 전회장의 사진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천해지가 유 전 회장 일가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사진작품의 가치를 부풀린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또 회사 전 직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유 전 회장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달력을 개당 500만원씩 받고 13개 계열사에 수억원 씩 강매해 왔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계열사들의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진술이 사실로 밝혀지면 유 전 회장에게 형법상 강요죄가 성립된다.

마을 통째로?
부동산 집착

유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도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상당액의 은닉재산이 국내와 해외에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천해지 등 10개 계열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계열사는 2013년 말 기준 국내에 서울월드컵경기장 7개 규모와 맞먹는 109만3581㎡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장부가액 기준 1845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 부지를 비롯한 상당수 토지에 수련원이나 건물, 공장이 들어서 실제 가치는 2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계열사별로 천해지는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본사 부지로서 장부가액 83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 세모는 인천 부평구에 공장부지 등으로 면적 2만3000㎡, 장부가액 293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다판다와 문진미디어는 서울 강남에 부동산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다판다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등에 장부가액이 각각 8억∼47억원에 이르는 부동산 5곳을 보유하고 있다.

다판다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소재 부동산을 포함해 총 17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진미디어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와 부지, 서초동 아라타워, 안성시 물류창고 등 공시지가만 200억원이 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17년만에 5000억’ 재산형성 과정 추적
부채 탕감 받기 위해…고의 부도 의혹

문진미디어는 최근까지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7차례에 걸쳐 220억원 정도 융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해는 제주 서귀포를 비롯해 전북 완주와 경기 이천 등에 63억원 규모인 약 76만2000㎡의 부지를 소유 중이다. 청해진해운이 보유한 2억8000만원 상당의 인천 옹진군 토지는  2011년 CJ그룹이 섬 전체를 골프장 등 관광단지로 개발을 추진하려는 지역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유 전 회장 일가는 홍콩과 미국, 프랑스 등 13개국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진출 당시 270억원이던 자산을 최근 1000억원대로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이 부동산 매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가장 큰 라벤더 농장과 리조트를 운영 중이고, 뉴욕시 근교 40억원대 고급 저택과 맨허튼 허드슨 강변에 고급아파트, 로스앤젤레스 근교 팜스프랑스 소재 저택도 이들 일가 소유다. 2012년 프랑스 남부에서는 축구장 10배가 넘는 크기의 마을을 통째로 사들이면서 주목 받았다.

불법 거래와
탈세 의혹

검찰은 이 부동산이 유 전 회장 일가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인천지검 세월호 선사 특별수사팀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 추적은 각종 불법 사항을 적발하는 것 외에 세월호 피해자 분들의 손해배상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도 있기 때문에 만전을 기해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과 국세청 등 금융당국도 검찰과 별도로 불법 외환거래와 역외 탈세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유 전 회장 일가가 해외 자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유 전 회장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법적 책임을 떠나 전 재산 100억원을 내놓을 용의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일 뿐, 재산과 관련한 각종 의혹은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

유 전 회장측이 전방위로 압박해오는 수사의 칼날을 피하겠다는 꼼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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