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립대 전방위 인사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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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원순, 서울시립대 전방위 인사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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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일요시사 DB>

피 같은 학생 등록금으로 측근 챙겼나?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에 전방위 낙하산 인사를 실시한 정황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포착했다. 박 시장의 일부 측근들은 서울시립대에 초빙교수로 임용된 뒤 제대로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월 급여 500여만원을 꼬박꼬박 받아 챙겼다. 학생들이 낸 피 같은 등록금으로 박 시장의 측근들을 챙겨왔던 서울시립대의 실태를 파헤쳐봤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들이 최근 서울시립대(총장 이건·이하 시립대)의 초빙교수로 잇달아 임명됐다. 현재 시립대 초빙교수 15명 중 무려 8명이 서울시 출신이다. 이에 대해 시립대 측은 서울시가 이들의 임용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작 서울시 측은 지난 2일 언론을 통해 권오중 서울시 전 정무수석비서관과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을 시립대 초빙교수로 추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들이 박 시장의 시정을 2년 7개월간 함께 책임졌던 인물들로 관련 연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까지 신설

서울시장이 시립대 내부인사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시장이 시립대 총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총장은 서울시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시립대는 서울시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된다.

나머지 6명의 서울시 출신 인사들 역시 서울시의 추천에 의해 임용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되어 있는 서울시 출신 인사들은 권 전 정무수석비서관과 기 전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김형주(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상범(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김병하(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최동윤(전 서울시 경제진흥실장) 씨 등으로 모두 박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특히 이들 중 7명은 강의를 따로 하지 않는 연구목적 초빙교수로 임용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는 지난해 처음 신설됐다. 강의를 하지 않고 연구만을 전담하는 초빙교수를 임용한 것은 시립대가 지난 1918 년 개교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전까지는 초빙교수들이 강의와 연구를 병행해왔다. 현재 시립대에는 연구목적 초빙교수가 모두 8명 있는데 이 중 7명이 서울시 출신 인사들이다.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신설된 이후 가장 먼저 임용된 인물은 김형주 전 정무부시장이다. 김 전 부시장은 지난 17대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로 박 시장이 지난 2011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정무부시장 직을 맡아 박 시장을 보좌해왔다. 김 전 부시장은 지난 8월21일 뇌물수수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시립대 측은 김 전 부시장이 구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이 없어 앞으로도 한동안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립대에 임용된 초빙교수들은 경력과 능력에 따라 월 급여로 400~600만원 정도를 지급받고 있다.

지난 7월1일 임용된 기 전 정무부시장의 경우에는 좀 더 염치가 없었다. 그는 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바로 다음날인 7월2일 광주 광산을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7·30재보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기 전 부시장은 선거 중반부터는 출마지역을 서울 동작을로 옮겨 선거운동을 계속했다. 한 달가량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어 휴직계를 내는 것이 당연했지만 기 전 부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휴직계를 내지 않고 급여를 정상적으로 타갔다.

출근 안 해도 월 급여 500만원 꼬박꼬박
뇌물수수로 구속된 사람에게도 급여 지급


이에 대해서도 시립대 측은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신설되면서 관련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의 시스템대로라면 초빙교수가 단 하루도 출근을 안 한다고 해도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된다는 설명이다.

초빙교수가 출근을 하는지 안 하는지, 연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할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었다. 실제로 기 전 부시장은 지난 7월1일 초빙교수로 임용돼 벌써 임용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연구과제 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목적 초빙교수라면 연구과제를 먼저 정한 후 이에 맞는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임용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지만, 시립대에서는 특정인물을 먼저 임용한 후 뒤늦게 그 인물이 연구할 수 있는 과제를 부랴부랴 선정하고 있었다.

기 전 부시장뿐만 아니라 최근 임명된 연구목적 초빙교수들 중 상당수가 아직까지 연구과제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 시립대 측은 특히 지난 2013년 2월에 임용돼 1년 넘게 연구를 진행해온 김형주 전 부시장에 대해서도 “김 전 부시장은 연구과제는 정해져 있지만 연구과제가 무엇인지는 밝힐 수 없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해왔다.

대학의 지원을 받아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과제를 밝힐 수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또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느라 바빴을 김 전 부시장이 얼마나 내실 있게 연구를 진행했을지도 의문이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낙하산은 이미 있던 자리에 꽂아주는 것이었는데, 이번 사례는 아예 없던 자리를 새로 만들어 꽂아주는 신종 낙하산”이라고 지적했다.

시립대 사무실에서 직접 만난 기 전 부시장은 “현재 연구과제를 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빙교수로 임용되고 곧바로 선거에 출마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것도 다 감안해서 현재 연구를 하고 있다”고 짧게 말했다.

신종 낙하산?

일부 학부모가 자녀의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자살하고, 학업에 전념해야 할 대학생 상당수가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내몰리는 현실에서 박 시장이 피 같은 시립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측근들은 챙긴 것이 사실이라면 따가운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이에 대한 박 시장 측의 충분한 해명을 듣고자 했지만 서울시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 내용에 대해서는 시립대 측이나 개별부서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게 되면 박 시장 측이 제대로 반론권을 행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대변인실 관계자는 “그 부분은 기자님이 걱정하실 사항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시립대에 연구목적 초빙교수제도가 처음 신설되고 그 자리에 박 시장의 측근들이 대거 임용된 것은 과연 우연일 뿐일까? 박원순 시장의 시립대 전방위 낙하산 인사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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