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로비 의혹 치과협회 검찰 내사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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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법로비 의혹 치과협회 검찰 내사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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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로비? "누군가 투서 찔렀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정치적 탄압인가, 정당한 수사행위인가. 검찰의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과협회) 입법로비 수사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야당 의원들을 압박하던 검찰은 최근 별건으로 치과협회를 내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버이연합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특정 의원을 겨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 일각에선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개입을 의심하고 있는 눈치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현철)는 치과협회 정책국장 원모씨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원씨는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 등이 발의한 '의료기관 1인 1개소 개설'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2011년 12월 당시 국회 대관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탄압?

이날 검찰은 검찰은 김세영 전 치과협회 회장 등 전·현직 간부들이 2011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불법 네트워크 치과 척결 성금' 명목으로 걷은 25억여원의 회비 가운데 9억여원을 수차례에 걸쳐 인출한 사실을 근거로 원씨를 조사했다. 검찰은 다음 주께 치과협회 전·현직 간부들을 차례로 조사한 뒤 고발 대상에 오른 의원들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어버이연합은 지난 7월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전·현직 의원 13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내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달 31일 서울 성동구 송정동 치과협회 사무실, 전·현직 치과협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물 가운데는 후원금 입금 내역 등이 담긴 회계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는 입장이다. 같은날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의료법 개정은 윤리위원회를 강화하여 의료단체의 자정기능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야당이 고소·고발되면 검찰이 발 빠르게 압수수색하는 것은 누가 봐도 야당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야당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이종걸 의원도 한목소리를 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의 이름과 후원금 액수가 상세하게 집계된 어버이연합의 고발장을 보면 특정세력의 개입이 의심된다"며 "최근 서초동(검찰 주변)에는 이번 수사 착수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관여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폭로했다.

치과협회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치과협회는 원씨에 대한 소환사실이 알려지자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정당한 입법 활동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법을 지키며 불법과 싸워온 치과계 입장에서 검찰 수사로 전 국민 앞에 마치 범죄 집단처럼 비춰진 점에 매우 비통한 심정"이라며 "의사 1명이 1개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도록 하는 개정 의료법은 굳이 로비를 해가면서까지 만들 법안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치과협회는 어버이연합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뒤 "검찰은 어떤 의도에서 어버이연합이 이번 사태를 주도했는지 함께 파헤쳐 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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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 <사진=일요시사 DB>


표면적으로 치과협회 수사는 지난 6월 <주간조선>의 보도로 촉발됐다. 당시 <주간조선>은 치과협회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의 실명을 공개하며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 같은당 김용익·이미경·이춘석 의원 등이 의료법 개정 후 집중적으로 후원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김용익 의원은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주간조선>의 오보를 밝혀냈다. 김 의원은 "기사에 언급된 2011년 12월에는 국회의원이 아니었고, 2012년 6월에서야 초선 국회의원이 되었으므로 치과협회가 입법로비를 벌일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주간조선>은 이를 인용해 반론문을 실었다. 하지만 나머지 의원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상 다툼이 진행 중이다.

치과협회로부터 가장 많은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양 의원(3422만원)은 검찰의 핵심 타깃이다. 그런데 기자가 확인한 온라인 게시글을 보면 양 의원은 이미 지난해부터 치과협회와 함께 어버이연합의 핵심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의료법 통과 때 보이지 않는 손 작용?
국회의원들에 금품 건넨 정황 추적 중

다음 아고라 아이디 오늘뭐해(joonmin****), 온리유(appliad****), 꼬돌이(blueguy****) 등은 2013년 10월께부터 최근까지 각각 252개~289개(11월7일 기준)의 글을 올렸다. 거의 모든 글은 ▲치과협회를 비판하고 ▲경쟁업체인 유디치과(네트워크 치과)를 옹호하며 ▲양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신디(cindy****), 지용현(manis****), 박미숙(panam****), 이은주(czu***), 채승경(s10***) 등 27개의 아이디가 동일한 논조로 유사 게시물을 반복 올린 것을 확인했다.

이들이 '양승조법' '치과협회' '어버이연합' 등의 키워드로 올린 글은 파악된 것만 2100여개였고, 같은 문구와 사진이 여러 차례 중복·교체된 걸로 미뤄봤을 때 '알바'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조직적으로 글을 올린 사실이 분명했다.

실제로 가장 많은 글을 올린 꼬돌이, 온리유, 신디(cindy****) 등은 각각 2013년 10월25일부터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지용현, 박미숙, 이은주, 채승경, 야르(okyw****) 등은 2013년 12월12일(일부 13일)부터 2013년 12월30일까지만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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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과의사회관 <사진=일요시사 DB>


당시 작성된 글을 보면 양 의원의 발언을 인용한 경우가 많았다. 양 의원은 지난해 12월9일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박정희 대통령은 중정이란 무기로 유신통치를 했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에 의해 암살당하는 비극적인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국정원을 무기로 하면) 선친인 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 의원의 이날 발언은 보수진영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그리고 양 의원은 1년도 못가 검찰 수사를 받는 입장이 됐다.

이들의 댓글 공세는 한동안 잠잠하다가 올 8월20일부터 다시 활발해졌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틀 전인 18일 검찰이 "치과협회 입법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어버이연합이 양 의원 등을 고발한지 만 1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아이디 상민(lsm19****), 푸른하늘(sangmin****), 준시기(imurman****), 벼락(qufkr****), 오늘만같아라(tooday****), 깡돌(kks78****) 등은 20일을 전후로 댓글 활동을 시작해 모두 300여개의 글을 올렸고, 29일 나란히 활동을 종료했다. 이후 이들의 계정은 휴면상태가 됐다.

어버이연합 측은 지난해 12월해부터 '의료기관 1인 1개소 개설'을 반대해왔다. 체인점 형태의 치과(유디치과)가 많아져야 임플란트를 싸게 받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원래 해당 의료법 논쟁은 치과협회와 유디치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안이다. 양측은 수년간 민형사상 소송을 주고받으며 극렬하게 대립했다.

양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으로 업무에 비상이 걸린 쪽은 유디치과였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유디치과와 어버이연합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칼자루는 검찰로 넘어왔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치과협회에 대한 수사가 복합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귀띔했다. 일부 지역 치과협회가 수십억원의 회비를 만들어 대출상품에 투자한 의혹 등에 대해 사실을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투서를 넣은 내부 관계자는 "일부 임원이 투자수익을 나눠 먹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 여하를 떠나 이번 치과협회 수사에서 검찰이 쥔 카드가 제법 많음을 암시한다.

검찰 꽃놀이패

지난달 치과협회 측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문제가 된 9억원의 용처를 기재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증거인멸은 구속영장 발부에 유리한 조건이다. 상황에 따라 치과협회 일부 간부가 플리바게닝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아울러 검찰은 최근 물리치료사협회를 압수수색했는데 이 역시 야당을 겨냥한 것이란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물리치료사들이 입법로비를 했다는 게 수사의 핵심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꽃놀이패를 쥔 검찰과 코너에 몰린 야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참고자료>

‘치과협회’ ‘양승조법’ 관련 인터넷 반복 게시물 일체

아이디 기간 글 수

tooday****2014년 8월19일부터 8월29일까지 65개

sangmin****2014년 8월20일부터 8월29일까지 60개

imurman****2014년 8월20일부터 8월29일까지 61개

kks78****2014년 8월20일부터 8월29일까지 60개

lsm19****2014년 8월21일부터 8월29일까지 50개

qufkr****2014년 8월25일부터 8월29일까지 38개

czu***2013년 12월12일부터 같은해 12월30일까지 43개

okyw****2013년 12월12일부터 같은해 12월30일까지 81개

heshu****2013년 12월12일부터 같은해 12월12일까지 4개

panam****2013년 12월12일부터 같은해 12월30일까지 42개

manis****2013년 12월12일부터 같은해 12월30일까지 34개

akswo****2013년 12월16일부터 같은해 12월26일까지 32개

s10***2013년 12월12일부터 같은해 12월30일까지 41개

dhaa****2013년 12월23일부터 같은해 12월23일까지 9개

blueguy****2013년 10월25일부터 최근까지 279개

appliad****2013년 10월25일부터 최근까지 252개

cindy****2013년 10월25일부터 2014년 7월10일까지 143개

joonmin****2013년 10월21일부터 최근까지 289개

zxcvbn****2013년 7월5일부터 2014년 1월3일까지 72개

mirua****2013년 12월3일부터 2014년 11월3일까지 202개

soyeu****2013년 10월29일부터 같은해 12월16일까지 69개

blueguy****2014년 5월31일부터 11월5일까지 132개

min****2013년 11월13일부터 같은해 12월16일까지 11개

gan2bu****2012년 4월26일부터 최근까지 32개

dslov****2013년 10월31일부터 같은해 12월11일까지 29개

ftai****2014년 6월2일부터 6월5일까지 22개

uijin****2014년 11월5일부터 최근까지 3개

※일부 아이디는 치과협회 관련 없는 글 일부 게재(tooday****, blue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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