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김한길-정대철 삼각연대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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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김한길-정대철 삼각연대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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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안철수·김한길 전 공동대표(사진 왼쪽부터)

친노에 맞설 최정예 '비노 어벤저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김한길 의원과 정대철 상임고문의 삼각연대설이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비노계의 핵심 3인방인 세 사람이 지난 1일 전격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각각 영남(안철수)과 수도권(김한길), 그리고 원로그룹(정대철) 지분을 갖고 있는 세 사람이 뭉친다면 독주하고 있는 친노에 맞설 최정예 ‘비노 어벤저스’의 탄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비노(비노무현)계의 핵심 3인방인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안철수, 김한길 의원과 정대철 상임고문이 지난 1일 전격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세 사람은 4·29재보선 참패 이후 집요하게 문재인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발언을 해온 인물들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독주하고 있는 친노계에 맞서기 위해 세 사람이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비노 어벤저스
친노를 물리쳐라

각각 영남(안철수)과 수도권(김한길), 그리고 원로그룹(정대철) 지분을 갖고 있는 세 사람이 뭉친다면 최정예 비노 어벤저스의 탄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해당 보도 이후 김한길 의원은 이번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었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냈지만 지난 1일이 아니더라도 정대철 고문과 김한길 의원의 회동 목격담은 여의도에서 공공연하게 들려오고 있다. 세 사람의 수상한 행보다. 

세 사람은 새정치연합의 4·29재보선 참패 이후 줄곧 문 대표와 대척점에 서고 있는 인물들이다. 지난 2일에는 문 대표가 ‘위기에 놓인 당의 분위기를 재정비하자’며 모든 새정치연합 의원을 대상으로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워크숍을 진행했지만 안 의원과 김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권의지 확실히 드러낸 안철수
김한길-정대철, 좌우 날개 달까?

비노계의 핵심인 두 사람이 불참하면서 문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한 워크숍은 시작부터 김이 샜다. 특히 안 의원은 문 대표가 가나안농군학교에서 농사일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때 한 라디오 공개방송에 출연해 난데없이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나서서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안 의원은 “2017년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뚜벅뚜벅 걸어가며 하나씩 결과를 보여드리겠다. 판단은 제가 아닌 국민들의 몫”이라고 얼버무리려 했지만 사회자가 확실한 답변을 해달라고 재촉하자 끝내 “그럼요”라고 짧게 답하면서 대선출마 의사를 확실하게 밝혔다. 

안 의원의 발언에 현장의 반응은 그야말로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할 만큼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안 의원 측은 파장이 커지자 사회자가 워낙 대선 출마 여부를 확실히 말해달라고 재촉해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 시기가 미묘했다.

달라진 안철수
킹메이커 등장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이 의도했든 안 했든 결과적으로 문 대표에게 고춧가루를 뿌려도 제대로 뿌린 것”이라며 “이번 워크숍은 문 대표가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말 야심차게 준비한 것인데 안 의원의 깜짝 선언으로 이슈가 분산됐다. 아무리 사회자가 재촉을 했다고 해도 피해나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을 텐데 공개적인 자리에서 대권도전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은 최근 안 의원이 차기 대권도전에 대한 결심을 굳혔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 

또 이날 안 의원은 우유부단하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자신은 결단할 때는 결단하고 내려놓을 때는 내려놓는 선택을 해왔다”며 “다만 진실은 시간이 가면 알아준다고 생각하고 구구절절 변명을 하지 않았는데(그런 모습이 우유부단하게 비친 것 같다)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로 안 의원은 최근 차기 대권에 대해 무척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과 회동했었던 정대철 고문도 안 의원이 대권에 대해 너무 강한 의지를 드러내 다소 놀랐다는 언급을 했다. 정 고문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동 당시)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의 대통령후보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하겠다고 아주 직설적으로 얘기해 다소 놀랐다. 나도 이젠 양보하지 말라고 농담을 건넸더니 안 의원이 웃더라”고 말했다. 

안 의원이 차기 대권출마 결심을 굳혔다면 최근 사사건건 문 대표와 날을 세우고 있는 이유도 설명이 가능해진다. 정치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안 의원이 미리 잡힌 공개방송 일정 때문에 워크숍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이번 워크숍은 1박2일간 진행됐기 때문에 방송이 끝난 후에도 충분히 참석할 수 있었다”며 “이번 워크숍엔 미리 잡힌 개인 일정을 마치고 뒤늦게 참석한 의원들도 있었다. 결국 앞으로 문 대표와는 계속 각을 세우며 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아니겠냐”고 전망했다. 

안 의원이 차기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당내 최대계파인 친노의 수장이자 당대표 자리까지 꿰차고 있는 문 대표를 반드시 넘어서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 의원과 정 고문의 도움이 절실하다. 안 의원은 유력한 잠룡 후보지만 당내 세력이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과 정 고문은 정치권에서 이미 유명한 킹메이커이기도 하다. 

우선 김 의원은 수도권에서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선 김 의원을 수도권 비노진영의 중심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김 의원은 출생지는 일본 동경이지만 본적은 서울이다. 서울 구로구와 광진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고 마포 노웅래, 동대문 민병두, 성동구 최재천, 인천 문병호, 경기 오산 안민석, 경기 안양 이종걸 등 김한길계 의원들이 수도권에 다수 포진되어 있다. 

정 고문 역시 중요한 퍼즐이다. 정 고문은 현역의원은 아니지만 새정치연합 원로그룹의 좌장격으로 호남에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동교동계 원로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다. 호남은 야권의 심장이다. 안 의원이 차기 대선 경선에서 문 대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남을 잡아야만 한다. 
호남이나 대구경북 모두 인구수는 비슷하지만 새정치연합 권리당원 비율은 호남이 56%나 되고 대구경북은 0.4%에 불과하다. 호남의 표심에 따라 경선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 2·8전당대회에서 호남에 기반을 둔 박지원 의원이 대중적 인기도가 높은 문 대표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정 고문은 특히 박지원 의원과도 깊은 친분이 있다. 현재 호남의 민심이 문 대표와 친노에게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은 안 의원으로서는 분명한 대권 청신호다. 당내 경선에서 수도권과 호남은 가장 중요한 요충지다. 

물론 김 의원과 정 고문에게도 안 의원은 꼭 필요한 존재다. 현재 친노계와 각을 세우려는 비노계로서는 마땅한 구심점이 없어 고민해왔다. 재보선 참패 이후 비노계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친노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아무리 외곽에서 친노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다고 해도 정치적인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소위 비노라고 불리는 이들은 친노가 아니라는 것이 유일한 공통점일 뿐 하나의 조직이나 이해관계로 뭉쳐있는 계파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백가쟁명식 의견을 내놓을 뿐 정치적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계파는 없다?
공허한 외침

차기 총선을 앞둔 현재 비노계의 불안감은 극에 달해있다. 비노계의 불안감은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진행된 새정치연합 워크숍 과정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농사체험 도중 비노계의 한 의원이 “배 솎아 내기 작업을 시키는 것이 ‘공천 물갈이’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 여기는 호남이고, 여기는 수도권인가?”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 악수 나누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김한길 전 공동대표

그러자 주변에 있던 의원들은 “미리 솎아내야 나머지 열매가 튼실하게 자란다. 뻣뻣하게 고개 치켜든 열매를 놔두면 안 된다” “머리 쳐든다고 다 잘라야 하나. 그러면 누가 할 말을 하겠나” 등의 대화로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문 대표가 당의 혁신을 인적쇄신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은연중에 내비치면서 비노계의 불안감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차기 총선은 차기 대선 직전에 치러지는 선거이니 만큼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문 대표로서는 측근 챙기기를 안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문 대표의 ‘계파는 없다’는 말을 비노인사들이 아무도 믿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세 사람 뭉치면 비노계 결집
총선 앞두고 친노-비노 총력전

이 관계자는 또 “안 의원이 대선을 2년이나 앞둔 시점에 무리하게 대권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도 결국 이런 사정 때문”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밀리면 대권도 물 건너간다. 총선 공천과정에서 자신들을 지켜달라는 비노계의 요구와 지켜줄 테니 나를 대권 후보로 만들어 달라는 안 의원의 요구가 맞아 떨어진 결과가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구심점 역할을 할 마땅한 인물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비노진영으로서는 안 의원만큼 매력적인 인물도 없다. 안 의원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청렴한 이미지에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다. 정치경험이 일천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9단인 김 의원과 정 고문이 주변에서 안 의원을 돕는다면 미숙한 정치경험도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다.

세 사람의 삼각연대는 지난 대선에서 이해찬-박지원-문재인 3인이 구성했던 이-박-문 삼각연대를 떠오르게 한다. 지난 대선 당시 이-박-문 연대는 초선의원이던 문재인 대표를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에까지 올려놨다. 이-박-문 삼각연대를 통해 이해찬 의원은 당대표를 맡았고 박지원 의원은 원내대표 자리를 꿰찼다.

마지막 결전
드디어 승부 낸다

세 사람은 각각 지역적 안배도 이뤘다. 이 의원은 충청권에 지분을 가지고 있고 박 의원은 호남에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문 대표는 영남권 출신이니 지역별 구도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두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았더라면 문 대표는 결코 대선후보 자리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 

당시 문 대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단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완전한 정치초보였다. 따라서 안철수, 김한길, 정대철 세 사람의 삼각연대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당내에서 세 사람의 뒤를 따르려는 비노계 의원들이 우후죽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연 안 의원은 안-김-정 삼각연대를 발판으로 자신의 최대 난적인 문재인 대표를 넘어설 수 있을까?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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