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호남 물갈이론’ 예상자 명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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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호남 물갈이론’ 예상자 명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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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김관용·우윤근·박지원 의원

“호남 의원 10명 중 7명은 위험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이 벌써부터 ‘호남 물갈이론’으로 시끄럽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조국 위원은 ‘호남 현역의원 40% 이상 물갈이’를 주장했고, 당 지도부도 혁신의 중심이 물갈이에 있음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만약 호남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진다면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현역의원은 누구일까? <일요시사>가 그 명단을 예측해봤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선거 때마다 호남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실시해왔다. 호남은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야권의 텃밭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 정치인들은 경쟁력을 키우기보단 현재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공천 칼바람
호남은 동네북?

이들의 기득권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새정치연합은 총선이 치러질 때마다 호남에서 공천 칼바람을 일으켰다. 최근 치러진 16대, 17대, 18대, 19대 총선에서 호남 현역의원의 상당수는 공천 칼바람을 맞고 반 강제적으로 정치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새천년민주당은 호남 현역의원 17명(※현재 호남 의석은 30석) 가운데 절반 이상인 10명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19대 총선에서도 공천심사 과정에서 현역의원 절반이 물갈이 됐다. 만약 이번에도 호남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진다면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현역 의원은 누구일까?

우선 당 안팎에서는 박주선(3선. 광주 동구) 의원의 이름이 자주 거론된다. 박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공천에서도 ‘전직 동장 자살사건’에 휘말려 탈락한 바 있다. 이후 박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결국 당선되긴 했지만 전국 최저 득표율(31.6%)로 당선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박 의원은 ‘4번 구속, 4번 무죄’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1999년 옷 로비 의혹사건, 2000년 나라종금사건, 2004년 현대건설 비자금사건 등 굵직굵직한 비리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던 것. 비록 나중에 무죄판결을 받긴 했지만 도덕적으로 흠결이 많은 인사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박 의원은 3선 중진의원으로 이 같은 흠결이 없다고 해도 유력한 물갈이 대상이다.

게다가 박 의원은 최근 들어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노골적으로 신당행을 검토하고 있다. 박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신당행을 선언한 당원 50여명에게 국회 기자회견장을 대여해준 것으로 알려져 해당행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 박 의원은 최근 문 대표가 세월호 동조단식을 하는 바람에 7·30재보선에서 참패했다고 주장했는데, 문 대표가 동조단식에 나선 것은 재보선 이후라서 당대표를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 본인도 자신이 물갈이 대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꾸 신당을 언급하며 겉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당 움직임
기득권 유지?

무소속 천정배 의원(5선)을 제외하고는 호남 최다선 의원인 김성곤(4선. 전남 여수시갑) 의원도 교체대상을 손꼽힌다. 호남 최다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유력한 교체대상으로 꼽히는데, 김 의원은 전남 여수시갑에서 8·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상영 전 의원의 아들이기도 하다. 부자가 대를 이어 한 지역구에서 30년 가까이 국회의원직을 한다는 것은 자칫 세습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지난 1월 실시된 순천KBS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의원에 대한 재지지 의사를 묻는 질문에 김 의원의 지역구 주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김 의원을 재지지하겠다는 여론은 46.9%에 그쳤고 지지하지 않겠다는 여론은 41.9%나 됐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여수에서는 여수박람회장 사후활용 문제와 계속되는 인구감소 등으로 김 의원에 대한 불만이 축적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유일한 호남 4선의원임에도 상대적으로 중앙에서의 활약이 미비하고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도 있다.

 



 ▲ 혁신안 발표하는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유성엽(3선. 전북 정읍) 의원도 자천타천 물갈이 대상자로 거론된다. 유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다. 이후 유 의원은 전북 정읍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18대, 19대 총선에서 연거푸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민선 3기 정읍시장을 지내기도 한 유 의원은 그야말로 정읍 토박이로 지역에서의 인기가 상당하다.

하지만 유 의원이 새정치연합에 복당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새정치연합은 경선 불복, 탈당인사를 공천심사에서 원천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지난 2006년 전북도지사 경선에서 불복한 전력도 있다. 탈당과 경선 불복 이력이 공천심사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유 의원은 평소 불같은 성격으로 여러 차례 막말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서는 “쓰레기 같은 기자는 태풍이 쓸어버려야”한다고 해 논란을 일으켰고, 전북도당 의원 간담회에서는 이견을 표출했다는 이유로 동료의원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탈당자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유 의원은 조기 복당을 주장했으나 해당 의원이 반대하자 참지 못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욕설을 한 것이다. 막말에 대한 징계수위를 높이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최근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 같은 전력은 공천 과정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이상직(초선. 전북 전주시완산구을) 의원의 경우는 후보 경쟁력이 문제다. 전주 완산을은 선거 때마다 주자가 많아 현역이라도 공천을 받기 쉽지 않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게다가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무려 35.8%의 득표율을 차지해 이 의원(47.0%)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호남 텃밭에서 치러진 선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의원의 후보경쟁력이 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가능하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비밀 선거조직 운영 등 각종 불법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었다. 최종적으로 의원직 유지가 가능한 벌금 80만원을 선고 받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공천 방식, 호남 의원들에 절대 불리
혁신위, 호남 물갈이론 공공연히 언급

당선 가능성만 놓고 따지면 장병완(재선. 광주 남구) 의원의 고민도 깊다. 자신의 지역구에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강 전 시장은 남구에서 2000년 16대 총선과 2008년 18대 총선 때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때문에 장 의원은 벌써부터 지역구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미 강 전 시장도 남구 풍암동에 자신의 사무실을 개소했다.

장 의원의 경우는 지난해 친형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의 형은 장병우 전 광주지법원장이다. 장 전 법원장은 지난해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황제노역’ 판결을 내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장 전 법원장의 경우는 동생의 선거구를 관할하는 광주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왔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됐다. 장 의원은 자신의 비서관이 각종 민원 해결비 명목으로 뒷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김관용·우윤근·박지원 의원

권은희(초선. 광주 광산을) 의원도 내년 총선 공천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30재보선을 통해 당선된 권 의원은 현재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외압 지시 의혹을 제기했다가 위증 혐의로 고발돼 재판을 받고 있다. 권 의원의 공천 당시 여당은 거짓 폭로의 대가로 새정치연합이 권 의원을 공천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새정치연합 전병헌 전 원내대표조차 권 의원의 공천에 대해 “정의로운 증언의 가치를 반감시킨 공천”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권 의원 공천 이후 불리한 여론이 조성됐고 결국 새정치연합은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말았다.

권 의원도 당선되긴 했지만 투표율이 22.3%에 그쳤고, 득표율은 60%를 겨우 넘겼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권 의원이 당선되더라도 득표율이 60% 이하면 사실상 패배라는 분석이 있었는데, 야권의 텃밭에서 패배나 다름없는 승리를 한 것이다. 이런 논란을 겪었던 권 의원을 내년 총선에서 다시 공천한다면 선거 판세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깃발만 꽂아도 당선?
깃발 꽂기가 어렵다

특히 권 의원의 지역구는 원래 이용섭 전 의원의 지역구였는데 최근 이 전 의원이 문 대표와 독대를 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시장 공천에서 탈락한 후 탈당했던 이 전 의원은 지난 4·29광주 서구을 재보선 과정에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전 의원이 곧 복당해 광주 광산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직접적인 물갈이를 하지 않더라도 초선이며 지역조직이 빈약한 권 의원이 오랫동안 해당 지역에서 기반을 구축해온 이 전 의원과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호남 갈아엎고 대권 잡을까?
더 이상 호남 눈치 볼 필요 없다?

일각에선 계파에 의한 물갈이가 예상되기도 한다. 그럴 경우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김관영(전북 군산) 의원이 가장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지역에서는 김 의원에 대적할 만한 후보들이 없지만 지난 선거 당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던 전력이 약점이다. 김 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자원봉사자를 동원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밝혀져 재판에 넘겨졌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선수로만 따지면 전북 김춘진(고창·부안), 최규성(김제·완주) 의원과 광주·전남 김동철(광산갑), 박주선(동구), 강기정(북구갑), 박지원(목포), 우윤근(광양·구례), 주승용(여수을) 의원도 물갈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 제기됐던 ‘호남 중진의원 수도권 차출론’이 오는 20대 총선에서도 제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진 차출론
살아 돌아올까?

이들은 모두 3선 의원들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호남 중진 차출론 군불 때기가 한창이다. 새정치 혁신위원들은 잇따라 중진의원들의 적지 출마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호남 중진 차출론에 의해 수도권에 출마한 호남 중진의원 중 살아남은 사람은 정세균 의원이 유일하다. 정동영, 김효석 전 의원 등 모두 쟁쟁한 인사들이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결국 낙선하고 말았다.

한편 당 지도부와 혁신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 다시 호남 물갈이론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호남 의원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호남에서 자꾸 인위적인 물갈이를 하면 다선의원이 나올 수 없고 중앙정치에서 호남의 입지 또한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야권의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은 호남인데 호남이 역차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중앙당의 횡포에 대항해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과연 호남 물갈이 공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국 “호남 눈치 볼 필요 없다”

대규모 호남 물갈이 예고?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으로 임명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조 교수는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야권)신당은 상수로, 혁신위가 어떻게 하더라도 신당은 나올 수밖에 없다. 내가 호남 사람이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안 찍는다. 돈 대주고 힘 되어주는데 의사결정에서 소외된다고 여긴다면 찍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말의 뜻을 해석하자면 어차피 호남에서는 새정치연합을 찍지 않을 것인데, 그렇다면 호남 출신 국회의원들 눈치 볼 것 없이 호남 대폭 물갈이가 가능한 혁신안을 만들자는 것이다.

특히 조 교수의 이런 발언은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분당 탈당을 주장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본인의 기득권 유지 차원에서 하는 말”이라고 비판한 직후에 보충 설명하듯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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