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연대론 '경우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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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3당체제> 힘받는 연대론 '경우의 수'

일요시사 0 551 0 0
▲ (사진 왼쪽부터)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 고문,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정의화 국회의장

안철수 놓고 혼돈의 이합집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합집산’은 정치인의 본능이다. 원수처럼 서로 물어 뜯다가 어느 순간 손을 잡는다. 반복되는 모습에 국민들이 피로함을 호소하는 건 당연지사. 그러나 최근 정치판에서는 여야를 초월한 연대붐이 일고 있어 신선함을 주고 있다.

하나보단 둘, 둘보다 셋. 정치권은 이러한 합의 원리가 ‘권력’이라는 힘으로 투영되는 곳이다. 때문에 사람의 합을 뜻하는 연대는 곧 힘을 상징하기도 한다. 정치인들의 연대는 이러한 힘에 대한 갈증이 커질수록 자주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낸다. 국회 개원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연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연정론 주목

최근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소식은 국민의당의 연정론이다. 국민의당이 중심이 돼 새누리당 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과 힘을 합쳐 새로운 형태의 정부를 세울 것이란 예상에서 나왔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집권전략으로 사용할 법한 일종의 가상 시나리오다.

국민의 관심을 끈 이유는 국민의당의 연정론이 과거 ‘DJP연합’과 묘한 기시감을 줬기 때문이다. 과거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김대중 총재는 15대 대선을 앞두고 반 DJ정서가 있자 당시 자민련 총재였던 김종필과 연대해 DJP연합을 만들었다. 이때 JP에게 DJ는 내각제 개헌을 약속했다. 권력을 나누겠다는 약속이었다. 마찬가지로 ‘새누리당-국민의당’ 또는 ‘더민주-국민의당’을 통해 새로운 정부를 세우고 몇 개 정부부처에 대한 권한을 국민의당이 갖는다는 게 연정론의 핵심이다.

그러나 연정론은 오래 가지 못하고 역풍을 맞았다. 새누리당-국민의당 연정론이 호남민심의 반감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호남이 최대 표밭인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서 연정론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을 정도다.

연정론이 당 대 당의 연대라면 정치인들끼리의 연대도 있다. 최근 정치권에는 ‘안철수-정의화’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정의화 국회의장은 ‘새로운 정치결사체’의 필요성을 언급한 상황이다. 지난 3월말 기자들과 만나 “정치 결사체도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며 “우선은 우리 정치가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가 될 수 있도록 자극을 줄 수 있는 어떤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정 의장은 퇴임과 함께 싱크탱크를 출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새한국비전 연구원’으로 명명한 이곳에서 정 의장은 정치인을 양성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정치권은 새로운 정치결사체의 실체가 이 연구원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정 의장이 임기를 마치고 부산으로 내려가 정치연구소를 차리고 자기 정치를 시작할 것이란 얘기가 있었다. 즉 정 의장이 첫 원외 행보를 부산에서 시작한다는 의미였다. 이에 같은 부산 출신인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와 손잡을 것이란 예상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안철수-정의화-손학규 조합 ‘드림팀?’
반기문과의 연대 주목…문재인 때문?

안철수-정의화 조합은 향후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영호남 통합 대선주자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 안 대표 입장에서 정 의장의 존재는 천군만마와 같을 수 있다.

여기에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의 연대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안 대표는 총선이 있기 전 ‘국민연대론’을 강조했는데, 손 전 고문과의 연대가 이를 위한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즉 호남의 국민의당과 안 대표가 부산의 정 의장, 수도권의 손 전 고문과 손잡아 국민연대론을 완성해 갈 것이란 내용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안 대표는 가장 유력한 미래권력 후보로 위용을 갖추게 된다. 이미 안 대표는 한차례 정 의장과 손 전 고문과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달 4일 있었던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안 대표는 현장에서 손 전 고문에 대해 “그분의 경륜과 지혜를 꼭 부탁드리고 싶다. 국민의당에 꼭 필요한 분이고 지향점이 같다고 믿는다. 계속 (영입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에 대해선 그가 언급한 총선 후 정치결사체를 언급하며 “처음에 (국민의당을) 창당할 때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 다 함께 할 수 있다고 했다. 지속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안철수를 중심으로 한 명의 이름이 더 언급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연대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의외의 조합에 의아할 수 있겠지만, 이는 전적으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안 대표 간의 정치적 역학 관계에서 비롯된 얘기다.

안 대표와 문 전 대표 두 사람은 이미 18대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잡음을 만들어냈다. 대선 출마가 유력한 두 사람이기에 야권 당일 후보 얘기가 나오면 다시 한 번 이전과 같은 갈등에 직면할 수 있다. 때문에 안 대표가 문 전 대표 대신 반 총장과 연대 또는 후보단일화 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헌을 통해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둘(안철수·반기문) 사이에 본격적인 얘기가 오갈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시작된 편가르기

지난 총선에서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김부겸·이정현·홍의락 등이 만들어낸 지역주의 약화일 것이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이 앞으로 있을 대선에서도 이러한 바람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다. 즉 영호남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후보가 미래 권력을 잡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아직 완전한 벽 허물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 한 사람의 개인기만으로는 힘들 수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영남 기반의 호남 대선주자, 또는 호남 기반의 영남 대선주자가 수도권 유력 정치인과 손을 잡는 그림이 계속적으로 그려질 전망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홍문종의 반기문 사랑

과거 ‘반기문 대통령-친박계 총리’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최근 이를 다시 시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한 그는 “당에 계시는 분들이 우리 당의 대권 후보를 외부에서 모셔 와야 하지 않느냐고 말씀하신다. 저도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가 떨어져나간 새누리당에서는 줄곧 ‘반기문 영입설’이 나오는 상태에서 나온 다분히 의도된 대답이었다는 게 정치권의 시선이다. ‘반 총장을 염두에 둔 것이냐’고 사회자가 질문하자 홍 의원은 “특정한 분을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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