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3번째' 방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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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3번째' 방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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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친박·JP 면담설에 정가 ‘들썩’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 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행보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돼 정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기문 대망론'이 있기 전 대부분의 일정을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보냈다면, 이젠 TK(대구·경북)같이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는 지역 방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대망론’에 선을 그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국내 정치를 의식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 <일요시사>는 5월 마지막 주를 뜨겁게 달굴 반 총장 방한의 비밀을 파헤쳐봤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한국을 찾는다. 예고된 방한까지 합치면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3번째(앞서 2013년 8월, 2015년 5월에 2회) 방한이다. 특히 이번 방한은 총선을 치른 후라는 점에서 정가의 관심이 높다. ‘여소야대’라는 국내 정세의 큰 회오리가 있었고 정계 초점이 내년 대선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주자 후보로 꼽히는 반 총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더불어 반 총장의 행보에도 이전과는 다른 점이 포착되고 있다.

총선 후…의미는?

반 총장은 6일간 ‘한국→일본→한국’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오는 25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포럼’을 시작으로 26∼27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30일 경주서 개막하는 ‘유엔 DPI(공보국) NGO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반 총장의 마지막 방한이 지난해 5월 ‘2015 세계교육포럼’(WEF) 참석이었기 때문에 총선 후 첫 방한이다. 이에 유력 대선주자들이 줄줄이 떨어져나간 새누리당은 물론 야권에서도 반 총장의 방한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반 총장이 새누리당의 지역 기반인 대구·경북(TK)를 방문할 것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가는 더욱 술렁이고 있다. 경북도의 요청으로 반 총장은 오는 29일, 안동을 찾아 하회마을서 기념식수와 오찬을 하고 안동 일대에 살고 있는 종손들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행보가 반 총장이 내년 대선 출마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또한 미공개된 28∼29일 서울 일정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틀 동안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대선 출마 여부는 물론 향후 어떤 당의 후보로 나설 지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심이 높아진 데는 반 총장의 주변 상황도 한몫한다. 다른 새누리당 대선주자들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면서 상대적으로 반 총장의 몸값이 껑충 뛰었다. 비공개로 친박계 핵심 인사들을 만나는 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친박계서 반 총장을 원하고 있다는 것은 이젠 공공연한 사실이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최근 YTN라디오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새누리당 입장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다. 반 총장이 어떻게 할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당의 정강정책에 맞고 대한민국의 미래에 필요하고 우리 당의 미래에 필요하다 싶으면 모셔오는 것도 우리 당이나 대한민국을 위해 좋은 선택이 아니겠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보기에 반 총장은 상수다.”


 


▲ 이원종 대통령 신임 비서실장

친박계 중진 정우택 의원도 T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으로서는 반 총장에게 기대를 많이 갖고 있다”며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은) 개인적 소견으로는 반반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국민이 영화로 말하자면 ‘기대하시라, 개봉박두’처럼 기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8∼29일 극비 진행 ‘누구 만나나?’
발등 불 떨어진 친박 적극대시 예고

최근 당·청에서 충청권 인사들을 중용하고 있는 것도 반 총장 영입을 위한 과정이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청와대는 이병기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이원종 전 충북도지사를 임명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당선된 데는 친박계의 지원이 있었다. 지난 17일, 사퇴한 김용태 전 혁신위원장은 정 원내대표가 내정한 사람이다.

이들 셋은 모두 '충청인사'라는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임명을 두고 캐스팅보트를 쥔 충청 민심을 끌어안는 동시에 반 총장과의 핫라인 구축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것이다.

최근 불거진 ‘청명회’ 논란도 이의 연장선에서 시작됐다. 당·청이 반 총장과 핫라인 구축을 위해 충청 인사들을 중용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청명회는 충북 출신 정재계 인사들의 모임으로 반 총장을 영입하려는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비서실장으로 이 전 충북도지사를 선택한 이유가 반 총장과 같은 청명회 회원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정가에 돌았다).

이 신임 비서실장은 반 총장과 거리를 뒀다. 인선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서 ‘반 총장과 두터운 인연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같은 고향인 정도”라며 “각별하기는 뭐…”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분하고는 최근에 본 적이 없다. (노무현정부 때) 그분이 (청와대)수석에 있을 때 옆자리에서 본 게 마지막”이라며 “이제 언론이 그런 걸(반 총장과 가깝다는 얘기) 좀 바로잡아 달라”고 했다.

 


▲ 김종필 전 총리

서울 일정 동안 JP(김종필 전 국무총리)와의 만남이 성사될까도 정가의 관심사다. 지난 13일 ‘올해의 자랑스러운 육사인상’을 수상하기 위해 육군사관학교(서울 노원 소재)를 찾은 JP는 반 총장과의 면담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반 총장에게서) 아무 연락이 없다. 계기가 되면 만나보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1월경 두 사람은 교감이 있었다. 올해 구순을 맞은 JP는 반 총장으로부터 “훗날 찾아뵙고 인사 올리도록 하겠다”는 서신을 받았고, 이에 “금의환향하라”고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에 나서기 전 정치 원로를 찾아가는 게 정치권의 오랜 관행이라는 측면에서 면담 후 과연 반 총장에게 심경의 변화가 일어날지도 주목된다.

정가에서는 반 총장의 이번 방한을 시작으로 친박계가 더욱 적극적으로 반 총장 영입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전국위 무산이라는 극단의 수를 쓴 친박계가 패권주의 완성을 위해 반 총장 영입에 사활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정가에서는 친박계의 반 총장 추대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즉 친박계가 새누리당 경선으로 반 총장을 보내는 것이 아닌 대선 4개월 전쯤 추대를 통해 대권후보로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드디어 대권 행보?

이미 정가에서는 반 총장이 대선주자로 나선다고 해도 ‘흔들기’를 통해 힘을 잃게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4개월 전 추대설은 이런 지적에 대한 대안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당헌 제 94조를 보면 ‘대통령후보자의 선출은 대통령 선거일 전 120일까지 하여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즉 4개월 전 추대설이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선 전까지 꾸준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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