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폭로’ 충격의 증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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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법정 폭로’ 충격의 증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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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최순실씨, 장시호씨,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성수석

박근혜 채울 ‘빼박 족쇄’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최순실 게이트의 법정 공방서 새로운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혐의를 부인하던 피의자들은 자백을, 증인들은 새로운 증언을. 검찰은 혐의를 부인한 피의자들을 향해 ‘빼도 박도 못할’ 증거를 내놨다. 최순실 게이트의 법정 공방서 나오는 새로운 증언들을 모았다.

“삼성동 2층 방, 유주(최순실씨의 손자) 유치원.”

장시호씨가 재판서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밀접한 관계를 드러낼 수 있는 사건들을 폭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24일 열린 최씨에 대한 뇌물 사건 재판서 장씨는 증인으로 출석했다.

“자택에 현금다발”

장씨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 자택 2층 방에 현금이 있으니 그 돈으로 정유라와 손자를 돌봐달라”고 부탁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장씨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 사저 2층에 있는 돈을 가져와 최씨의 딸 정씨와 손자를 돌봐달라고 부탁했다고도 했다.

장씨는 지난해 검찰 특수본 조사를 받으며 검사실서 최씨를 만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담당 검사를 마주 보고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최씨가 계속 장씨에게 무언가 귓속말을 하려 했다고 한다. 장씨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못 알아듣겠다는 표시를 하자 최씨가 A4 용지를 반으로 접어 담당 검사에게는 보이지 않게 ‘삼성동, 유연이(정유라), 유치원’이라고 글자를 썼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검사에게 물이 마시고 싶다고 말해 검사가 정수기로 이동하자 다시 종이에 또박또박 ‘삼성동 2층 방, 유주(최씨의 손자) 유치원’이라 쓰고 귓속말로 “잘 들어. 2층 방에 돈 있어. 유연이 유주 그 돈 갖고 키워”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씨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경제공동체’임을 입증할 수 있는 주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관·총장 추천”

특검팀은 최씨가 장·차관급과 국립대 총장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을 폭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심리로 지난 24일 이임순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공판에 “이 교수로부터 ‘장관과 식약처장, 미얀마 대사 등 자리에 인사를 추천해달라’거나 ‘경북대 총장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특검의 진술 조서에 따르면 인사 추천은 최씨가 최씨 일가의 주치의 역할을 하던 이 교수를 통해 인사 대상자를 알아봐 달라고 요청하면, 이 교수가 서 병원장로부터 추천과 이력서를 받는 식으로 이뤄졌다.

특검은 “복지부·교육부 장관, 식약처장, 미얀마 대사, 경북대 총장 등에 여러 후보자가 추천됐고 (추천한 내용이 담긴)자료가 메일에 남아 있었다”며 “대부분은 인사가 그대로 이뤄지진 않았지만 장관이 된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특검이 공개한 인사 추천 명단에는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의 이름도 포함됐다.

“공포분위기 조성”

청와대가 문화체육관광부 간부급 공무원들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집행할 수밖에 없도록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25일 박민권 전 문체부 1차관은 김종덕 전 장관, 정관주 전 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대선에 가린 법정공방 치열하게 전개
박 전 대통령에 불리한 정황들 쏟아져

박 전 차관은 “2014년 유진룡 전 장관이 갑자기 면직되고 1급 공무원 3명이 옷을 벗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조직 내에서 보기에는 굉장히 심각하고 무서운 일”이라고 진술했다. 이 같은 진술은 신문 과정서 특검이 “왜 블랙리스트를 집행할 수밖에 없었는지 당시 문체부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묻자 답변하는 과정서 나왔다.

박 전 차관은 또 “1급 공무원들은 신분 보장이 안 되는 게 관행이나 정권이 바뀌는 등 특별한 경우가 있을 때만 그런(사표를 받는) 일이 벌어진다”며 “1급 3명을 특별한 이유 없이 자른 것은 결국 청와대 뜻으로 알았다”고 설명했다.

“정유라 지원 지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연락해 “정유라의 2020년 도쿄올림픽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지난 18일 최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공판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5년 7월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연락해 정유라 선수의 도쿄올림픽을 지원하라고 했다’고 들었다”며 “대통령이 한 선수를 특정해서 말한다는 게 충격적이라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믿을 수 없어 “정말이냐”고 되묻기까지 했다며 수첩에 ‘VIP, 이재용 부회장, 정유라 지원, 2020년 도쿄올림픽’ 키워드를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을 2차 독대하기 전, 삼성서 이미 최씨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말도 나왔다.

김 전 차관은 “2015년 6월 24일 삼성서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게 되면) 박원오(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돈을 지급해야 하는데 그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삼성이 당시 최씨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박 전 전무는 최씨 측근으로 승마계서 최씨의 딸인 정씨를 돌보는 역할을 했다.

“지시 따랐을 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 채 책임을 박 전 대통령에게로 돌렸다. 자신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중간에서 말을 전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지난 21일 안 전 수석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사초(史草)’라는 평가를 받는 안 전 수석 업무 수첩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을 던졌지만, 안 전 수석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했다.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증거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최태원 SK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 개별 면담을 마친 뒤 안 전 수석으로부터 최씨가 실소유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대한 소개 자료를 받았다고 각각 검찰에 진술했었다. 검찰이 조서를 제시하며 추궁하자 안 전 수석은 “기억이 안 난다. 박 전 대통령이 면담 때 직접 줬을 거다”며 부인했다.

<cm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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