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발목 잡는 자유한국당 진짜 노림수“친홍 대 비홍 갈등이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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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발목 잡는 자유한국당 진짜 노림수“친홍 대 비홍 갈등이 본질”

일요시사 0 599 0 0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었다. 당초 예상된 3개월의 허니문 기간조차 채우지 못하고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다. 한국당이 이처럼 빠른 기간에 공세로 돌아선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에선 국정 발목을 잡기 위함보다 더 복잡한 이유가 숨겨져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시작된 한국당의 공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이 총리 후보자 인준안의 국회 표결이 있던 날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 모여 피켓 시위를 펼치며 극렬히 반대했다. 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 정론관서 가진 기자회견서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은 (문)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고 날을 세웠다.

“문재인 때문”

야당의 총리 인준 반대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당론으로 정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다. 지난달 29일 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거친 뒤 인준안 ‘수용 불가’ 입장을 표명, 사실상 인준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러한 반대가 한국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당권 전쟁 때문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특위 관계자는 “정우택 지도부 측의 반대는 홍 대 비홍 구도서 선명성을 드러내기 위함이 본질”이라며 “지도부는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를 막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즉, 비홍(비 홍준표) 성향의 현 정우택 지도부가 오는 7월3일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이하 전대)를 앞두고 선명성을 드러내기 위해 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에선 친홍(친 홍준표) 대 비홍이 나뉘어 치열한 당권 전쟁을 펼치고 있다. ‘바퀴벌레’ ‘육모방망이’ ‘낮술’ 등 낯 뜨거운 발언이 오갈 정도로 진흙탕 싸움이 한창이다.

현재 자천타천 당권 도전자로 분류되는 인사는 홍 전 지사 외에도 홍문종 의원,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장관, 원유철·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이다.

이 중 홍 의원, 유 전 장관, 원 전 원내대표가 비홍 성향으로 꼽힌다. 반면 정 전 원내대표는 최근 “홍 전 지사에게 당권 도전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을 전하는 등 친홍 성향을 내비치고 있다.

친박은 비홍, 비박(비 박근혜)은 친홍으로 각각 진화하는 모양새다. 비박계와 초선, 복당파 의원들은 ‘홍준표 추대론’을 주장하며 친홍 대열에 합류했다. 초선 의원들은 앞서 “계파 패권주의를 배격하자”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친박(친 박근혜)계의 2선 후퇴를 요구했다. 현장서 참석자들은 홍 전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쏟아냈다.

반면 친박 성향의 재선의원들은 홍 전 지사의 당권 도전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비홍 성향을 보이고 있다. 홍 전 지사가 대선 패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책임론’을 내세우며 ‘홍준표 추대론’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우현 의원은 재선 의원 모임서 “당 지도부가 새롭게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며 “참패했으면 참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뜻 정우택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실상 이번 대선서 저조한 득표율로 참패한 홍 전 지사에게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과 대립각 세워 선명성 부각
후속 청문회도 반대 입장 분명

앞서 대선 책임론을 둘러싸고 홍 전 지사와 정 원내대표 간 갈등이 촉발된 바 있다.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정 원내대표는 “홍 전 지사가 당권 도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며 “(대선에 출마했는데) 또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홍 전 지사가 당권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정 원내대표의 예상은 빗나갔다.

또 정 원내대표는 “여태까지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가 낙선했던 사람들은 자중하거나 정계은퇴를 했다”며 홍 전 지사를 비난했다. 일각서 제기되고 있는 추대론에 대해서도 정 원내대표는 “맞지 않다고 본다”며 비홍 색깔을 분명히 했다.
 


최근 SNS 정치를 펼치고 있는 홍 전 지사는 정 원내대표 부친을 저격하며 응수했다. 

그는 “박정희정권 말기 김영삼 총재를 제명하고 허수아비 지도부를 세웠다”며 “강력한 지도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전 지사가 말한 허수아비 지도부의 주인공은 신민당 정운갑 전 총재 직무대행이다. 정 전 직무대행은 정 원내대표의 부친이다.

전대 전까지 당권을 둘러싼 친홍 대 비홍의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다는 정우택 지도부의 선명성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청문특위 위원 중 한 명은 “첫 소집 때부터 한국당 소속 위원들이 반대 의사를 보였다”며 “무조건 (김 후보자를) 낙마시키겠다는 입장이더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산 넘어 산

문 대통령 입장에선 산 넘어 산이다. 이낙연 총리 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김이수 후보자 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김부겸 행정자치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등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예정돼있다. 한국당 당권 전쟁의 불똥이 애먼 방향으로 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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