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의 뉴스포커스 (49) 문화/사회/테러/후속여파
테러여파 속의 문화행사, 그리고 차후의 계획은… / News Focus
뉴질랜드 사회 전반에 미친 테러의 파장은 소수민족 문화행사인 지난주 토요일(3월30일) ‘한인의 날’ 연례축제에도 어김없이 미쳐 일정대로의 개최 여부까지도 숙의 고심했던 만큼 참여 인원이 대폭 축소된 가운데서도 한인사회와 시의회, 유관기관 그리고 종파초월의 교계와 교민단체 및 민간기구 일심의 공동 노력으로 규모가 좀더 큰 평 예년의 행사보다 오히려 더 협력정신을 드높이는 계기로 승화시켰다는 평이다.
테러범(Brenton Tarrant)이 수갑을 찬 상태로 법정 입구에 들어서면서까지도 백인우월주의자들(White supremacists)끼리 교신하는 손가락 원형표시(OK 싸인)를 의기양양하게 해대어, 만에 하나 발생할지도 모를 모방범죄를 대비해 노스쇼어이벤트센터 실내외 행사장 주변에 경찰병력까지도 확대 배치한 이례적인 ‘Korean Day’ 의 장면이었다.
이러한 사회 전반의 경계태세 및 애도 분위기와 배치되는 소수 이민족인 우리 한인끼리만의 흥겨운 잔치축제로 색칠하여 이 사회로부터 영영 고립을 자초하는 우를 범해서는 더욱 안되겠기에, 재뉴 한인사회의 민(한인회)과 관(총영사관)이 한 모습으로 합심하여 이 나라 이 사회의 일원이자 기여하는 민족이라는 우호의 제스처를 대내외에 보인 것도 이 행사를 뒤탈 없이 무사 무난하게 마치게 한 중요한 의식행보 중의 하나였다 하겠다.
3월15일 테러사건 직후의 위기 대처능력에서 A 학점을 받았다 할 정도로 순발력과 재치를 발휘하여 일부에서는 노벨평화상 상신까지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초(4월1일)부터는 갑자기 아랍권 국가 여성들이 두르는 머리수건 히잡(Hijab or Headscarf)을 뉴질랜드의 제신다 아던(Jecinda Ardern) 총리가 애도기간 중 내내 일반인이 아닌 그것도 국가수반으로서 테러와도 직결되어 연상되는 이슬람 문화의 상징물을 거의 상용하다시피 한 모습으로 국내외 매체에 비춰진, 그 문제가 여러 측면으로 분석되어 내외신 보도에 일파만파하고 있는 것을 볼 때에 영향력이 있는 위치에 있는 정치 지도자일수록 매사의 언행과 행보에 있어서 앞을 내다본 통찰력 발휘와 행보의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번 한인의 날 행사에 이런 시기일수록 피하기 보다는 만사 제쳐놓고 참석하겠다던 필 고프 (Phil Goff) 오클랜드 시장이 도시개발국장 등 관계공무원 외에도 담당 지역별 시의원들을 대거 이끌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무대 연설에서도 강조했듯이 다민족 사회에서 고유의 다채로운 전통문화와 그것의 독창성을 유지해 가면서도 ‘우리는 하나!’ 라는 명제 하에 융화된 뉴질랜더로 함께 나아가는 수준높은 이민족 재뉴 한인사회를 그의 눈으로 직접 확인이라도 하듯 행사장 내의 민간단체 등 다양한 색채의 홍보부스는 물론 곳곳의 교민봉사 진열대에까지 꼼꼼히 살펴보며 그가 듣던 바대로 한인사회 실상의 진면목을 두루 숙지하려는 의지가 역력하다.
2010년 오클랜드 수퍼시티 지방선거 시기 때부터 시민들에게 부각되기 시작한 한인자원봉사자들의 공원청소 등 보이지 않은 실천운동의 활약상을 눈여겨 보아온 이 들이 지금은 시장 등 시를 움직이는 분야별 중요 팀원으로 입장이 바뀌어 소시적 옛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듯 근황을 교차해 물으며 서로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개인적 취향이 되다시피 한 지구환경 살리기의 일환인 뉴질랜드의 경이로운 장거 이동철새 ‘가드윗’ 보호 운동이며, 요새는 마침 오클랜드 카운슬에서 명운을 건 역점 사업으로 설정한 환경보호 운동으로 뉴질랜드 자연문화유산이자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나무 ‘카우리(Kauri) 나무 살리기’ 시민(전국)운동에 본인이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감격어리게 표하길래 이것은 다 10여년 전 그때도 보았다시피 지금도 재뉴질랜드 한인들이 시 정책에 적극 협조하는 지극히 단순한 봉사활동의 일환이라고 말하자 코리안 오클랜더들을 이제는 시청 입장에서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고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말과 글을 후대에 잇게 해 우리의 정체성 상실해서는 안된다는 일념으로 초지일관 봉사해 오신 교민원로이자 한민족한글학교 BOT의장 유승재님과 건강이면 건강! 민족사관이면 민족사관! 의식운동이면 의식운동! 또 음악이면 음악(피아노) 등등 거의 제반 분야에서 아직도 정열적 청년의 삶을 향유하고 계시는 108세 목표 건강전도사 한일수 박사의 봉사정신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 외에도 의미있는 민간(교민)단체와 우리 고유의 문화를 전수해 이민 후대들에게 잇고자 노력하고 있는 숨은 봉사자들을 모두 소개하고 공유하고 전파하여 서로 배워간다면 얼마나 풍요로운 한인사회가 되겠나 하는 마음은 철석 같으나 이 지면상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아쉬운 마음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한인사회의 활약상을 영상에 담아 남기기 위한 자료 수집차 뉴스포커스팀이 취재 취합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이민자 센터를 통해서도 확인 비교해 본 바, 100개국 다민족 중에서 단연코 으뜸이라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다. 교민들도 미처 생각지 못했고 또 모르고 있었던 그 모두를 장차 그때마다의 주제에 맞게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으며, 그렇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고, 우리의 이런 행사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골 깊은 상처의 아픔을 남긴 이 중차대범 테러리스트가 그제(4월2일)는 파레모레모(Paremoremo) 교도소로 이송된 후 다른 중범들이 누리고 있는 복지 혜택 즉, 외부통화, TV시청, 면회접견, 건강체크 등등등 노숙자들에게는 가히 호텔급이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의 혜택이 따르는 법을 정부가 위반하며 면회접견과 휴대폰 사용을 불허해 자신을 차별하고 인권침해 했다 해서 변호사 대동해 정식 소장을 제출했다는 소식이다. 한 재소자에게 소요되는 1년 비용이 $91,000 이라는 사실을 비추어 볼 때에 이 테러 중범자는 크라이스트에서 오클랜드로 이송할 때 대형 허큘리스 군용비행기까지 동원해야 했으니 법적,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평생 얼마만큼의 비용이 한 범인을 위해 소요될 지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인권을 중시하는 뉴질랜드에서는 이 고소장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과연 법(法)이라는 게 무엇이며, 기존의 테러 피해국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이 상황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상황 이판 즉, 뉴질랜드에서는 처음 당하는 이 테러리스트 한 명을 위해 법까지 고쳐야 하는지, 아니면 특수한 상황의 예외 규정으로 아직 새파란 나이인 그의 평생 동안을 다스려야 할 신설 특가법이 적용될 지가 염려반 궁금해진다.
- 오늘의 주해 발췌뉴스: < Excerpts from TVNZ One & 3 News, New Zealand Herald, STUFF, Dominion Post, News Talk ZB and Reuters / 15 March – 3 April 2019 >
- 원문 해석: 박성훈 사진: Jung S. LEE, Jason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