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한식당 창업, 한식협회와 상의해 보세요”
메뉴 영어·중국어·일어 번역 자료 제공…”김치도 돈 받고 팔았으면”
“한국 반찬, 차라리 돈 받고 팔아라.”
한식당에 가보면 반찬이 허술한 경우를 더러 볼 수 있다. 그냥 형식적으로 반찬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일식당에 가면 콩 몇 조각도 돈 받고 판다. 자기네 음식(반찬)에 대해 자부심이 있어서다.
‘김치도 돈 받고 팔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다. 그렇게 되면 볼품없거나 맛없는 김치는 식탁에 안 올려질 것이다. 누가 ‘총대를 멜 것인가’하는 문제가 있지만 한식당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꼭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가 한식의 세계화를 바라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겉으로 봤을 때는 한식의 우수성과 맛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하지만 최종 목적은 한국의 농수산식품과 재료를 해외 시장에 파는 데 있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그래야 하고 또 맞는 말이다.
해외에 있는 한식당은 중간 매개체다. 한식당이 잘 돼야 한국 재료가 잘 팔린다. 식당에서 소화하는 물량을 넘어서 한식 맛에 홀린 현지인들이 한국 가게에 들러 재료를 사기 때문이다. 초점을 거기에 맞춰야 한다. 한국 농림축산식품부나 한식재단이 한식당을 도와주는 일도 그 일에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
한식 세계화 사업을 추진할 때 뉴질랜드같이 조그만 나라에 더 중심을 쓰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빈 땅에 씨를 뿌려야 한다’는 말이다. 한식이 이미 널리 알려진 나라보다 덜 알려진 나라에 투자하고 관심을 가질 때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한식만 파는 게 아니라 한식 문화까지 팔아야 한다. 김치찌개나 순두부 같은 한인들이 즐겨 찾는 일반 음식과 젊은 요리사나 주인이 주축이 되어서 하는 퓨전 한식이 융복합되어야 한다. ‘한식이 이렇게 다양하구나’ 하는 걸 현지인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한식은 한국 사람 입맛에 맞는 음식이다. 간장, 된장, 고추장 등 발효된 재료를 많이 쓴다. 한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외국 사람들도 발효음식을 좋아한다. 한국의 입맛이 세계인의 입맛이 될 수 있다는 게 현실로 입증됐다. 이때 한국 정부와 해외에 있는 한식당이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관심이 사그라질지 모른다.
5년 전 창립한 뉴질랜드한식협회는 한식당을 창업할 계획을 세운 사람들에게 도와줄 마음을 늘 갖고 있다. 메뉴판을 영어나 중국어 혹은 일본어로 번역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한식 포스터도 준비되어 있다. 또한 시청 관련 인허가 사항도 조언을 해줄 수 있다. 한식당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은 언제든 문의해 주면 좋겠다.
뉴질랜드에 있는 한식당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안정되어 가고 있다. 앞으로 더 필요한 것은 경쟁력과 수익률이다. 다른 나라 식당보다 앞설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한식의 지역화를 분명히 해나가야 한다. 한식재단이 힘이 닿는 데까지 돕겠다.
한식당, 한식당 요리사 그 외 한식과 관련된 종사자들에게 언제나 문이 열려 있다. 우리의 맛, 한국의 음식을 통해 우리 모두 한국 사람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현지인들에게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