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대한민국 해병대 1111기 노동휘 입니다.
대한민국 해병대에 지원입대하여 근무중 휴가차 뉴질랜드에 온 교민 노동휘(22세)군의 입대 동기와 군생활 이야기 입니다.
저는 중2 때 3살 많은 형과 어머니와 함께 짐을 꾸려 이민을 왔습니다.
아버지는 그 때 군인이셨고 기러기아빠 생활을 하셨죠.
저와 형은 초등학교 때만 일곱번 넘게 이사하는 등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서 워낙 많이 돌아다녀서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던거 같네요
아버지는 2년 후에 전역을 하시고 저희 가족과 같이 있게 되었고
가족과 여기서 두번째 인생을 시작하셨죠.
저와 형은 Massey High School에서 랭귀지 스쿨을 통과하고
각각 Form4와 Form5로 입학하였습니다.
뉴질랜드는 저에게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집에만 있는걸 좋아했지만
여기선 찾기만하면 많은 기회가 있었고 주변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이 됬죠.
학교에서 축구, 탁구, 테니스, 농구 팀 등에 들어 운동을 즐겨했고
색소폰, 트럼펫, 트럼본 등을 배워 오케스트라와 재즈밴드에서 연습과 공연을 하며
사람들과 어울리고 무언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Form6때는 West Habour에 있는 Waitemata Fire Station에 들어가
9개월간 훈련을 받고 Rotorua에 있는 National Training Centre에서 2주간의
테스트를 받고 Qualified Firefighter가 되어 대학가기까지 2년간 학생 겸
Volunteer Firefighter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 신체적, 정신적으로 제 한계에 도전하며 여러사람들과 조직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입대를 고민 할 때도 별 두려움없이 해병대에 선택 할 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공부는 미술과 과학 디자인 분야를 모두 좋아했었고 건축에 흥미가 많아
후에 웰링턴 빅토리아 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게 됬습니다.
어렴풋한 꿈을 꾸고 웰링턴에 갔는데 웰링턴이 저에게 확실한 꿈을 선물해 주었죠.
군대는 대학에 입학 했을 때 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란 곳이라 부정적인 고정관념보단 내 어릴적 놀이터였던 기억,
매일 지켜봐왔던 군인으로서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거 같아요.
대한민국의 건강하고 정직한 남자로서 누구나 겪어야 할 통과의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그들과 만들게 될 인연과 추억, 갖가지 훈련들에 대한 기대가
2년동안 갇혀 살 것이라는 답답함, 선임병들이 괴롭힐 것이라는 두려움, 그리고 2년이란
시간을 허비한다는 막막함보다 더 컷던거죠.
물론 이건 제 생각이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제 의견에 긍정적이진 않았죠. 특히 군대에 다녀온 형들은 다들 하나 같이 제 생각에반대했죠
하지만 제 의견은 이미 굳혀져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2년 뒤쳐지는 거라 생각하지만
저는 오히려 2년 앞서가는 거라, 새로운 곳에서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워서 더 큰 사람이 될 것이라 생각습니다.
그래서 건축2학년을 마치고 나서 바로 11월 말에 한국으로 귀국하여
해병대에 지원을 하였고 신체검사를 마치고 따로 면접과 체력검정을 통과하여
2010년 2월 1일에 당당히 입대했습니다.
그것도 딱 빼빼로 기수와 교육과정 변화로 말이 많았던 1111기로 말이죠
수영에 자신이 없던터라 한국에 들어온 후 입대 전까지 알바하며
새벽 수영반에 들어 수영도 열심히 연습 한 후였습니다.
하지만 입대 한 후 훈련단 때 시간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네요.
비와 눈과 우박 속에서 끝없는 기합과 훈련, 행군, 야영,
인간의 기본 욕구들을 모두 박탈 당한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고..
하지만 700명이 넘는 동기들이 모두 함께 하는 것이기에 견뎌낼 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군생활을 뒤돌아보면 얻은 것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우선 저 자신에게 떳떳해질 수 있었고
스스로 인생을 선택하고 주체적으로 살아 갈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
인생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도 얻었죠.
국가의식, 보안에 대한 지식과 주관은 물론
유혹없이 책에 집중 할 수 있는 시간들과
끈기, 인내력, 체력을 단련 할 수 있는 시간들...
한국에 있다면 어쩔 수 없이 가야하지만
이민을 와서 군대를 선택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리고 선택해서 군 생활을 한다면
가치있고 보람찬 군생활을 하기 위해
비전을 세우고 군대에 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장 '2년 동안 어떻게 군대생활을 견뎌낼까'라는 고민보다
'내 인생의 목표를 위해 2년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라는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고민을 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제대한 후 멋진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일지라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선택이라 믿습니다. [이 게시물은 technical님에 의해 2013-06-21 17:38:27 뉴스(뉴질랜드News)에서 복사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