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렙산은 “하나님의 산”이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스라엘 역사에 있어 상당한 영적 의미를 지닌 곳입니다. 예수님의 변화산 영광에 등장한 모세와 엘리야는 모두 하나님의 산 호렙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에는 호렙산을 가르켜서 두 번 모두 “하나님의 산”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사실 호렙산 자체가 어떤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호렙산이, 시내산이 하나님의 산으로 불리웠다는 것이고, 그 산이 하나님의 산으로 불리우게 된 이유가 있다는 것이죠. 그럼 왜 호렙산이 오늘 제목처럼 “하나님의 산 호렙”으로 불리우게 되었는가? 호렙산 그 장소에 담겨진 영적인 의미가 무엇인가? 더불어 우리가 지금 교회창립 이후 27년째, 매해마다 호렙산 40일 특별 새벽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안에서 우리가 받아야 할 영적인 은혜는 무엇인가? 이 시간 “하나님의 산 호렙”에 담긴 영적인 의미를 생각해보며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또한 특별히 호렙의 새벽을 깨워 기도하는 이 기간에 우리가 정말 사모하고 누려야 할 호렙의 은혜가 무엇인가? 함께 말씀을 통해 은혜를 나누고, 기도의 제목을 삼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곳입니다. 

오늘 첫 번째 본문인 출애굽기 3장 전체를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시고, 그에게 사명을 맡기시는 장면입니다. 모세는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 임재하신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는 모세가 처음 간 곳도 아닙니다. 예전에도 장인 이드로의 양을 몰고 많이 다녀봤던 장소입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하나님께서 임재하실 때에, 그 땅이 거룩한 땅이 됩니다. 하나님의 산 호렙이 됩니다. 

이어서 두 번째 본문인 열왕기상 19장에 보면, 엘리야가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합니다. 엘리야는 얼마 전까지 로뎀나무 아래에 누워 죽기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갈멜산에서 큰 승리를 경험했는데,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다 무너지고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엘리야에게 아직 사명이 남았는데, 모든 기력을 소진했습니다. 이러한 엘리야를 다시 일으킬 힘이 어디에 있을까요? 하나님께서는 까마귀를 보내시사, 엘리야에게 떡과 물을 먹이십니다. 육체적인 쉼을 주시고, 회복을 주십니다. 그 힘으로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게 하시고, 그에게 임재하십니다. 

모세와 엘리야는 모두 호렙산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합니다. 그곳이 하나님의 산이었기에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했기에 그곳이 하나님의 산 호렙으로 불리우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했을 때에, 저들에게는 새로운 삶이 열려집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통해 변화된 삶입니다. 따라서 정말 중요한 것은 내 삶의 자리 가운데서, 내가 직접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언제나 어디서나 하나님의 임재하심 안에서 하나님의 산 호렙의 영광을 누려가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두 번째로, 나의 정체성이 확고해지는 곳입니다. 

모세는 유년 시절에 죽을 뻔한 위기를 넘겼습니다. 애굽 왕의 명령에 따라 히브리 남자아이는 다 죽어야 합니다. 하지만 요게벳은 아이를 몰래 키우다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 갈대상자를 만들고, 강에 띄어 보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애굽 공주가 모세를 물에서 건져내어 “건져냄이라는 뜻의 모세”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히브리인 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양자로 키웁니다. 게다가 하나님의 초월적인 섭리로 모세의 친엄마인 요게벳이 아이의 유모가 되어서 아이를 양육하게 되죠. 그러면서 모세는 자연스럽게 히브리 사람의 정체성을 가지고 자라나게 됩니다. 이러한 정체성이 있었기에, 애굽 사람이 히브리사람을 못살게 구는 것을 보고는 애굽 사람을 때려 죽이기까지 하죠. 그리고 결국에는 애굽 왕실에 도망쳐나와 미디안 광야에서 살게 됩니다. 

그럼 이 속에서 모세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은 무엇일까요? 히브리사람인가요? 애굽사람인가요? 모세는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출애굽기 3장에 모세를 부르십니다. 그리고 출애굽의 사명을 맡기십니다. 이에 모세는 하나님께 묻습니다. 출애굽기 3장 11절입니다. “모세가 하나님께 아뢰되 내가 누구이기에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리이까.”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곧바로 12절에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있으리라 네가 그 백성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후에 너희가 이 산에서 하나님을 섬기리니 이것이 내가 너를 보낸 증거니라.” 

모세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십니다. “너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사람이다. 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인도할 사명을 받은 자다. 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시킨 뒤에 바로 이 산에서 백성들과 함께 나를 섬겨 예배할 자다.”

이어지는 두 번째 본문에서의 엘리야는 어떤가요? 앞선 갈멜산의 엘리야는 “불의 선지자”였습니다. 하지만 로뎀나무 아래의 엘리야는 “나약한 인생”입니다. 그 속에서 하나님께서 엘리야를 호렙산으로 부르십니다. 그리고 사명을 맡기시죠. 엘리야는 하나님의 사명을 받고, 다시 일어서 끝까지 주의 사명을 감당합니다.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를 때에, 모세도 엘리야도 거의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병증으로 표현한다고 하면, 모세는 만성우울증, 엘리야는 급성우울증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저들에게 사명을 맡기십니다. 주의 사명을 붙잡고 나아가는 그 순간 저들을 붙잡고 있던 모든 우울감이 떠나가고,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됩니다. 영적인 정체성이 확고해집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영적인 정체성, 신앙의 정체성이 확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다.” “나는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이다.” 신앙의 정체성이 확고해야 합니다. 그래야 말씀과 기도 위에 흔들림 없는 믿음의 삶을 살 수 있는 줄 믿습니다. 이러한 믿으로 영적 정체성을 확고히 세우고, 담대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끝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주어지는 곳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러 하나님께서 친히 써주신 십계명 두 돌판을 받습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을 받습니다. 무려 40일에 걸쳐서 하나님 주시는 말씀을 받는데, 모든 내용은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 믿음의 백성으로서의 삶의 자세들입니다. 그리고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을 다 받고 내려오는데, 그 얼굴에서 광채가 났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모세는 80세에 부름 받아서 주의 사명을 감당합니다. 그의 일생의 삶을 하나님께서 이렇게 평가하십니다.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한 사람이다.” 그 속이 다 썩어 문드러질만큼 힘들게 만드는 백성들을 이끌고, 40년의 광야생활을 끝까지 감당해냅니다. 그래서 신명기에는 “다시는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나오지 못했다.”라는 평가까지 받습니다.    

모세가 이렇게 주의 사명 끝까지 감당할 수 있었던 것, 하나님 보시기에, 사람들의 평가에 있어서도 최고의 인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고, 그 말씀을 믿고 의지했기 때문입니다. 주의 말씀의 권세요, 그 말씀을 믿고 사모하는 자에게는 이루시는 주의 능력입니다. 

열왕기상에 나오는 엘리야 역시 마찬가지죠. 로뎀나무 아래에서의 엘리야의 모습만 보면, 회복 불가능입니다. 재기가 안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앞서 3년 6개월의 가뭄, 사르밧과부의 마르지 않는 통 사건, 그리고 바알선지자와의 기도싸움과 가뭄이 끝나는 큰 비의 소리, 이 모든 기적의 역사속에 말씀대로 이루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금 사명을 맡겨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에, 새로운 영적 힘을 얻게 되고, 다시금 일어나 주의 사명을 감당케 됩니다. 

하나님의 산 호렙은 주의 말씀이 주어지는 곳입니다. “하나님의 산 호렙은 내가 지금 예배하는 이곳이다.” 나아가 “하나님의 산 호렙은 내가 지금 살아가는 삶의 자리이다.” 주의 말씀이 선포되는 이 자리가 하나님의 산이요, 그 말씀 붙잡고 살아가는 내 삶의 자리가 호렙입니다. 

우리는 지금 호렙산 특별새벽기도회 기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렙의 은혜는 이 40일을 통해서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 삶에 주의 임재를 체험할 때에, 주님 주신 말씀을 내 안에 새겨 갈 때에, 이를 통해 나의 영적인 신앙의 정체성을 확고히 새겨갈 때에, 그 순간, 그 자리가 하나님의 산 호렙이 되는 줄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내 모든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산 호렙의 영광을 누리며 살아가는 사랑하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의 삶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