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광림교회 주일설교 (278)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열왕기상 2:1~4>
얼마 전에 감리교회 남태평양지방주관 장례예식이 있었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임마누엘한인교회를 담임하셨던 박은신 목사님께서 소천하셨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당연한 진리,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항상 주님 앞에 서는 그날을 준비해야 한다는 그 진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이 땅의 삶을 마치는 그 순간 무엇을 남겨야 할 것인가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다윗의 유언 중 일부입니다. 성경을 보면 다윗에게 최소 열여덟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윗의 유언을 듣는 아들은 솔로몬 한 사람입니다. 이는 그가 왕위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다윗이 죽을 날이 임박하여 솔로몬을 불러서 당부를 합니다. “하나님만 잘 섬기라.” 다윗이 이런 당부를 할 수 있었던 까닭은 어디 있을까요? 다윗 자신이 먼저 하나님을 잘 섬겼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은 무엇을 남기길 원하십니까? 모든 것 이전에 절대로 빠져서는 안되는 것, 신앙의 유산입니다.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매일 내게 주어진 삶 속에서, 하나님 기뻐하실만한 신앙의 삶, 내 믿음의 후손들에게 본이 될만한 신앙의 유산을 남겨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떻게요? 어떻게 이 귀한 것을 남겨가는 삶을 살 수 있는가? 또한 그 결과는 무엇인가? 함께 말씀을 통해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굳건한 믿음의 의지입니다.
이 부분은 마음가짐에 관한 것입니다. 오늘 주인공인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하나님께서 직접 다윗에게 “너는 내 마음에 합했다.” 이렇게 말씀하신 적은 없습니다. 다만 사무엘상 13장 14절 중반에 “여호와께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그를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셨느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이 다윗입니다.
그 이름에 합당하게 다윗은 정말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특별히 사무엘하 7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나단선지자를 통해 다윗에게 주신 언약, 이른바 ‘다윗 언약’이라는 것이 나오는데, 내용을 보면 하나님께서 다윗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시고 사랑하셨는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다윗은 이제 죽음을 앞둔 시점에, 그의 왕위를 이어갈 솔로몬에게 유언의 말씀을 전합니다. “너는 힘을 다해라. 대장부가 되라.” 이게 바로 굳건한 믿음의 의지입니다.
우리가 지금 신앙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신앙생활이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 신앙생활 하려면 마음부터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의 후계자인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시죠.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고 놀라지 말라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항상 함께 하느니라.” 이에 여호수아는 담대함으로 주의 사명을 감당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명을 마치고 죽음을 앞둔 시점에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백성들은 대답합니다. “우리가 하나님만 섬기겠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는 의외의 반응을 보입니다. “아니라. 너희가 하나님을 섬기지 못할 것이다.” 왜요? 바른 신앙의 삶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여러차례 같은 당부를 전함으로, 만만하게 생각하지 말고, 굳건한 믿음의 의지를 가질 것을 촉구합니다. 다윗도 지금 솔로몬에게 하나님 잘 섬기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그게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윗은 먼저 당부합니다.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고.” 마음 단단히 먹으라는 겁니다. 흔들리지 말라는 겁니다. 담대하라는 것입니다. 굳게 서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에게도 먼저 이러한 굳건한 믿음의 의지가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오직 우리 주 하나님만을 섬기리라.” “나는 예수님의 십자가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노라.” 굳건한 믿음의 의지를 새겨가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두 번째로, 말씀에 순종하는 걸음입니다.
우리가 남겨야 할, 또한 자녀손들이 이어가야 할 신앙의 유산 그 두 번째는 말씀에 순종하는 걸음입니다. 순종하는 걸음은 실제적인 행동입니다. 3절과 4절에 보면 전제조건과 결과에 대한 말씀입니다. 전제조건은 3절과 4절이 모두 똑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명령을 잘 지키라.” 그에 따른 결과는 3절 후반에 “네가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라.” 4절 후반에 “이스라엘 왕위에 오를 사람이 네게서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다시 말해, 솔로몬이 다윗을 따라서, 다윗의 모든 신앙의 유산을 이어받아서, 하나님의 말씀을 잘 붙잡고, 전심으로 하나님만 잘 섬기면,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 책임져주시겠다는 것입니다. 다윗에게 주신 모든 언약이 그대로 솔로몬에게 이어질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앞서 서론에서 잠깐 말씀드렸는데,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가 되는 것, 단 하나의 이유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이냐? 불순종이냐?”
나중에 사무엘은 대놓고 사울을 책망합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이다. 불순종은 우상에게 절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사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그럼에도 사울은 회개가 아니라, 끝까지 변명만 합니다. 그렇기에 다윗은 오늘 솔로몬을 향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갈 것을 강력하게 권고합니다. 특별히 3절 시작부분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죠.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여기서 “지키라.”는 말은 “파수꾼이 되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솔로몬에게 하나님의 말씀의 파수꾼이 되라는 것입니다. 이같은 용어는 보통 제사장이나 레위인에게 사용되는 말이었습니다. 모든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도록 관리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왕도 이와 같은 책임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하나님의 신적인 통치권을 대신 수행하는 통치 대리자입니다.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다윗은 솔로몬에게 강하게 당부하는 것입니다. “너는 하나님의 말씀의 파수꾼이 되어라.
영적인 지혜가 있는 자는 이 모든 성경의 역사를 바라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볼줄 알아야 합니다. 주를 향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우리들, 예수님의 십자가를 붙잡고 구원의 길에 서있다고 자부하는 우리 자신은 주의 말씀에 잘 순종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순종하는 신앙의 걸음을 걷고 있다고 당당히 내세울 수 있나요? 사랑하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에게 영적인 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주일마다 선포되어지는 하나님의 말씀, 아멘으로 화답하여 순종함이 지혜입니다. 개인적으로 묵상하는 말씀, 은혜로 새겨지는 말씀에 순종하는 삶이 영적인 지혜입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말씀에 순종하는 걸음을 새겨가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끝으로, 복된 약속의 성취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복된 약속의 성취입니다. 우리가 읽는 성경은 약속의 책입니다. 구약-옛 약속과 신약-새로운 약속, 모두 약속의 말씀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주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그 안에 담긴 은혜를 새기고 나누는 것은 복된 약속의 성취를 이미 누리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다윗의 유언을 다루고 있는데, 사람이 죽음을 당하면 선고라는 것이 있습니다. 두 가지 선고가 있습니다. 하나는 의사가 하는 선고입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선고가 있습니다. 우리 믿는 자에게 해당되는 선고입니다. 장례를 치루고 시신을 매장할 때에, 관을 넣고 흙을 한줌, 또는 한삽 뿌리면서 목사가 선고를 합니다. 의사의 사망선고와 목사의 선고, 똑같이 한 사람의 죽음을 고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죠. 의사는 인간의 생물학적 죽음을 선언하지만 목사는 죽은 자의 부활을 선언합니다. 이러한 부활의 소망이 성취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복된 약속의 성취임을 꼭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활의 소망, 이에 대한 약속의 성취, 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예수 십자가를 향한 믿음입니다. 주를 믿는 모든 자에게 구원을 주시겠다는 주의 약속의 말씀을 향한 믿음을, 고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삶에 우리 주 하나님께서 영적인 구원의 은혜를 베풀어주시며 오늘 본문에 약속하신 것과 같이 “형통의 복”도 허락해주십니다. 그 증거가 오늘 읽지는 않았지만, 이어지는 12절에 담겨 있습니다. “솔로몬이 그의 아버지 다윗의 왕위에 앉으니 그의 나라가 심히 견고하니라.”
사랑하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 준비된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그저 오늘 하루의 삶을 주의 뜻대로 잘 살아가는 것, 그 하루 하루가 계속 더해지는 것, 이 자체가 준비입니다. 나무에 못을 박으면, 나중에 못을 빼도 못자국은 그대로입니다. 오래 박혀있을수록 못자국은 더 선명해집니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모든 삶이 이와 같습니다.
“장미꽃을 건네는 사람의 손에는 향기가 남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손에는 어떤 향기가 남아 있을까요? 우리가 머물다간 자리에는 어떤 흔적이 남을까요?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신앙의 흔적,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받을만한 믿음의 흔적, 내 후손들에게 물려줄만한 신앙의 유산을 남겨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모든 것, 어느날 마음먹고 하루 아침에 만들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내게 주어진 모든 삶의 걸음 가운데, 내 말과 행동과 삶을 통해, 내 신앙의 모습을 통해 날마다 잘 새겨가야 할 줄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오늘도, 내일도, 매일 주어지는 삶 속에, 아름다운 신앙의 흔적을 새겨가는, 그래서 아름다운 향기를 남겨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