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의 일상톡톡; 나다운 것이 뭔데?
집 앞 감나무 잎이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곁가지에 앉아 참새 두 마리가 홍시를 쪼고 있군요.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칩니다.
감나무와 참새 두 마리, 가을을 주고받습니다.
자기 때를 주고받는 자연스러운 모습에
스마트폰 셔터를 살짝 눌렀습니다.
일상 톡톡 시대, 감나무와 참새처럼
이젠 편하게 살아가라고 여운을 줍니다.
삶은 그저 ‘영화’일 뿐이니까요.
세월이 갈수록 나다운 게 소중해졌습니다.
시니어 시대를 살아가면서 더욱 절감합니다.
우리가 신호등을 기다릴 수 있는 이유는
곧 바뀔 거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기다릴 때와 나아갈 때는 엇갈려 옵니다.
‘나다운 것이 뭔데?’ 생각 중에 날아온 카톡.
92세 인생 선배님의 메시지에 고개를 끄덕였어요.
‘살아보니 돈이 많은 사람보다
많이 배운 사람보다 소박한 게 제일 좋고
마음이 편한 사람이 훨씬 좋더라’
세상이 추구하고 경쟁하는 삶의 현장에서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을 직접 해보고
몰입해 보는 속에 나만의 세상을 찾고.
직관 통찰력이 자리를 잡는다면.
그게 나답게 사는 거라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남이 원하는 대로 살다 보면 우선은
편하고 부딪치지 않아서 편하겠지만.
인생의 뒤안길에서 보면 가장
후회하는 것이 이것이라잖아요.
나대로 못 살고 남과 맞춰만 산 것에.
제 인생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역시 나입니다.
‘그리스도인 조르바’ 주인공 말처럼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주어진 일 속에 100% 몰입하고
쉬는 시간에는 사장과도 동등하고
나만의 악기를 두드리며 춤을 출 수 있는 자유.
생활 여건이 힘든 주변 사람들을 위해
적극 발 벗고 나서는 용기와 행동.
조르바야 말로 가장 나답게 산
내가 주인공인 삶을 즐긴 거지요.
내일도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나아가 함께 밥 먹고 싶은 사람이 되면
활기찬 일상톡톡이 되겠지요.
‘나만주인공’이라는 캐치프레이즈대로!
나가서, 만나고, 주고, 인사하고, 공유하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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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백동흠
수필 등단: 2015년 에세이문학. 수필집: 아내의 뜰(2021년). Heavens 지금여기(2022년). 수상: 2017년 제 19회 재외동포문학상 수필 대상 (깬니프!). 2022년 제 40회 현대수필문학상 (Heavens 지금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