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의 뉴질랜드 꽁트 25 ; Premium

교민뉴스


 

백동흠의 뉴질랜드 꽁트 25 ; Premium

일요시사 0 853 0 0

갈비탕 한 그릇 


-선배님, 무슨 좋은 일 있어요? 혹시 애인이라도~ 물가가 엄청 치솟는 시국에도 얼굴이 참 밝아요.


-응. 요즘, 시간 나는 대로 ABBA의 맘마미아를 듣고 따라 부르다 보니 흥겹고 신이 나서.


일흔 다 된 노만이 후배 테디의 질문에 자랑하듯 말했다. 무표정한 테디가 궁금해서 다시 물었다. 버스 운전하는데 언제 노래 듣느냐고? 스마트폰 데이터 많이 쓰면 지출도 많을 게 아니냐고?


-테디, 순진하긴. 연금도 안 받는 나이에 웬 걱정이 그리도 많아? 다 방법이 있지. 뉴질랜드에서 월 17 달러 내면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어. 갈비탕 한 그릇 덜 사 먹으면 그만큼 누린다고.


어찌 거꾸로 된 나이 같았다. 노만은 일흔인데도 파트타임으로 버스 운전하며 얼굴이 밝았다. 테디는 내년에야 연금을 받는데, 풀타임으로 버스를 몰고 있다. 낙천적인 노만이 조심스러운 테디를 달랬다. 유튜브 활용을 궁금해하는 테디에게 노만이 자상한 설명과 가입 꿀팁까지 알려주었다.


-나도 처음엔 몰라서 스마트폰 월 데이터 한도 내에서만 이용했지. 불편도 따르고 아쉬울 수밖에. 골프장에서 젊은 친구가 귀에 리시버 꽂고 흥겹게 라운딩하는 걸 보고 물었지.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을 그렇게 몇 시간씩 해도 돈 걱정 안 되냐고? 안 되어 보였던지 라운딩 끝나고 내게 유튜브 프리미엄을 알려주더구먼. 무료체험, 오프라인 저장, 백그라운드 재생 가능한 서비스더구먼. 내가 원한다고 하니까 그 자리서 안내해주며 가입시켜주었어.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생활의 탄력이 달라졌다. 일흔 나이에도 일을 갖고 재미있게 사는 노만이 노장다운 풍모를 풍겼다. 즐겁게 생활하고 나눔까지 잘하는 사람은 누구든 좋아할 수밖에. 노만은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을 알려준 젊은 친구에게 저녁밥을 샀다고 했다. 젊은 친구가 스마트폰에 QR코드도 다운로드받아줘서 이도 유용하게 쓴다고. 선순환구조의 흐름이 노디에겐 배어있었다. 



고개를 갸웃


-유튜브 프리미엄 장점이 구체적으로 뭐가 있어요?


-응, 테디. 첫째 동영상 볼 때 광고가 안 떠서 좋지. 둘째 좋아하는 영상을 무료 저장해뒀다 필요할 때 데이터 없이 들을 수 있어. 바테리로 듣는 것이지. 셋째 좋은 음악 무한 접속이 가능해. 이 정도면 좋은 강의와 유용정보 그리고 노래까지 마음껏 들을 수 있으니 딱 좋지. 지난주도 가드닝하고 펜스 작업할 때도 옆에 틀어놓고 하니까 심심하지 않더구먼. 동네 산책하면서도 노래 듣고 가지. 아주 유용해. 17달러가 아깝지 않아.


좋은 경험을 먼저 한 자는 모르는 이에게 알려주기 마련이었다. 노만이 그랬다. 라떼는 말이야 와는 거리가 멀었다. 꼰대 소리 듣지 않고도 젊은이와 잘 어울렸다. 당연히 자기 이야기를 통해 주변에 도움이 되니 옆에 모이는 이가 많았다. 더해서 주머니까지 자주 여는 편이라 원만했다. 버스 종점에서 30분 쉬는 시간에 만난 테디에게 노만이 팁을 알려주었다.. 


-이거 말이야. 가입국에 따라 월 사용요금이 달라. 나중에 알았어. 한국에서는 8,600원, 뉴질랜드에서는 17달러, 인도에서 들면 2,200원 정도야. 


-전 인도에 안 살잖아요. 


-역시 테디는 순진하셔. 인터넷 우회 접속 서비스를 이용해야지. VPN이라 부르더구먼. 먼저 인터넷 사용국가정보를 입력하는 거야. 우회 접속인 거지. 프리미엄 사용 신청을 누르면 그 나라 적용 요금이 나와. 이어서 그 나라 자기 집 주소를 입력하라고 떠. 


-거기 제집 주소도 없잖아요. 


-테디. 하나 묻지. 자기 교회 다닌다며. 하느님은 세상 사람의 아버지 맞지? 


-그게 프리미엄 가입에 무슨 상관있어요?


-테디.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지? 그럼 테디는 하느님 아들이잖아?


-네. 


- 인도에 있는 교회도 하느님 아버지 집이잖아? 그 집 주소 있지? 그걸 알아내는 거야.


테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노만이 산수 문제를 몰라 고민하는 어린애에게 가르치듯 테디를 지긋이 바라봤다. 싱긋 웃었다.



It is organic!


-구글 검색창에 인도 뉴델리 가장 큰 교회 검색해봐. 주소가 뜨지. 그 중 하나 골라 사용하면 되지. 하느님 아버지 집은 아들 집도 되잖아. 아버지 집 주소가 아들 주소도 되고. 그 인도 집 주소를 프리미엄 계정 가입하는 란에 쓰면 되는 거지.


-우~와! 선배님은 교회에 안 다니면서도 대단하네요. 기상천외한데요.


테디가 배꼽을 잡고 웃었다. 노만의 재치와 유머 순발력에 두 손 들었다.


-구글 유튜브에서는 전 세계에 걸쳐 사용료를 천문학적으로 벌어들이거든. 사용자가 가입 안 하면 구글도 손해지. 이쯤에서 자네가 판단하라고. 난 아는 것 알려줬어. 이상~


​요즘, 테디가 문화 충격을 받는 듯 했다. 엊그제 한국 친구와 스마트폰으로 보이스 톡을 할 때도 친구가 그랬다. 경제가 어려운 시국에 외출과 여행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영화나 TV 보다도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각자 좋아하는 것을 본다고. 마누라와 리모컨 실랑이도 없어졌다고. 아이들도 독립하다 보니 방도 비어서 독방에서 각각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즐긴다고. 


동영상 유료 채널 넷플릭스에 프리미엄 가입해 마음껏 본다고. 월 사용료 3,600원 정도라고 했다. 영화 관람료 3분의 1비용이라고. 그 친구는 전자책 만들기 강의를 시리즈로 듣는다고. 연말에 전자책 한 권 낼 거라고 다소 들뜬 목소리였다. 나이 들어 자기 좋아하는 분야 공부에도 제격이라고 했다. 프리미엄의 유용함이 일상화되는 세상, 이젠 세상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만도 했다.


-테디. 교회 다니다 보니 인도에서 가입하는 값싼 프리미엄에 좀 찜찜해 하는 것 같구먼. 불법 아니냐고? 계정이 취소되는 게 아니냐고 걱정 하는 것 보니까. 나는 한 달 전, 무료체험 하고 월 17달러에 보고 있어. 인도 가입 경로는 나중에 알았지. 뉴질랜드 가입 17달러로 하든, 인도 가입 2200원에 하든 그건 자네 선택 몫이야. 어휴~ 이제 버스 운행 시간이 다 됐네. 그럼 다음에 보자고. 바이~


노만이 테디 버스에서 내려 흥얼거리며 앞에 세워둔 버스로 올라탔다. 부릉~부릉~ 경쾌하게 노만 버스가 유유히 빠져나갔다. 테디의 눈에 노만의 뒷모습이 든든하고 탄탄해 보였다. 일흔 나이에도 저런 모습이면 탄력 있고 건강한 삶 아닌가! Premium 급이다. *




작가 백동흠 

수필 등단: 2015년 에세이문학. 소설등단: 2015년 문학의 봄

수필집: 아내의 뜰(2021년). Heavens 지금여기(2022년).

수상: 2017년 제 19회 재외동포문학상 수필 대상 (깬니프!).

     2022년 제 40회 현대수필문학상 (Heavens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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