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의 뉴질랜드 꽁트 28; Two-Domi

교민뉴스


 

백동흠의 뉴질랜드 꽁트 28; Two-Domi

일요시사 0 1088 0 0

“Two-Domi!"


'???'


"Two-Domi?"


Sea food 코너에손님들이줄을섰다. 서민들이즐겨찾는뉴질랜드Pak'n Save 쇼핑몰은5일장터를방불케했다. 주말을맞아쇼핑나선사람들이북적댔다. 자신이원하는생선을골랐다. 오늘따라어종이다양했다. 신선도가넘친생선이라살아서팔딱거릴것만같았다. 1순위로잘나가는생선은단연Snapper 였다. 다음은Trevally가뒤를이었다. 그뒤로도Salmon, Kahawai, Mullet이주문대에올랐다. 


한손님이외친소리에사람들이머리를갸웃거렸다. 한번도아니고두번씩이나불러내는이름, Two-Domi! Two-Domi?가무슨소린가? Sea food 매장스탭들의발걸음과손놀림은가속페달을밟듯분주했다. 손님이주문한자기몫생선을손질하기에바빴다. 최근에입사한존도방금주문받은Ruby 5마리를스케일링하느라여념이없었다.


워터블러스팅하듯Ruby 5마리에대고세찬수압을쏘아비늘을벗겼다. 다음은덜벗겨진비늘을비늘제거도구로빡빡문질렀다. 이어Ruby 머리를왼쪽손으로꽉잡았다. 아가미에칼을넣고돌렸다. 머리안에붙은아가미뼈가잘라졌다. Ruby를돌려잡고배를갈랐다. 재빨리내장을훑어냈다. 5마리를똑같은동작으로손질했다. 바로이어생선절단다이로옮겼다. 생선전용전기톱으로세도막씩잘랐다.


“드르륵! 드르륵!” 


잘린Ruby 도막들을파란비닐봉지에담았다. Ruby 뭉치를꼭싼채로포장하는하얀랩종이위에올렸다. 둘둘둘말았다. 손질하기전계산대에서무게를달고뽑은가격스티커를찾아랩종이포장지에붙였다. 깔끔한포장물로변신한터라한층상품가치가돋보였다.


“Ruby 5마리요.”


기다리는손님들앞에서서외쳤다. Ruby를손질하는동안Mussels을담던키위남성손님이달려와Ruby포장꾸러미를받아갔다. 흐뭇한미소를지었다. 


"Thank you!"


“Have a nice day!"


존도한결즐겁게답례했다. 다음주문을받을차례였다. 뉴질랜드원주민마오리여성손님이Trevally 세마리를봉지에담은채말했다. 


“손질하고다섯도막씩내줘요.”


“머리도포함시킬까요?”


“머리와꼬리는버리세요.”


그때였다. 한여성손님이불쑥존앞으로다가와말을뱉었다.


“NaeDomi! Two-Domi?"


존이언뜻보아하니그목소리에한국냄새가덮여진느낌이었다. NaeDomi! Two-Domi?라. 순간웃음이목울대까지차올랐다. 웃으면안되었다. 마스크를썼으니다행이었다.


“한국분맞지요?”


“예. 제가도미두마리를시켰는데안나와요. 제두마리도미어디갔어요?”

“잠깐만기다리세요.”


존이Trevally 세마리를들고생선손질하는안쪽으로들어갔다. 안쪽으로들어가서야참았던웃음이마스크안에서푸스슥배어나왔다. 


‘NaeDomi! Two-Domi? 외쳐대니아무도몰랐던거지. Two-Snapper!가실종됐다고?’


“여기누가Snapper 두마리손질했어요? 손님이밖에서기다리는데요.”


존이안쪽에서생선을손질하는스탭들에게물어봤다. 사라가손질하다말고답했다. 


“어. 오른쪽끝도마위에서Snapper 두마리손질하던피터가급하게밖으로나갔는데.”


‘오라. 저쪽에손질하다만Snapper 두마리가보이네. 저것부터마무리하고Trevally 세마리를이어서손질해야겠어. 마오리손님한테는좀미안하지만.’


존이손질마무리가안된Snapper 두마리를먼저잡았다. 존의손놀림이신들린듯빨랐다. 손질이끝난Snapper를하얀랩종이위에올려놓고쌌다. 한번, 또한번싸맸다. 보기에도깔끔하고듬직했다. 계산대저울에달고Snapper code를눌렀다. 가격스티커가나왔다. Snapper를싸맨하얀랩종이위에붙였다.


“늦어서미안해요. 여기Two-Domi요. 다음부터는Two-Snapper라고불러줘요.”


“네에. 제가죄송해요. Snapper를Domi라부른제가잘못이지요. 고마워요.”


Two-Snapper 포장꾸러미를들고연신고개를끄덕이며떠나가는한국여성손님. 존의기분이아릿했다. 그럴때가아니었다. 기다리는손님에집중해야하는것이우선이었다. 


‘My Time~'


순간느껴지는눈길, 마오리원주민여성손님의입에서막튀어나올듯한다음말을삼켰다. 


'내시간에뭐하는거요?‘


아차싶었다. 존이머리를약간숙였다. 생선손질하는도마위로가서Trevally 세마리에정성을쏟았다. 후다닥손질을마치고종이랩포장을예쁘게했다.


“기다려줘서고마워요. 이Trevally. 매우신선도가높아맛있을거요.”


존이포장꾸러미를공손하게전하며정중히인사했다.


“Kia pai to wa!(좋은시간보내요.)"


웃는얼굴로존이꾸러미를건네며마오리말로인사했다. 마오리여성손님이쌩긋웃었다.쿨하게받아들고존에게덕담까지주었다.


“Mauruuru(고맙습니다.)“ 


존이목례하며마오리여성손님에게엄지를들어올렸다. 뉴질랜드마오리어인사말정도를겨우아는상태에서주고받은단어가살가웠다. 사람사는생생한기운이활어처럼퍼덕거렸다. 


Two-Domi면어떻고Two-Snapper면어떤가. 긴장과바쁨속에서여유가없었을때, 엔돌핀청량제웃음을주고떠나간한국여성손님이사실은고마웠다. 자기가주문한생선손질한시간에다른사람것먼저해준다고툴툴대지않고기다려준마오리여성손님도감사했다.


‘Two-Domi? Mauruuru!’ * 



작가백동흠

수필등단: 2015년에세이문학. 소설등단: 2015년문학의봄

수필집: 아내의뜰(2021년). Heavens 지금여기(2022년).

수상: 2017년제19회재외동포문학상수필대상(깬니프!).

2022년제40회현대수필문학상(Heavens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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