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한국 TV 보기 - 뉴질랜드에 온 ‘아빠 어디 가’ (1)

손바닥소설


 

뉴질랜드에서 한국 TV 보기 - 뉴질랜드에 온 ‘아빠 어디 가’ (1)

일요시사 0 2204

무지개의 끝에서 Rainbow’s End

사람보다 양이 많은 나라, 원주민인 마오리의 하카까지, 여덟살 준이가 알고 있는 뉴질랜드의 모습이다. 어쩌면 준이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한국인들의 머리속에 자리한 뉴질랜드에 대한 인상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푸른 초원과 맑은 공기, 대자연의 풍요로움이 우릴 반기는 남반구 오세아니아의 섬나라 뉴질랜드…… 그곳에 우리가 산다.

뉴질랜드에 살면서 가장 반가운 것은 고국으로 부터 전해진 소식이나 손님이다. 가족도 아닌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TV 스타나 방송 프로그램의 뉴질랜드 방문에도 궁금하고 반가운 것은 아마도 한국인임과 더불어 뉴질랜드 역시 제 2의 고향으로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밤의 ‘아빠 어디가' 의 출연자들이 뉴질랜드를 찾았다. 여행 준비부터 관심을 모았던 이번 해외특집은 형제 특집으로 인해 인기를 모았던 민국이 동생 민율을 비롯해 성동일의 딸 빈이와 송종국의 아들 지욱이 까지 총출동해서 기대를 한껏 모았다.



점심을 각자 해결하기 위해 오클랜드 시내에 던져진 다섯 가족의 영어와의 좌충우돌은 처음 뉴질랜드에 도착할 때의 우리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레스토랑에서의 영어와 실제 상황은 어찌 그리 다르던지 뉴질랜드에 도착해서 수족관 앞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식사는 지난 10년 동안에 먹었던 수많은 식사 중에서 아직도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였다. 영어 교과서 보다 어려운 메뉴판을 공부하듯 살피다가 웨이터의 추천을 받아 선택한 메뉴가 그렇게 비싼 것일 줄이야. 음식값에 세금과 봉사료까지 별도로 지불한 다음에 집에 와서 라면까지 끓여먹은 이야기가 우리 가족 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한국에서 마셨던 커피와는 좀 다른 이름들이 또 카페에서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메리카노를 부르짖은 나에게 그런건 없다고 하니 Long Black을 알기까지 만만한 카푸치노만 줄창 마셨던 기억들, 그래서 나중에는 전세계 공통 메뉴인 스타벅스를 주로 이용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대부분 미국식 영어와 습관에 길들여진 한국인들에게 영국식 전통이 살아있는 뉴질랜드의 발음과 생활 방식이 처음에는 생경해서 그로인해 벌어지는 당황스런 순간들이 종종 벌어지곤 했다. 은행에서 ‘파스워드’를 못 알아들어서 곤혹을 치륐던 기억들이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하루하루가 절망이었던 때도 있었다. 왜 패스워드 Password가 ‘파스워드’가 되고 데이터 Data가 ‘다타’가 된다는 말인가?  미국식 발음에 익숙했던 우리의 귀가 뉴질랜드 식으로 바뀌는데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시간이 필요했다.



더구나 공항에서 내려 당장 점심을 해결해야 했던 다섯 가족은 당연히 주문에서 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다짜고짜 햄버거만 외치는 이종혁과 준수 부자에게 한국인 직원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과연 어떤 접시를 마주했을까? 지나치게 친절해서 자꾸 테이블로 오는 웨이터가 부담스러웠던 두 사람의 당혹스러움에 웃음이 절로났다. 그에 반해 당당히 주문에는 성공했지만 한국과는 다른 토마토 주스에 질겁하는 민율과 민국, 만나는 사람마다 ‘하이’를 외치는 윤민수와 윤후 부자 역시 영어로 의사 소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다. Pakn Save에서 깐마늘을 찾을 때는 얼굴이 화끈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우리 모두 한번쯤 겪었던 상황이라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었다.

한국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무지개를 보면서 탄성을 자아내는 것도 처음 뉴질랜드에 도착했던 우리와 닮아 있었다. 희망…  무지개의 그 끝에 있다는 희망을 찾아 이곳 까지 온 우리들, 아빠 어디가의 다섯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를 경험하면서 잊고있었던 우리들의 처음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다섯 가족의 다음 일정이 기다려 진다.
조수현  gordonnz.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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