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흐른다

손바닥소설


 

<글의 향기를 나누며 8>바람이 흐른다

오문회 0 1647
바람이 흐른다
또 다른 고향 하늘에
내 맘속에 바람이야 누군들 없겠느냐마는
돌아 누워버린 돌부처처럼
무심한 세월만 흘러간다

때때로 구름이 모여앉아
비가 되고 우산이 되는게야
꽃 바람 눈물 바람
바람 잘 날 없어도
바람은 바람따라 흐를 뿐

정말이지 어제처럼 바람 한 점 없다면
그게 어디 바람이라 할 수 있나요
바람이 바람 같아야 바람인게지
또 다른 고향 하늘에 
오늘은 한 점 바람이 분다


시작(詩作) 노트
이민 온 지도 벌써 10년 하고도 4년, 14년 째를 맞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세월을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그 동안 꿈같이 좋았던 시간도 있었고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도 잇었다.

시행착오도 많았고 나 자신 내면의 갈등, 외로움도 깊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이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오랜 이민 생활에서 오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채워지지 않는 괴리를 메꿀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늘 부족했고 또 나 자신 누구보다도 필요했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다가 오클랜드 문학회 활동을 통해 이 시를 쓰게 됐다.

먼저 이 시에서의 바람은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 하나는 우리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느끼는 자연의 바람이다.

세상사의 모든 풍파나 우리가 느끼는 괴로움, 고통, 번민 혹은 환희, 즐거움, 기쁨 같은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는 내 마음의 바람, 즉 희망과 꿈을 뜻한다.

첫째 연은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내 마음속에 품었던 모든 바람이 내 마음같이 되지 않는다는 평범한 세상 진리를 말한다.

둘째 연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현실에서의 여러 가지 힘들고 어려운 때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도 있었다는,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견딜 수 있을 것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밤이 깊으면 깊을수록 새벽은 그 만큼 우리에게 가까이 와 있는 것처럼 욕심을 버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살다 보면 언젠가는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셋째 연 역시 그래서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과욕을 버리고 나에게 충실하고 또 상대방을 배려하며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네 인생의 바람인 꿈과 희망을 지니게 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정우성_오클랜드문학회 회원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 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문의 021 272 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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