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을 위하여

손바닥소설


 

행복한 삶을 위하여

오문회 0 1821

모든 인간은 동일한 궤적을 따라가고 종착역 또한 동일하다.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궤적이며 종착역은 무덤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 남녀노소(男女老少) 빈부귀천(貧富貴賤) 구별 없이 같은 운명을 겪어야하는 공동운명체다. 그러나 자신만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망각하기 때문에 무리한 길을 간다. 무리한 생각을 하며 무리한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죽음의 순간 우리가 동전하나도 지닐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보다 겸손해지고 정직해지고 신중하게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다른 동물과 달리 태어나면서 인간이 우는 것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무덤을 향하여 가는 운명임을 인식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모든 인간이 태어난 뒤 성장하고 늙어서 급기야는 병들어 죽는다는 사실을 언제나 염두에 두고 산다면 욕심도 야망도 이기심도 허망한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인간이 가는 길이 끝나는 시점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고작 자신의 육신을 삼킬 무덤에 불과함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다른 경향의 삶을 보여줄 것이다. 오늘날처럼 인간사회가 이기적이고 천박하며 투쟁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자신의 존재를 가린다. 옷으로 자신을 가리고 위선으로 본심을 가린다. 동물들은 가리고 숨기는 것이 없다. 그러나 인간은 무엇이든 가리고 숨기려든다. 없는 사람은 누더기로 가리고 있는 사람은 화려한 겉치장으로 가린다. 자신의 존재를 더욱 돋보이려고 실제보다 과장해서 가리는 경향도 있다. 허례허식에 사로잡혀있고 때로는 허영 때문에 외식주의(外飾主義)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나체해변에서 태양을 즐기는 행위는 원시회귀본능이거나 또 다른 형태의 외식근성(外飾根性)인지 모른다.

인간은 정치적인 동물이다. 인간이 정치를 위해 존재하는지 정치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지 모르게 정치와 인간은 뒤죽박죽이 되었다. 정치가들은 야만상태의 사회가 이성상태의 사회로 진화하려면 정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 그러나 오늘날 정치는 일부 이기적인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수단일 뿐이다. 정치가는 민중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고 헌신한다고 떠들고 있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통틀어 정치가처럼 자신들의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민중을 기만하고 수탈해온 존재는 찾기 힘들 것이다.

정치가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자신의 가고 있는 인생궤적을 정직하게 깨달을 수 있다면 정치현상은 크게 개선될 것이다. 상대정당을 향해서 친북좌경이니 나라망치는 당이니 비난비판을 삼갈 것이다. 골머리 아픈 정치가가 되느니 차라리 인간의 자비를 구걸하는 걸인의 길을 선택할지 모른다. 정치가 혼돈스럽고 정치가들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것은 자신의 운명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기 때문이다. 그 우매함이 자신을 속이고 자신이 섬겨야할 국민까지 속이고 있는 것이다.

겸손하고 슬기로운 사람, 정직하게 자신의 운명을 깨닫는 사람은 정치가를 택하기보다는 범부의 길을 택할 것이다. 인간세상이 불행해지고 있는 것은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 슬기롭고 능력 있는 사람은 도리어 정치판을 떠나고 사회를 불행하게 만들기에 족한 이기적이고 욕심꾸러기며 천박한 인간들만이 정치판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들이 이권이란 먹이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리고 있는 현장이 정치판인 것이다. 인간이 불행한 것은 대지가 가난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미쳤기 때문이란 말이 새삼 떠오른다.

저자 이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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