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여인을 모르시나요

손바닥소설


 

누가 이 여인을 모르시나요

오문회 0 1806
누가 이 여인을 모르시나요

오미란



오늘은 완숙이가 보고 싶다

아니, 완숙이 엄마가 보고 싶다

성신여대앞 1층은 빵집, 

4층은 독서실

길가엔 무럭무럭 홍합 꽃마차

두 다리 뻗고 잘 수 없어

고행의 장소로 선택된 성지 

골고다 언덕처럼 오르던 계단입구엔 

보따리 싸 안고 쭈그리고 계신

마리아님보다 더 늙고 작은 완숙이 엄마

아직 식지 않은 게 찌게냄비

보쌈김치 한 보시기

수유리 8번 버스 용케도 붙들고 오신

우리들의 찬란한 저녁 밥상

파스 몇 장 붙여진 

소반닮은 둥근 다리 사이 

계단에서 흐믓하게 졸고 있었지



오늘은 완숙이가 보고 싶다

아니, 완숙이 엄마가 보고 싶다

눈아래 포도씨가 붙어있는

무척이나 편안하던

내 친구가, 

양계장 한다며 

닭 한 마리 기르시던

완숙이 엄마가,  

오늘은

정말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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