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닥터 챔프>의 노지설 작가와 박형기 PD가 다시 손잡은 <여인의 향기>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행사 말단 여직원과 재벌 2세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대본이 나오기도 전에 감독님, 작가님 말만 듣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어요. '행복해지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이 드라마를 통해 그런 마음을 드러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나중에 대본을 보니 역시나 '정말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선아는 회사에 충성하며 하루하루를 아등바등 살던 중 말기 암 판정을 받고 '버킷 리스트(Bucket List,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 실행에 나서는 여행사 말단 직원 이연재 역을 맡았다.
"이연재를 통해, 또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인물을 통해 삶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느끼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매일 매일 행복감을 느끼고 있어요."
김선아는 '삼순이 열풍'을 일으킨 MBC <내 이름은 김삼순>(2005)으로 이른바 대박을 터트린 뒤 MBC <밤이면 밤마다>(2008), SBS <시티홀>(2009) 등에서 특유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드라마 역시 로맨틱 코미디로 분류되지만 극중 배역은 이제까지 맡았던 캐릭터와 조금은 다르다는 게 김선아의 설명이다.
"삼순이를 비롯해 전에 했던 역할들이 조금 대차고, 당당하고 털털했다면 이연재는 소심하고, 작은 여자였다가 스스로의 결심에 의해 점점 성장해 가는 역할이에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톤을 유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다운 유쾌함은 여전하다.
"우리 드라마가 소재는 좀 무거울지 모르지만 감독님의 놀라운 연출력으로 모든 장면이 밝고 즐겁게 가고 있어요. 연재 역시 밝게 그려질 거예요."
김선아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의 털털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여성스러운 모습을 강조할 예정이다.
실제로 김선아는 지난 <여인의 향기> 제작발표회에 날씬해진 몸매와 어울리는 튜브톱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자연스럽게 깊이 패인 쇄골라인을 자랑해 단번에 쇄골미녀로 등극했다.
"살 얘기는 지난 6∼7년 동안 매일 들었어요. 하루에도 수천 번씩 들어요. <내 이름은 김삼순> 때 6∼10kg까지 찌웠다가 원상복귀 했죠. 다음 작품 준비하면서 계속 운동했어요."
이연재처럼 '버킷 리스트'를 꺼내야 할 순간이 있다면 김선아는 과연 무엇부터 적을까.
"생각을 해 봤는데,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하고 싶은 일이 이렇게나 많았을까 싶을 정도로 사소한 것까지 다 쓰게 되더라고요. 연재와 마찬가지로 못 사고 못 입어보고 못 먹어본 게 너무 많아요. 죽도록 사랑을 한다던 지, 미친 사랑을 한다던 지. 그런 것도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