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있는 신예 오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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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예감>색깔 있는 신예 오은호

일요시사 0 1,889
서늘한 가을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은 10월, 전주의 밤거리에서 신인 여배우의 질주가 시작된다. 헐벗은 차림새로 필사의 추격신을 벌이는 작은 체구의 그녀는 장편독립영화 <앙코르와트-2부 생(生)>의 여주인공 오은호다. 브라운관의 이름 없는 단역에서 이제는 독립영화의 주연으로 스크린 출사표를 던진 그녀를 만나봤다.

사극 <동이>로 눈도장, 시트콤 이어 독립영화 주연 낙점 ‘쾌거’
‘19禁 배우’ 타이틀은 정중히 사양, 노출 없는 연기로 승부수      

배우 오은호가 연기자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사극 단역부터 조연, 시트콤 주연까지 브라운관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그녀는 올 가을 독립영화 <앙코르와트-2부 생(生)>(이후 <생>)의 헤로인으로 스크린 출격에 나선다.

색깔있는 신예

“출연작이라기보다 스쳐가는 수준이었어요. 상대역도 없이 이름도 없는 단역이었죠.”

오은호는 2006년 SBS <연개소문>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했고, 같은 해 <황진이>까지 두 개의 사극에 연달아 출연했다. 세 작품 모두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수작이지만 오은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데뷔하던 해 두 작품의 단역 출연을 끝으로 오랜 공백을 가졌다. 기다림의 나날을 보내던 오은호에게 손을 내밀어 준 건 ‘사극의 거장’ 이병훈 PD였다.

2010년 <동이>의 감찰궁녀 시비 역을 꿰차며 데뷔 5년 만에 제 이름을 가졌다. 오은호는 이 PD를 “연기하는 기쁨을 느끼게 해 준 은인”이라고 칭하며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크지 않은 역할이었지만, ‘시비’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게 됐고 또래 배우들과 짧고 긴 호흡도 맞출 기회를 얻었다. 또한 올 7월 방영된 케이블 채널 10부작 시트콤 <센스 앤 넌센스>를 통해 당당히 여주인공 자리에 올랐다. 사극 연기와는 또 다른 시트콤의 자유분방한 매력에 푹 빠져 지낸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트콤이 종방한 이후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박상훈 감독의 장편독립영화 <생>의 여주인공 공개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헤로인의 자리를 꿰찬 것이다. 약 700대 1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주인공 ‘사라’역을 손에 쥐었다. 꿈만 같은 스크린 데뷔, 게다가 <생>은 앞서 공개된 1부 <사(死)>와 함께 오는 2012년 상반기 해외 영화제 출품을 계획하고 있는 기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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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합격 통보를 받은 것은 한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이었다. 손꼽아 기다려온 기회였지만, 쉽게 잡을 수가 없었다. 브라운관 첫 주연의 기쁨을 안겨줬던 전작 <센스 앤 넌센스>가 발목을 잡았다. <센스 앤 넌센스>는 남녀의 자유분방한 연애관을 그린 청소년 관람불가 시트콤이었다. <생>에서 맡을 사라는 안마시술소에서 일하는 윤락여성. 전라 노출 등 파격적인 노출은 대본에 없지만, 캐릭터만을 두고 보면 결국 연달아 ‘19금(禁)’이다.

“어쩔 수 없는 거부감이 있었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문제로 오랫동안 고민을 했죠. 가장 걱정됐던 것은 사람들이 시선이었어요.” 오은호는 몸이 아닌 마음으로 대중을 뒤흔드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반짝 이슈가 아니라 시나브로 스며들어 대중 곁에 오래 남을 연기자를 목표로 삼았다. 이 같은 오은호의 고민을 알아챈 박 감독은 최소한의 노출만이 담긴 현 대본의 유지는 물론 카메라의 앵글까지 세심한 배려를 굳게 약속했다. 고심 끝에 출연을 결정한 오은호는 사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어둠 속의 빛

“이 작품의 빛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게 잘 해내고 싶어요.”

오은호는 10월 하순 전주에서 크랭크인 해 3주간 이어지는 <앙코르와트-2부 생(生)>의 촬영을 통해 이후 3년, 30년을 바라보고 있다. 이 영화의 출연을 결정하고, 촬영을 준비하면서 스스로도 느낄만한 성장을 했다. 전주의 밤거리를 지치도록 달리고 난 후에는 새로운 작품으로 대중에게 한 발 서기 위해 또 다시 신발끈을 여민다.

“또래 연기자들에 비해 제 필모그라피는 단출하기 그지없죠. 그네들이 모두가 소위 말하는 ‘톱스타’가 된 것은 아니지만, 어깨가 움츠러들 만큼은 아니잖아요. 이번 작품을 마치고, 또 다음 작품, 또 다음 작품을 만나면서 오랫동안 대중의 곁에 있고 싶어요. 어깨를 당당히 펴고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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