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영적 치매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 <103 > 영적 치매

정원교회 0 13574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사람들에게 지독한 독설을 퍼부었다. 영적 치매니, 실존적 정신분열증이니 하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그들의 영적 상태를 심하게 꾸짖은 것이다. 이렇게 심한 말을 할 수 있는 용기가 부럽기조차 하다. 교회의 중직들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목회자가 얼마나 있을까? 당장 쫓겨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칼 맞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복수의 칼,, 교황은 안전할까 모르겠다.

사실 여태껏 이렇게 통렬한 말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탁한 자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세례자 요한이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을 향해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던 모습이 연상된다.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은 유대의 종교지도자들이다. 바리새인들은 일주일에 두 번 금식하며, 경건한 생활을 하는 지도자들이다. 성경을 연구하는 서기관들도 바리새인들이었다. 사두개인들은 누군가? 다윗 시대의 대제사장이었던 사독의 후예들로서 유대의 제사장직을 독점하던 자들이었다. 그들은 신앙인이 아니다. 종교를 이용한 거대한 정치세력이었다.

 몸의 부활은 물론 영혼의 불멸도 믿지 않았고, 천사와 같은 영적 존재도 믿지 않았다. 정치세력인 헤롯 가문 및 로마와 친분을 맺고, 자신들의 지배권력을 지키던 세속주의자들이었으며, 철저한 현실주의자들이었다. 육신의 부활과 영혼의 불멸을 믿으며, 경건한 외식주의자들이었던 바리새인들,,, 오직 눈에 보이는 현실세계만이 모든 것이라 믿으며, 종교를 이용해 자신의 정치권력을 유지하고, 탐욕의 배를 채우려던 사두개인들,,, 그들은 모두 종교인들이었지, 참 신앙인들은 아니었다.

교황이 교황청 관료들에게 던진 독설도 당시 유대 상황과 별로 다를 게 없다. 교황청 관료들이란 교황청에서 일하는 신부들을 가리키는 말인 것 같다,,, 교황은 그들이 새해에 치유해야 할 15가지 질병을 언급했다고 한다. 정신적 치매, 실존적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거나, 장례식에 간 얼굴을 하고 있다는 등,, 15가지 질병에 그들의 영적 상태를 비유한 것이다. 

그들은 마치 죽지도 않고, 병에 걸리지도 않는 존재로 자신을 착각하고 있다,,, 그러니 평상시에 자신의 건강에 대해 검진을 하지 않는다,, 영적으로 죽어있고,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영적 건강을 체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재산축적 등의 이중생활과 영성 부족도 강하게 비판하였다. 또 그들의 일하는 자세도 날카롭게 꼬집었다. 기계적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슬퍼하는 이와 함께 울고, 기뻐하는 이와 함께 웃는 감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겸손한 마음으로 봉사하는 삶의 자세도 없고,,, 윗사람을 지나치게 모시는 모습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하였다고 한다. 

다음은 교황의 말이다. “자신의 보스들을 신으로 만드는 병도 있어요. 출세 제일주의와 기회주의의 희생자죠. 하나님이 아닌 인간을 공경하는 겁니다”교황의 통렬한 비판을 듣고 찔림이 없는 신부가 얼마나 될까,,, 목회자들은 덜 할까? 개신교 신자들은 다를까? 

영적 치매,, 치매는 뇌의 신경조직이 과다하게 파괴되어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질병이다. 두드러진 증상 중 하나가 기억상실증이다. 그런데 최근의 기억부터 지워져 나가기 때문에,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정신세계에서 살게 된다. 영적 치매,, 참으로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4장 16절에서, 우리의 겉 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 사람은 날로 새로워진다고 말했다. 그런데,,, 겉 사람도 속 사람도 함께 낡고 헤어지지는 않는지,, 우리도 수시로 점검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믿기 전의 상태,, 거듭나기 전의 상태,,, 육의 상태로 퇴행해가고 있지는 않은지,,, 세상 것에 집착하며,, 이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도 영적 치매에 걸려있지는 않은지 수시로 자기점검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교황은 실존적 정신분열증이란 표현도 썼다. 무슨 뜻일까,,, 정신분열증이란 대뇌가  통합적인 정상사고를 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외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심하면 환각이나 환청, 망상 등의 증상을 보인다. 현실에 대한 분별력과 자기인식이 없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신분과 자기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없는 사람,,, 천국백성으로서의 자기 인식과 현실을 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다. 

신앙이 종교가 되고,, 기계적이고 습관적으로 종교활동을 하고, 종교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주님께서 내 안에 살아계신지,,, 내 안에서 예수의 심장이 뛰고 있는지,,,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는 인간의 순수한 감성은 죽어가고,,, 삭막하고 황량해진 마음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지는 않은지,,, 찬양도, 기도도 허공에서 메아리치고 있지는 않은지,,,

마태복음 11장에는 세례자 요한이 자신의 제자들을 보내, 당신이 정말 메시아가 맞습니까 확인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께서는 4-6절에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가 가서 듣고 보는 것을 요한에게 알리되, 맹인이 보며, 못 걷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함을 받으며, 못 듣는 자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실족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우리는 모두 영적으로 맹인이었고, 나병환자였고, 죽은 자들이었다. 영적 감각이 마비된 자들이었다. 영혼의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던 자들이었다. 우리의 영혼이 병들어가고 있고, 마비되어 가고 있지는 않은지,, 혹시 영적 치매나 정신분열증은 아닌지,,,, 새해에는 수시로 건강진단을 받으며 살아야겠다.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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