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그리스도인의 자존감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 <104> 그리스도인의 자존감

정원교회 0 21512


모처럼 이주 동안의 휴가를 다녀왔다. 미국에 나가 있던 큰 딸 내외도 돌아왔고, 둘째 부부도 시드니에서 휴가를 오고 해서, 상당히 비싼 숙박료를 감수하고, 휴가를 다녀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여행 중 계속 마음이 힘들었다. 아버지로서의 권위도 없었고, 소위 말빨이 전혀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행을 다니려면 주머니도 좀 두둑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무시를 당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나는 아이스크림 사준 게 전부다,, ㅠㅜㅜ) 아이들과의 세대차 때문이려니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신앙의 문제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돌아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근본적으로는 모든 문제의 중심에 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아비로서 자식들에게 해준 게 거의 없었다. 특히 과거의 나는 내 자신만을 위해서 살았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철저하게 이기적이었고,,, 또 아내와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준 사람이다. 

자신을 이렇게 훑어보고, 저렇게 뜯어보아도,,, 나는 깜이 안 되는 사람이다. 목회자로서의 자존감이 다 무너져 내렸다. 그러면서,, 자존감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았다. 

자존감은 자아존중감이라는 말의 약자로, 미국의 의사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가 1890년대에 처음 사용한 단어라고 한다. 위키백과에서는 자존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자존감이란 자신이 사랑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믿음이다. 자아존중감이 있는 사람은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할 수 있고,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된 사람은 자아존중감을 가질 수 있다.’ 

결국 자존감이란 자신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체성을 확실하게 가지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자존감이란 무엇일까?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존감을 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자존감은 세상에서 말하는 자존감과는 그 의미가 본질적으로 다르다. 세상적인 의미에서의 자존감이란 자신이 사랑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에 근거한다. 그러나 성경은 인간을 사랑 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자들, 나아가서는 하나님의 원수 된 자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원수인 우리를 찾아오시고, 십자가에서 우리의 모든 죄악과 죄의 형벌을 받아내셨다. 사랑을 받을 만한 아무런 근거도, 가치도 없는 쓰레기 같은 자들에게 임한 하나님의 사랑이요, 하나님의 은혜다. 그리스도인의 자존감은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한다.

세상적인 의미에서의 자존감이 자기 인정에서 시작한다면,,, 그리스도인의 자존감은 자기 부정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자기 부정,, 자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는 주님께서는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리고,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요 12:25).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란 어떤 사람들일까,,,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이다. 남들보다 더 많이 갖고 싶은 욕심, 남들을 지배하려는 욕심, 남들보다 더 인정받고 싶은 욕심, 심지어는 남들보다 더 거룩하게 보이거나 더 의롭게 보이려는 욕심도 있다. 이처럼 온갖 종류의 욕심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들, 한 마디로 이기적인 자기사랑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인들의 자존감은 이러한 자기애와는 다르다. 이기적인 자신을 죽이는 데서 시작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자존감이란,,, 내가 거룩하고 선하고, 사랑 받을만한 존재이기 때문에 생기는 자기존중하고는 거리가 먼 것이다. 오히려 더럽고, 추하고, 악하고, 사랑 받을만한 가치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그리스도인의 생명이란,, 이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내어주신 목숨과 맞바꾼 새로운 생명이다. 그러한 생명이기에,, 그리스도인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이다. 이것이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존귀하게 여기며 사랑해야 할 이유다. 오직 이런 의미에서의 자기 영혼에 대한 사랑만이 우리 크리스천들이 가져야 할 자존감이다.

그 자존감은 세상의 어떤 역경이나 환난이나 고난 가운데서도 그리스도인들을 붙들어줄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자존감은 자신에게서 근거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온 우주와 만물을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의 전능하신 팔과,,,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여러분을 구원해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하신 손이,,, 그 무한하신 사랑과 은혜와 진실하심으로, 그들의 삶을 굳게 붙들고 계시기 때문이다. 어느 곳을 가든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지,,, 그 하나님의 손을 떠난 시간과 장소와 상황은 있을 수 없다.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자존감이다. 단순히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사랑 받을 수 없는 자가 사랑을 받았고, 또 지금도 받고 있다는 자존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의 자존감은 십자가의 자존감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시작해서,, 그 십자가의 사랑으로 완성되는 자존감이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느니라”
(로마서 8장 38,39절)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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