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침 묵상 신성모독죄와 테러

기독교


 

채원병의 아침 묵상 <105> 신성모독죄와 테러

정원교회 0 10903

새해 들어 지난 7일에 프랑스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수년 전 이슬람교를 모독하는 풍자 만평을 실어 논란을 일으킨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의 사무실에 무장한 괴한들이 침입해서 총격을 난사해 12명이 사망했다. 괴한들은 총격 도중 "알라는 위대하다", "우리는 예언자의 복수를 갚았다"고 외쳤다고 한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는 2011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하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실어 이슬람교도들의 분노를 산 적이 있는데, 이듬해에는 무하마드의 누드를 그린 만평을 게재해서 이슬람교도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었다. 이에 대해서 표현의 자유는 어떤 형식으로든 제한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과,, 남의 종교를 모독하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이 중 어떤 의견을 받아들이더라도, 이번 테러가 합리화될 수는 없다.


이번 테러사건은 사람의 신념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쿠아치 형제는 모두 알제리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프랑스 시민으로서 평범한 서민의 삶을 살고 있었다. 스포츠 강사 자격증을 땄고, 피자 배달이나 슈퍼마켓의 일을 하는 그저 평범한 시민이었을 뿐이다. 나중에 이슬람교로 개종하기는 했지만, 사원을 찾는 것보다는 여자를 만나는 일에 더 관심이 많았고, 이슬람 율법을 어기고 술과 담배를 즐겼으며, 랩 음악에 푹 빠졌다고 한다. 


그러나 평범한 프랑스 시민이었던 이들 형제는 급진적 이슬람 성직자를 만나면서부터 삶이 급변하게 된다. 철저한 사상훈련을 받아 이슬람의 전사가 되었고, 무기를 다루는 각종 군사훈련을 받았다. 왜곡된 신념이 확신으로 자리잡으면서, 평범한 시민이 테러리스트로 돌변한 것이다. 알라를 위해서 알라를 모독하는 자들을 죽여야 했다,,, 이는 신성모독죄에 대한 심판이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것은 하나님을 모독했기 때문이었다. 신성모독죄,,, 하나님의 아들께서 당시 지구상의 유일한 하나님의 백성이었던 자들의 손에 죽으셨다. 죄목은 신성모독죄였다.


사도 바울의 회심하기 전 이름은 사울이었다. 사울은 청년시절에 스데반을 죽이고, 예수의 추종자들을 박해하고 잡아들이는 데 앞장 섰던 테러리스트였다. 예수의 추종자들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자들이기에 죽어 마땅하다. 예수를 죽인 유대인들이나 테러리스트 사울은 예수와 그 추종자들을 죽이고 박해하는 것이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는 일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이는 신성모독죄에 대한 심판이다.


프랑스 총격사건의 범인들,,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들,, 회심하기 전의 바울,,, 이들은 모두 신을 모독한 자들에 대해 심판을 집행한 테러리스트들이다. 


잘못된 신념이 얼마나 무서운가,,, 주님께서는 요한복음 16장 2절에서 이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너희를 출교할 뿐 아니라, 때가 이르면 무릇 너희를 죽이는 자가 생각하기를 이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 하리라”


바울은 일반 유대인들이나 다른 바리새인들과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 그는 당대의 권위 있는 율법학자였던 가말리엘 밑에서 율법의 엄한 교육을 받았고,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열성이 대단했던 사람이다. 그 역시 바리새인이었지만, 보통 바리새인들처럼 외식하는 자, 즉 겉으로는 경건한 척 하고 속으로는 욕심이 가득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서 바울은 빌립보서 3장 6절에서 과거의 자신을 이렇게 말한다. “열심으로는 교회를 박해하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라”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그만큼 청년 사울은 자신의 삶에 있어서, 도덕적으로나 율법적으로 흠이 없는 사람이었다. 완벽해 보이는 자가 더 무서운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다.


사울은 심성이 악한 사람은 아니었다. 단지 자신이 믿는 바, 믿음의 신념에 아주 충실했던 사람이다. 프랑스 테러범들도 자신들의 신념에 충실했던 사람들이다. 예수를 알기 전의 사도 바울이나, 그들이나 오십보, 백보,, 크게 다를 게 없다. 

이들을 향한 주님의 말씀이 더 무섭다. “그들이 이런 일을 할 것은 아버지와 나를 알지 못함이라”(요 16:3)


하나님을 믿어도, 하나님을 바르게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 잘못된 신념으로 테러를 저지르고, 이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믿는다,,, 


테러리스트들이 세상에만 있는 게 아니다. 교회 안에서도 영적 테러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세상적인 가치관을 가진 자들이 믿음의 사람들을 죽이는 영적 테러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신념을 판단기준으로 삼아, 남을 쉽게 비판하고 정죄하는 테러도 무수하게 일어나고 있다. 더 무서운 건,, 이런 테러들이 하나님을 위해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집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신성모독죄라는 거룩한 옷을 입고, 테러는 오늘날에도 교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하나님을 믿어도 하나님을 바르게 알게 알지 못하고, 예수를 믿어도 그 안에 예수가 없다. 


테러리스트 사울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나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향해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쓴 그리스도의 편지라고 했다(고후 3:3). 편지는 편지를 기록한 사람을 나타낸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편지다.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자들이다. 그 편지는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에 예수의 피와 성령으로 쓰여진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에게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 한다. 그 향기는 테러의 피비린내가 아니라, 십자가에서 쏟아내신 주님의 피에서 나는 사랑의 향기다. 신성모독죄는 교회와 성도가 그리스도의 향기를 잃고, 악취를 뿜어내는 자리에서, 범해지고 있다.


채원병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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