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돌아간 어느 중국 부인의 정교한 투자이민 기획

법률/이민


 

<법률칼럼; 권태욱 변호사 > 실패로 돌아간 어느 중국 부인의 정교한 투자이민 기획

일요시사 0 188

신청인은 38세의 중국 여성이다. 이 분이 뉴질랜드 영주권을 신청했다. 신청에는 열 살 된 딸과 여섯 살 된 아들을 포함시켰다.  애들 아빠와는 영주권을 신청하기 며칠 전에 이혼했다. 영주권 신청을 위한 이민의향서 (Expression of Interest)를 접수한 날은 2019년 11월 8일, 남편과 이혼이 확정된 날은 그보다 나흘 앞 인 2019년 11월 4일이었다.


이 신청인은 상해푸동개발은행에서 발행한 일천 오백만 위안의 잔고 증명서를 투자 자금 입증 자료로 제출했다. 뉴질랜드 돈으로 3백만 달러. 최소 투자 금액이다.


이민의향서가 통과되어서 이민신청서를 접수하고 얼마 지나자 이민성에서 추가 자료 요청을 했다. 신청인의 비즈니스 경험과, 투자자금 3백만 달러가 합법적으로 취득한 돈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라는 것이었다.


신청인은 추가 자료와 답변을 제출했다. 추가 자료를 받은 이민성은 투자자금이 합법적으로 취득된 것이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다.


신청인이 제시한 투자자금은 이혼할 때 남편에게서 받은 것이었다. 자녀 양육비로 2백만 달러, 그리고 위자료로 1백만 달러.


신청인의 대리인은 그 자금이 이혼할 때 위자료와 양육비로 받은 것이니까, 합법적으로 취득해야 한다는 이민법의 요건을 만족시킨다고 주장했다. 이혼에 따른 양육비와 위자료 지급은 합법적인 행동이다. 그러므로, 신청인이 투자하려고 하는 3백만 달러는 합법적으로 취득한 것이 맞다는 것이 신청인 측의 입장이었다. 이민성은 남편이 그 위자료를 준 돈을 합법적으로 취득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기에 대응해서 신청인 측은 ‘이민 신청자가 보유하고 있는 투자 자금을 준 사람이 그 돈을 합법적으로 취득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것은 신청자가 그 투자자금을 증여(Gift)로 받았을 때 뿐인데, 이 신청자가 이혼 합의금으로 받은 돈은 증여로 받은 돈 아니니까, 남편이 그 돈을 합법적으로 취득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신청에 적용된 이민법을 자구 그대로 해석을 하면, 이민 신청자 측에서 제시한 논리가 맞다. 신청자는 투자 자금을 증여 받은 것이 아니므로, 그 자금을 신청자에게 준 사람이 그 자금을 합법적으로 취득했다는 것을 밝힐 의무가 없다.


그런데 이민성 관리는 그 법을 넓게 해석해서 남편이 그 돈을 합법적으로 마련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다.


신청인은 ‘이민 및 보호 심판소’(Immigration and Protection Tribunal)에 항소했다. 이민심판소에서도 이민성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이민심판소에서 판정의 근거로 사용한 논리가 재미있다. 남편이 이혼합의금으로 지불한 돈이 그 부부가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던 주택을 처분한 돈에서 나왔기 때문에, 신청자는 그 주택을 살 때 지불한 돈을 합법적으로 마련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었다. 상당히 창의적이다.


이렇게 해서 신청은 기각되었다. 기각 판정이 난 것은 2020년 6월 20일이었다. 그 이후에 신청자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알 수 없다. 신청자가 이 판결에도 불구하고 영주권을 취득하기 원한다면 그에게 주어진 옵션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민심판소의 결정에 대해서 법원에 항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부가 살던 집을 구입한 돈을 합법적으로 마련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준비해서 다시 영주권을 신청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어느 옵션을 채택했는지, 그 결과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권태욱 변호사  taekwonlawy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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