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小兒) 아토피
소아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 중에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습니다.
보통 아토피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인체내 면역의 오작동에 의해서 나타납니다. 습진에 포함될 수도 있는, 습진과 비슷한 양상의 아토피는 독특한 다른 특징들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가려움증, 진물,피부발적 등이 나타나고, 만성화 되면 각질이 두터워지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게 됩니다. 나타나는 부위는 물론 전신에 심한 경우도 많지만, 팔 안쪽과 무릎 뒤쪽 등 관절의 접힘 부위와 목 부분, 눈주변 등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 용어에서 일대일로 정확히 아토피에 대응될 수 있는 용어는 없습니다. 혈풍창(血風瘡) 이라는 피부소양감을 주로한 병명이 어느 정도 대응될 수 있기에 치료에 참고가 되기도 합니다. 아토피 자체는 결국 현대사회의 질병입니다. 면역저하의 시대, 면역오작동의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나타나는 현상 중의 하나입니다. 부모로부터의 유전성이라는 선천적인 측면과 생활 속에서의 후천적인 양상들이 모두 영향을 끼칩니다. 즉, 미래의 아이가 아토피로 고생하는 부분을 막으려면 가능한 한 부모가 되려는 분이 먼저 음주라든지, 맵고 자극적인 음식의 잦은 섭취라든지, 크고 반복적인 스트레스라든지 이런 부분이 있다면 조절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잉태될 때의 몸컨디션이 맑고 편안한 상태가 되어야합니다.
후천적으로는 아이의 음식 패턴을 특히 신경써주어야합니다. 화(火) 열(熱) 습(濕)의 기운이 넘치는 기름진 음식의 지나친 섭취는 아토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요. 담백하게 음식을 먹는 방향에서 노력해야합니다. 피부는 또한 땀구멍을 통해서 호흡을 하죠. 적절한 발한(發汗)이 피부면역에 중요합니다. 아토피 환자의 경우 이런 기본적인 기능들이 잘 안됩니다. 따라서 맑은 공기를 접하는 풍욕을 통한 적절한 발한은 피부면역계의 강화를 위해서 바람직합니다.
한의학에서 볼 때 피부는 폐(肺)에 배속됩니다. 그리고 대장(大腸), 코(鼻)와 유관합니다. 대체로 아토피를 앓는 아이가 비염도 같이 겸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리고 비위(脾胃), 스트레스 관련한 심(心)의 상황은 매우 중요하게 봐야합니다. 이런 장부들의 밸런스를 추구하면서, 증상의 조절을 겸하게 됩니다.
한약재에 있어서 생지황(生地黃), 황금(黃芩), 진피(陳皮), 의이인(薏苡仁), 지각(枳殼), 부평초(浮萍草) 등의 약재는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되어집니다. 특히 다소 장기적으로 한약처방을 투여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간(肝)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 약재들과 처방의 선택, 조절이 중요합니다.
양방에서는 아토피에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려움증이 워낙 심한 경우 참기 힘들기에 강력한 소염을 통해서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의의가 있지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사용시에 피부 변색이 나타나기도 하고, 피부면역계가 오히려 약화되어 치료가 원활하게 되기 힘든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어린아이일수록 당연히 적게 사용해야하고, 가능한 한 자연스러운 한방치료를 하면서 면역을 끌어올리고 증상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감기에 걸린 경우를 생각해 봅니다. 아토피가 다소 만성화된 경우에는 태선화(苔癬化) 되면서 해당부위의 피부호흡이 힘들어지지요. 보통 감기에 걸리면 열이 오르는데, 이 때의 발열은 피부를 열어주어, 숨통을 틔워줄 수 있습니다. 자연적인 피부면역의 강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때이지요. 물론 지나친 발열은 당연히 해열제나 한약처방으로 조절 되어야 하겠지만, 과도한 해열제나 항생제의 사용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치료에 있어서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를 뺏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감기에 걸릴 경우, 면역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절하게 열(熱)을 케어해 나간다면, 아토피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안타까운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또한 부모님도 같이 고생을 하게 되어 가족전체의 수고로움이 정말 큽니다. 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치료 및 생활에서의 관리를 잘 하면 좋아질 수 있는 것이 또한 아토피임을 기억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