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할 때 피가 '치주 질환'..약으론 해결 안돼, 원인 제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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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질할 때 피가 '치주 질환'..약으론 해결 안돼, 원인 제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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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질할 때 피가 '치주 질환'..약으론 해결 안돼, 원인 제거부터

↑ 잇몸에 문제가 있다고 섣불리 약만 먹는다면 병을 키울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중석 신촌세브란스병원 치주과 교수가 치주 질환 환자를 살펴보고 있다.

"치과 가긴 싫고, 약 먹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죠." 치주 질환으로 고생하는 30대 회사원 A씨는 최근 양치할 때마다 입안이 쓰렸다. 거품을 뱉어 보면 피가 섞인 듯한 분홍색이었다. 잇몸이 좋지 않다 판단한 A씨는 광고에서 보던 잇몸약을 샀다. 하지만 상태는 나빠지기만 했고, 치아가 심하게 흔들려 병원을 찾아야만 했다. A씨를 살펴본 의사는 "치주 질환은 약을 먹는 것만으로 치료되지 않는다. 빨리 치료를 시작하자"고 했다.

최근 시판 중인 잇몸약에 대해 보건당국이 효능 검증에 나선 바 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잇몸약을 판매하는 제약업체의 절반 이상이 임상시험을 거부하고 판매를 포기하기로 한 것. 잇몸약이 별 효능 없음을 제약업체 스스로가 인정한 셈이다.

이중석 신촌세브란스병원 치주과 교수는 "잇몸 치료를 피하고 싶어 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자연스레 잇몸약만 찾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치주 질환은 잇몸약만으로 치료될 수 없다. 염증이 가라앉는다 해도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 경고한다.

플라크와 치석 제거가 치주 질환 치료의 기본 칫솔질 외에 치실·치간칫솔로 찌꺼기 제거해야

풍치라고도 하는 치주 질환은 잇몸과 치아 사이의 틈이 박테리아의 공격을 받아 염증이 생긴 상태다. 건강한 잇몸은 분홍색을 띤다. 하지만 염증이 생기면 잇몸이 빨개지고 전체적으로 붓는다. 칫솔질을 할 때 피가 난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염증이 잇몸과 잇몸뼈 주변까지 진행되면 치주염이다.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고름까지 나온다. 고약한 입냄새는 덤이다. 치아가 흔들리거나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을 느끼는 상태라면 심각하다. 치아를 지지해 주는 치조골이나 치주인대가 파괴된 상태기 때문이다. 방치했다 치아를 뽑아야 할 수도 있다.

치주 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플라크'. 치아에 형성되는 끈적끈적한 세균막이다. 플라크가 쌓이면 치석이 된다. 당뇨병이나 가족력 역시 한 원인이다. 치주 질환은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며, 치주염으로 진행했다면 X-ray 사진을 찍어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플라크와 치석을 깨끗이 제거하는 것은 치주 질환 치료의 기본이다. 초기 치주 질환은 칫솔질만 잘해도 회복이 된다. 초기를 넘어섰다면 스케일링을 포함해 약물 치료를 받으면 된다. 하지만 치주염 단계가 됐다면 치주 수술과 신경 치료, 보철 치료, 심지어 임플란트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치료 후에도 예전 상태로의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해야 한다.

치주 질환에 좋은 생활습관은 '규칙적이고 올바른 양치질'이다. 하루 3번, 3분 이상, 식후 3분 이내가 끝이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잇몸 사이사이 음식물 찌꺼기 제거를 위해 치실과 치간칫솔을 사용해야 한다.

이중석 교수는 "치과는 심하게 아파야 가는 곳이 아니다. 자신이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돼도 치주과를 방문해 점검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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