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타바타나킷, ‘여자 디섐보’ 완벽한 이변
‘여자 디섐보’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이 생애 첫 승을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수확했다. 타와타나낏은 지난달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기록하며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타와타나낏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타와타나낏은 이날 우승으로 1984년 줄리 잉스터(미국) 이후 37년 만에 ANA 인스퍼레이션 ‘루키’ 우승이자. 캐리 웹 이후 21년 만에 ANA 대회 내내 우승을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신인 선수가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건 역대 14번째이며, ANA 인스피레이션에서는 1984년 줄리 잉크스터 이후 37년 만이다.
타와타나낏은 지난해 정규 투어에 데뷔했으나 2020시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파행을 겪어 이번 시즌에도 신인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타와타나낏은 2016년 7월 브리티시여자 오픈, 2018년 6월 US여자 오픈에서 우승한 에리야 쭈타누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태국인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이번 대회 최고의 이슈는 타와타나낏의 엄청난 장타였다. PGA 투어에 ‘괴력의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가 있다면 LPGA 투어에는 타와타나낏이 비교될 정도다. 타와타나낏은 1라운드 291야드였던 평균 비거리를 2라운드 339야드로 올렸고, 3라운드에선 348야드로 최고점을 찍었다. 최종 4라운드에선 선두권 유지를 위해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313야드의 평균 비거리를 찍었다.
공동 2위 그룹과 5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타와타나낏은 2번홀 그린 밖 칩샷으로 이글을 낚으며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하지만 8타 차 공동 7위로 4라운드에 나선 리디아 고도 맹추격전에 나섰다.
메이저 대회 첫 승
‘360야드’ 장타 화제
리디아 고는 4번홀까지 이글 하나와 버디 2개로 4타를 줄여 공동 2위에 합류했고, 6~7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9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한때 타와타나낏을 3타 차까지 추격했다.
전반에만 7타를 줄인 리디아 고는 10~11번홀 연속 버디로 2타 차까지 압박했다. 하지만 타와타나낏은 12번홀에서 과감한 핀 공략으로 버디를 뽑아내며 다시금 타수를 벌렸고, 리디아 고가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경기를 마친 사이 타와타나낏은 타수를 지켜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경기 후 타와타나낏은 “어젯밤 잠을 잘 이루지 못했는데, 오늘 아침 두 차례 명상을 하며 조급하지 않으려고 했다. 경기 중 리더보드도 보지 않았다”며 “루키 시즌에 메이저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는 게 미칠 듯이 기쁘다” 소감을 전했다.
8세 때 골프를 시작한 타와타나낏은 2007년 타이거 우즈의 우승 장면을 보고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다. 미국 UCLA를 2년 다닌 뒤 중퇴해 프로로 전향했다. 아마추어 시절 미국 무대에서만 7차례 우승했고, 2019년 LPGA 시메트라(2부) 투어에서 3승을 수확해 LPGA 투어에 직행했다. 지난해 데뷔한 LPGA에선 마라톤 클래식서 공동 9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한편 한국 선수 중 김세영은 최종 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넬리 코르다, 펑산산 등과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고,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2위 박인비는 나란히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이미림은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