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이준석 -골프인생 2막 열다
호주 교포 이준석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첫 우승을 하는 감격을 누렸다. 국내 남자골프 ‘내셔널 타이틀’인 ‘코오롱 제63회 한국 오픈’에서 이룬 우승이라 감격은 배가 됐다.
이준석은 지난 6월27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와 버디를 4개씩 주고받으며 이븐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이준석은 역시 생애 첫 승에 도전한 박은신의 추격을 1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나흘 내내 선두를 한 번도 뺏기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이준석은 4억원의 상금을 획득해 단숨에 시즌 상금 랭킹 2위로 올라섰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이준석은 16번 홀(파3)까지 1타차 공동 2위로 밀려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17번 홀(파4)에서 10m가량의 버디 퍼트를 극적으로 성공시키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0대 돌풍’의 핵 김주형까지 3명이 동타를 이룬 가운데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결정짓게 됐다. 먼저 김주형의 18번 홀 티샷이 OB가 나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고, 이준석과 박은신은 홀 주변 비슷한 위치에 볼을 떨어뜨려 우승을 결정짓는 버디 퍼트만을 남겨놨다.
먼저 버디퍼트에 나선 박은신은 볼이 홀 오른쪽을 살짝 비켜 나가며 파로 마무리했다. 반면 이준석이 4m 남짓 거리의 버디퍼트를 홀에 떨구며 두 팔을 번쩍 치켜들고 환호했다.
이준석은 주니어 시절 쇼트트랙 유망주였으나 체벌 등을 이유로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이후 골프로 전향한 이준석은 15살 무렵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나 아마추어 호주 국가대표팀에서 활동했다.
2008년에 국내로 돌아온 이준석은 KPGA Q스쿨 수석 합격으로 2009년 코리안 투어에 데뷔했지만, 데뷔 직후 찾아 온 드라이버샷 입스로 코리안 투어 시드를 잃었다. 다시 호주로 돌아간 이준석은 이후 호주 투어와 아시안 투어, 원아시아 투어에서 활동했다.
한국 오픈서 생애 첫 우승
기다림 끝 거둔 갚진 승리
2011년 Q스쿨을 통해 2012년 코리안 투어에 재입성한 이준석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국내 무대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활동은 한 시즌 3개 대회만 출전했을 정도로 간헐적이어서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승 후 이준석은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캐디와 함께 나누며 인터뷰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무너지면서 고민과 절망을 많이 했었다. 17번 홀 버디로 우승 기운이 내게 넘어온 걸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 홀 버디는 들어간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투어 11년 차로 113경기 만에 생애 첫 승 기회를 잡았던 박은신은 17번 홀에서 티샷 미스로 통한의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우승 문턱서 좌절했다. 이번 대회서 우승했더라면 KPGA 코리안 투어 사상 최초로 시즌 상금 8억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김주형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티샷이 OB가 나는 바람에 2타 차 3위(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코오롱과 대한골프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코오롱 한국 오픈 골프선수권대회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대회가 개최되지 않았다. 2년만에 다시 열린 올해 대회에는 ‘디펜딩 챔피언’인 재즈 제인왓타나논(태국)이 출전하지 않았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저작권자 ©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