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 박물관 · 결혼식장’ 골프장 무한변신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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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 박물관 · 결혼식장’ 골프장 무한변신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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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골프장들이 ‘무한변신’을 통해 일반인들까지 골프장으로 유혹하고 있다. 골프를 치지 않는다고 해도 이젠 얼마든지 골프장을 방문해 유명 작가들 작품을 보고 다양한 소장품을 구경할 수도 있다. 꿈같은 결혼식을 꿈꾼다면 탁 트인 골프장에서 특별한 결혼식도 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문화 후원하는 골프장 증가
최근 가장 적극적인 변신은 바로 ‘웨딩’

일본서 유행하는 자동전산기
골프장 이용객 일부→가족

최근 ‘갤러리 골프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골프장 클럽하우스 내부나 별도 전시공간에서 유명 작가들 작품이나 고미술품 전시, 사진전 등을 여는 것.

대회 관람하면서
작품도 감상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남촌CC에는 아예 ‘갤러리 남촌’이라는 공간이 따로 있다. 지난 4월 유명 작가들 판화 작품을 전시한 데 이어 7월까지 ‘명장의 두근거림’을 주제로 한국 명장들 작품을 전시했다. 8월18일까지는 여름에 걸맞게 ‘글&책’을 주제로 시원한 서가를 느낄 수 있는 전시회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갤러리 남촌 소장품인 연적과 도자기 같은 고미술품과 함께 출판사 수류산방의 책, 이지송 작가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사실 남촌CC는 이미 ‘고미술 박물관’을 꾸며 골프를 치지 않는 관람객들도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역사 속 인물들 작품이 즐비하다. 남승현 회장이 40여 년에 걸쳐 해외에 유출된 문화재를 꾸준히 수집해 일반인에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도 프로골퍼 이기화씨가 골프장의 나무 이야기를 담은 ‘춤추는 나무’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대회 기간 골프장 전체가 ‘대형 갤러리’로 변신한 곳도 있다. 8월14일부터 나흘간 KLPGA투어 넵스 마스터피스가 열린 강원도 홍천 힐드로사이CC다. 올해는 서울문화재단에 소속된 신당창작아케이드 신진작가 10명이 만든 콜라보레이션 작품들이 골프장을 장식했다. ‘흔적을 쫓아서(Tracing Traces)’라는 주제로 드넓은 골프장을 캔버스 삼아 대형 설치작품들이 전시되기 때문에 갤러리들은 대회를 관람하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2009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6회를 맞이한 넵스 마스터피스 전시는 넵스의 누적 후원작가 수 40명을 넘기면서 명실공히 지속적으로 문화를 후원하는 넵스의 기업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강원도 춘천 휘슬링락CC는 아예 골프장 전체가 ‘한국 색채대상’을 받기도 했다. 골프장이 거대한 예술작품으로 인정받은 것. 골프장 내에 설치된 작품 ‘the Ball:another Whistling Rock’은 휘슬링락CC 곳곳에 배치돼 있는 9가지 색채(7가지 무지개색·골드·실버) 볼(Ball)로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하는 휘슬링락과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다.
골프장의 변신은 갤러리나 박물관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변신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웨딩’이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결혼식을 하기에 골프장은 최적의 장소다. 아일랜드와 레이크힐스안성, 베이사이드, 실크리버 등이 속속 웨딩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골프장의 변신’은 한마디로 ‘차별화’다. 골프장 차별화 전략은 전시, 웨딩사업 등에 그치지 않는다. 인천 스카이72는 골프장 한쪽에 글램핑 공간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일부’가 이용하는 골프장을 ‘가족’을 위한 공간으로 바꾼 것.

된장·간장·고추장 파는
유기농 골프장

제주 라온CC는 비바람 등 악천후로 라운드가 취소되면 항공료와 숙박비 등 경비를 돌려주는 ‘머니백 개런티’제도를 운영하고, 클럽하우스에는 장독 100여개를 들여놓고 유기농 된장·간장·고추장을 만들고 있다.
골프장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클럽하우스의 경영도 바뀌어야 한다. 목표는 당연히 경비 절감과 서비스 향상 두 가지다. 일본에서는 실제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자동정산기를 도입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이유다. 한국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문화지만 일본에서는 골프장은 물론 호텔과 병원, 음식점 등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정산을 위한 대기시간이 단축된다. 두 번째는 프런트의 업무가 크게 줄어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는 동시에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금전 트러블이 생기지 않고, 정확한 회계 정리가 가능해 하루의 업무 마감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처음에는 서비스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고급서비스는 무조건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골퍼 입장에서는 플레이가 끝난 뒤 비용 정산을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불필요한 낭비다. 한국 골퍼들은 특히 급하다. 따라서 시설 발전으로 인한 효율화로 보라는 이야기다.

인건비 절감은 또 계약직이 아닌 질 높은 정규직 사원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정산에 소비하는 시간을 진정한 의미의 접객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이를테면 직원들이 정산기 앞에서 고객들에게 다른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해 예전보다 더 많은 접점을 만들어내는 등이다. 정산기는 여기에 정산 착오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클럽하우스에서의 서비스 내용을 보다 단순화시키는 것, 또한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다. 자료제공: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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